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브라함 요수아 헤셀은 사람의 특징을 ‘질문’이라고 이야기한다. 사람은 언제나 질문하는 자이고, 자기가 던진 질문에 대한 답을 찾는 존재라는 말이다. 질문한다는 말은 무엇인가를 생각한다는 말이다. 생각은 답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어떤 문제에 대하여 ‘왜 이럴까?’ 라는 질문은 답을 얻기 까지 사람의 마음에 맴돌아 결국 질문에 대한 답을 찾게 된다. 따라서 답은 언제나 질문의 깊이와 넓이에 비례하게 된다.

요즘은, 특별히 대중문화가 발달한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질문 없이 답을 먼저 가질 때도 있다. 혹은 이미 만들어진 답에 자신의 삶을 대입하기도 한다. 질문 없는 답은 ‘왜 먹고 사는가?‘라는 과거에 던져진 질문을 ’무엇을 먹고 사는가‘라는 변질된 질문으로 만들었다. ’무엇을 먹는가?‘는 풍요로워진 현대인들이 누릴 수 있는 당연한 일 일수 있지만, ‘무엇을 먹는가?’를 질문하는 사람들은 서로를 비교하고, 자기가 가지고 있는 ‘무엇을’을 지키기 위해 살게 된다. 그리고 이런 사회는 ‘죄악이 관영’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가진다. ‘무엇을 먹고 살것인가?’라는 변질된 질문은 과학기술로 인해 이룩한 물질적인 번영의 90%를 몇 사람만이 독식하는 사회구조를 만들었을 뿐 아니라 자기의 감정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회를 만들고 말았다. 그래서 무시당한다는 생각으로 자기를 무시하는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자기가 가는 길을 막았다고 욕을 하고 심지어 폭행도 서슴치 않으며, 다른 사람들에 대한 배려나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보다는 ‘나만 아니면 돼’라는 이기적인 삶이 드러나게 된다. 질문없이 답만 주어진 사회에서는 바울이 노래하는 ‘사랑은 오래 참고 사랑은 온유하며 시기하지 아니하며 사랑은 자랑하지 아니하며 교만하지 아니하며 / 무례히 행하지 아니하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아니하며 성내지 아니하며 악한 것을 생각하지(고린도전서13:4-5)’ 아니한다는 말은 박물관에나 있어야 하는 ‘옛날 노래’정도가 되었다.

이렇게 현대인들이 경험하는 위험은 질문하지 못하도록 막은 우리 사회의 교육 체계에서부터 나온다. ‘왜?’보다는 ‘무엇을?’에 치우친 교육과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무엇을?’보다 더 좋은 ‘무엇을?’을 가져야 한다는 생각으로 아이들을 가르치는 기성세대의 문제일 수 있다. 후손들에게 ‘왜?’가 없어진 좋은 ‘무엇을?’을 줄지라도 삶은 점점 더 팍팍해지고, 고통스러워지는 기현상을 우리는 보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님처럼 ‘왜?’를 가르쳐야 한다. 세례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예수님은 성령의 이끌림을 받아 광야로 나가시고 40일을 금식하셨다. 개인적으로 예수님께서 40일 동안 하나님께 끊임없는 질문을 쏟아내시고, 답을 얻으셨을 것이다. 그리고 그 답을 사탄의 유혹을 물리치면서 사용하신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라는 질문에 떡이 아닌 하나님의 입에서 나오는 말씀으로 살아야 하며, 하나님을 믿는 것은 하나님을 자기의 유익에 맞게 이용함으로 자신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하나님을 시험하지 말아야 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서는 오직 주 여호와만을 경배해야 한다고 사탄에게 던진 답은 예수님께서 40일을 금식하시면서 얻으신 답이었을 것이다. 이 답을 얻었기에 예수님은 자신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 결국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사흘 만에 부활하심으로 하나님의 나라를 완성시키신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이 답을 얻을 수 있도록 생각하고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을 가르치셨을 것이고, 예수님의 제자들부터 지금까지 우리는 하나님께서 세상을 만드셨고, 예수님만이 우리의 구세주이시며, 성령 하나님을 통해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을 산다.

교회는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는 곳이다. 나는 왜 이 세상에 태어났는지,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그리고 누구와 더불어 살고 있고 또 살아야 하는지 질문하는 곳이다. 교회가 질문하고 답을 찾는 이 역할을 올바로 할 때 세상은 살아난다. 세상을 살리는 교회가 되기를 기도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