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교회에서 권징이 필요할 때] 교회에서 권징(勸懲, exhortation)이 필요하다. 권징은 구교에서 ‘고해성사’로 진행하고, 장로교에서는 ‘심방과 당회’에서 진행한다. 전자는 ‘사제와 은밀한 진행’이고, 후자는 ‘장로와 목사 협의체로 은밀한 진행’이다. 권징은 교회 건덕과 질서를 위한 것이다(extra Ecclesiam nulla salus).

갈라디아 교회에 공개적으로 복음에 할례를 첨가하라는 거짓 가르침이 침투하였다. 이러할 때 교회 질서를 세우는 방법으로 첫째, 범죄한 일에 대해서 신령한 백성임을 인식해야 한다. 둘째, 온유한 심령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 셋째, 자신을 돌아보아 자신도 그러한가를 시험하여 다른 올무에라도 빠질까 두려워해야 한다(1절). 넷째, 바로 잡는 것 혹은 출교를 시키는 것은 공동체에 큰 무리가 오기 때문에 함께 짐을 져야 한다(2절). 다섯째, 안일한 상태로 교회를 지킬 수 없다(3절). 편안하게 교회를 지키겠다는 것은 속임수이다. 거짓 가르침 때문에 교회가 힘들 때 서로 짐을 지며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다. 거짓 선생을 징계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에 방치하면 짐은 더욱 가중되어 결국은 무너지게 될 것이다. 이솝 우화에 등장하는 ‘바보 당나귀’ 이야기를 생각해 보라. 

2. [말씀을 가르치는 자와 말씀을 받는 자가 함께하라] 교회는 말씀을 가르치는 사람과 말씀을 듣는 사람이 있다. 구교(舊敎)는 교회를 ‘가르치는 교회와 듣는 교회(Ecclesia Docens et Ecclesia Discens/Ecclesia Audiens)’로 구별한다. 개혁 교회는 무형교회와 유형교회(Ecclesia visibilis et invisibilis)로 구분한다. 가르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을 질적으로 구별하지 않는다. 하지만 말하는 자와 듣는 자는 구분(질서, 은사)은 필요하다. 종교개혁이 주장하는 만인제사장주의를 과격하게 대입하여 전하는 자와 듣는 자의 구분을 없게 하거나, 전하는 자를 임의로 세우는 경향은 재세례파나 경건주의의 일환이다. 개혁된 교회는 엄격하게 구분하여 말씀 전하는 자를 사모한다. 누구나 말씀을 전할 수 있지만 교회 강단에서 합법적으로 전하려면, 형식적인 신학 훈련과 노회에서 안수를 받아서 파송을 받아야 합당하게 말씀 전하는 자로 설 수 있다. 성경을 잘 알고 잘 풀기 때문에 강단에 서겠다는 발상은 질서를 파괴하는 것이다. 혹자는 초대 교회에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고 반문한다. 그렇다면 초대 교회처럼 담임목사 제도도 없고 순회 전도자 체제로 전환하여야 하고 가정 교회로 전환하여야 한다. 교회는 점점 체계적인 질서로 발전하였다. 옛날 형식을 회복하는 것이 아니라 옛날 믿음(Old Faith)을 회복해야 한다.

말씀 전하는 자와 말씀 듣는 자가 함께 해서 교회를 이룬다. 개혁 교회가 세워지는 것은 합법적인 사역자의 말씀이 선포될 때 교회가 세워지고 유지된다. 말씀 사역자와 성도가 함께하라는 권면(6절) 뒤에 갑자기 ‘스스로 속이지 말라’는 말씀이 등장한다(7절). 말씀 사역자와 함께하려는 시도가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고(7절), 성령을 위하여 심는 것이고(8절), 선을 행하는 것(9절)이다. 선을 행할 때에 낙심함이 없어야 한다(참고 롬 12:14-21).

말씀을 전하는 사역자는 고대로부터 지금까지 언제 힘들다. 교회가 물량화 세속화되면서 성직매매 등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그러나 말씀을 사모하고 전하는 사역자에게 교회는 언제나 부당하게 대우하였다. 구약 시대에도 선지자들은 항상 고난의 자리에 있었다. 시대에 야합하고 백성들의 마음에 부응하는 선지자는 거짓 선지자였고 백성들을 부패하게 하는 주범(主犯)이었다. 그런 사역자를 온유한 심령으로 바로 잡아야 한다(1절). 그리고 바른 복음 사역자와 함께 짐을 져야 한다(6절). 그렇다면 교회가 얼마나 아름답게 세워질 것인가? 그 열매는 반드시 거둘 것이다. 그 열매는 자신의 마음이 가장 평안을 얻을 안식처가 교회라는 것을 아는 것이다. 그리고 교회가 연약한 자를 돌보는 일을 해야 한다(10절). 그러나 믿음의 가정에 대해서 우선 돌봐야 한다(10절). 

3 [마지막 인사] 사도 바울은 편지 마지막에 큰 글자로 서명하였다(11절). 갈라디아서는 사도 바울의 서신임을 누구도 부정하지 못한다. 큰 글자에 대한 해석은 다양하다. 모두가 합의하는 사도 바울이 직접 쓴 편지로 만족한다.

사도 바울은 거짓 교사들이 육체의 모양을 갖고 있는 것, 할례받게 하려는 것은 십자가 복음을 전할 때 오는 박해를 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였다(12절). 할례를 받은 당사자들도 율법을 다 지키지 않으면서, 율법을 다 지켜야 한다고 가르친다는 것이다(14절). 그리고 육체를 자랑까지 한다(14절). 또 성도들은 그런 선생이 자기보다 율법을 덜 지키는데도 자기보다 더 율법을 더 잘 지키는 줄 알고 존경까지 한다. 거짓 선생은 거짓말을 할 뿐만 아니라 헛된 영광까지 누리는 악을 행한다. 그래서 그 거짓 선생이 거짓말을 하지 못하도록 바로 잡는 것은 교회와 당사자를 위해서 매우 당연하다.

사도 바울은 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만을 자랑한다고 고백하며 강조한다(14절).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자신도 세상에서 십자가에 못 박혔다고 하였다(14절). 그리고 흔적(stigma)을 갖고 있다고 하였다(17절). 바울이 말한 ‘예수의 흔적(痕迹)’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다. 어떤 사람은 바울이 사역하면서 입은 상처라고 말하기도 하는데, 손바닥에 성흔(聖痕, stigma)이라 말하기도 한다.

사도 바울은 마지막으로 할례가 새로운 피조물(중생자)에게는 아무것도 아님을 재확인시켰다(15절). 성도는 하나님의 이스라엘로서 새언약의 법(규례)를 지켜야 한다(16절). 새언약의 법은 성령께서 주신 자유로 성령의 열매를 맺는 것이다. 그리고 거짓을 배격할 뿐만 아니라, 거짓 선생이라 할지라도 온유한 심령으로 바로 잡을 수 있는 것이다. 옛법에서는 거짓 선지자는 돌로 쳐서 죽여야 하였다. 지금도 복음이 없는 이슬람교에서는 ‘명예살인’이라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복음은 생명을 살림과 바로 잡는 것인데, 온유한 심령으로 한다. 사도 바울은 복음으로 사는 성도에게 은혜와 긍휼을 구한다(16절).

사도 바울은 서신 마지막 문장에 복을 선언한다(Benediction, 18절). 사도 바울의 복선언은 고린도후서 13:13을 주로 사용하지만,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가 너희 심령에 있을찌어다”로 완전한 선언인 것을 알아야 한다. 로마서 16:27에서는 독특하게 하나님께 영광이 세세토록 있을 것을 선언하였다. “지혜로우신 하나님께 예수 그리스도로 말미암아 영광이 세세 무궁토록 있을지어다, 아멘” 

4. “전능하신 하나님, 교회 안에 거짓이 있다고 합니다. 거짓 가르침을 분별할 수 있는 분별력과 거짓을 제거하고 바로 잡을 수 있는 지식과 능력을 주옵소서. 교회 사역자들을 불쌍히 여겨주시고 새힘을 주옵소서. 그래서 지치지 않고 선을 행할 수 있도록 하옵소서. 예수의 흔적을 우리 심장에 인쳐주시니 감사합니다. 감히 누구나 알 수 있는 흔적을 달라고 구할 수는 없습니다. 믿음의 선한 길을 묵묵히 정진할 수 있는 능력을 주옵소서. 십자가의 복음을 담대히 전할 수 있게 하옵소서. 복음을 전하여 교회를 세우게 하옵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옵나이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