1. 하나님을 의지하지 못하는 삶, 즉, 스스로의 한계에 갇혀 사는 사람들의 삶을 바울은‘허물과 죄로 죽었던(에베소서2:1)’때라고 말한다. 허물과 죄로 죽었던 ‘그 때’의 삶은 이 세상의 풍조를 따르는 삶이고, 공중의 권세잡은 자, 즉 불순종의 아들들 가운데서 역사하는 영을 따르는 삶이었고, 육체와 마음의 원하는 것을 행함으로 본질적으로는 하나님의 진노의 자녀일 수밖에 없는 삶이었다. 이때 우리는 이렇게 죄의 영향력 아래서 죄로부터 죽음을 삯으로 받았다.

바울은 죄의 영향력 아래 있는 인간의 삶의 실존을 하나님께서 ‘마음의 정욕대로 더러움에 내버려 두사 그들의 몸을 서로 욕되게 하게 하셨(로마서1:24)’고, ‘부끄러운 욕심에 내버려 두셨(로마서1:26)’고, ‘마음에 하나님 두기를 싫어하매 하나님께서 그들을 그 상실한 마음대로 내버려 두사 합당하지 못한 일을 하게 하셨(로마서1:28)’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렇게 ‘내어버려 두심’의 결과로 하나님은 그런 자들의 불의와 불경견을 따라 하나님의 진노가 임하신다고 말한다(로마서1:18). 예수님은 이런 삶의 절망 속에 있는 그의 백성들을 불러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셨는데, 이렇게 그리스도인이 되는 과정을 바울은‘너희는 그 은혜에 의하여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을 받았으니 이것은 너희에게서 난 것이 아니요 하나님의 선물이라(에베소서2:8)’고 말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부르시는 그 은혜를 따라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말이다.

2. 따라서 그리스도인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셨음을 믿는 사람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가는 사람들, 즉 ‘예수하는(Doing Jesus!) 자들’이다.‘그리스도를 믿다(I believe in Jesus)’라는 말의 헬라어적 표현은 ‘믿는다’라는 말에 따라붙은 전치사(영어로 into)로 인해 ‘그리스도 안으로 들어간다’는 의미를 갖는다. 즉, 그리스도를 믿음은 그리스도 밖에 있던 내가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새로운 실존을 살아가는 것이고, 그리스도 밖에 있을 때의 절망과 아픔의 이전 상태에서 벗어나 새로운 피조물로서의 실존적인 삶을 살게 되었다는 말이다. 우리의 삶 전체가 과거의 패러다임에서 새 것으로서의 패러다임으로 바뀌었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힘입어 하나님을 삶의 중심으로 모시는 삶이 가능해졌고, 따라서 믿음은 삶을 구성하는 구성요소가 아니라, 삶 전체를 의미한다. 이렇게 믿음으로 만들어지는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수님은 ‘너희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마태복음6:33)’는 것이라고 말씀하신다. 왜냐하면 예수를 믿는다는 것은‘외인도 아니요 나그네도 아니요 오직 성도들과 동일한 시민이요 하나님의 권속(에베소서2:19)’으로 사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하나님을 온전하게 믿지 못한다면 새로운 패러다임, 즉 결코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마태복음6:33)’를 구하는 삶을 살 수 없다.

3. 새로운 패러다임은 믿음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새로운 패러다임, 즉 구원받음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탕자의 비유에서 아버지의 재산을 갖고 나간 탕자가 삶의 절망 앞에서 아버지를 기억하고, 어버지를 향해 삶의 방향을 바꾼 것처럼, 스스로에 의존하던 살믈 하나님께 의존하는 삶으로 바꾸는 삶을 말한다. 더 나아가 구원, 즉 새로운 패러다임은 하나님의 낯을 떠나 허랑방탕하게 살던 우리와 하나님과의 관계가 회복되는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 하나님의 자녀가 되는 권세를 받고, 예수 그리스도를 앎으로 영생을 얻는 것을 의미한다. 이 구원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심을 믿음으로 우리들 가운데 드러난다. 그래서 바울은 새로운 패러다임을 살아가는 그리스도인의 실존적인 모습을‘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린도후서5:17)’라고 말한다. 구원받았음은 그리스도 안에 있는 것이고, 그리스도 안에 있기 때문에 새것이 되었음을 아는 것이다. 현대는 물론 과거와 다른 복잡하고 다양한 삶의 정황 속에 있다. 과거에는 안된다고 했던 일들이 현대는 과학적인 사고와 인간의 능력으로 인해 되는 일이 되기도 한다. 그리고 거꾸로 과거에는 되는 일이 안되는 일이 되기도 한다. 문제는 언제나 무슨 일이든지 그 일을 이끌어가는 패러다임이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바탕으로 만들어졌음을 아는 것이다.

4. 하나님의 백성이 된 우리는 더 이상 죄의 영향력 안에 있지 않는다. 아담과 하와로 인해 우리에게 전가된 죄의 종으로 살 이유가 없어졌다는 말이다. 즉,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힘입어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고, 우리는 이런 패러다임으로 살아야 한다.

우리는 광야에서 40년을 보낸 후에 하나님을 만난 모세의 모습에서 이런 패러다임의 실체를 본다. 민수기는‘이 사람 모세는 온유함이 지면의 모든 사람보다 더하더라(민수기12:3)’라고 평가한다. 온유함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의 모습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온유한 자가 땅을 기업으로 받는다고 말씀하신다. 땅을 기업으로 받는 것은 하나님의 백성이 되었다는 말이고,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자이다. 사무엘상에서 우리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지 못하는 사울의 몰락과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가는 패러다임을 갖고 산 다윗의 모습을 비교하고 있다. 다윗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순종으로 다윗은 이스라엘의 위대한 왕이 되었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남으로 새로운 패러다임을 따라갔고, 그의 삶은 언제나 ‘내가 나 된 것은 하나님의 은혜로 된 것이니 내게 주신 그의 은혜가 헛되지 아니하여 내가 모든 사도보다 더 많이 수고하였으나 내가 한 것이 아니요 오직 나와 함께 하신 하나님의 은혜로라(고린도전서15:10)’라고 말할 수 있었다. 하나님을 믿음으로 만들어진 패러다임이 흔들리는 시대를 산다. 믿음이 흔들린다는 것이다. 믿음이 단순히 삶을 영위하는 구성물 정도로 이해되는 시대라는 말이다. 그러나 현대를 사는 우리가 모세나 바울같은 사람을 삶의 모델로 삼는 이유는 그들의 믿음 때문이다. 그리스도인의 삶의 패러다임은 당연히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