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어서 성막 뜰에 대한 지시가 나온다(9~19). 바깥 뜰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세마포장이었다. 성막의 세마포장은 흰 세마포로 만들어서 주변 이스라엘 진영의 텐트나 또는 가나안 사람들의 어두움과는 확연하게 구별되었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죄 없으신 순결하심과 아름다우심을 드러낸다. 세마포장은 뜰 내부로 세워진 60개의 기둥에 5 규빗 간격으로 연결되었다. 이 기둥의 받침은 불의 작용을 견뎌내는 놋으로 만들어야 했는데 이것은 죄인들의 대속물 위에 쏟아지는 하나님의 진노의 불길에 소멸되지 않는 그리스도의 고난을 상징한다. 기둥의 갈고리와 가름대는 은으로 만들라고 지시하시는데(11), 가름대는 기둥과 기둥을 연결해주는 막대기였고 갈고리는 세마포장을 가름대에 연결하게 했다. 이 은은 구속을 상징하고,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구속을 통하여 거룩한 의와 거룩한 은혜가 결합된 것을 보여준다. 문은 오직 하나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문에 수를 놓으라고 했는데, 회막 안의 휘장과는 차이가 있다. 회막 안의 휘장과 덮개에는 그룹을 수놓으라고 지시하셨지만, 여기 성막의 문에는 그런 지시가 없고 단지 삼 색 실로 수를 놓으라고 하셨다. 그 차이가 무엇인가? 이 성막으로는 모든 죄인들이 들어올 수 있다는 말이다. 만일 그룹을 수놓으라고 하셨다면 제사장 외에는 아무도 이 성막 문으로조차 들어올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 문은 모든 죄인들이 들어올 수 있는 문이 되어야 했기에 그룹을 수놓으라고 하지 않으셨다. 때로 우리가 보는 성막 문에 대한 그림 중에는 그룹 형상을 수놓은 것들이 있는데 그것들은 틀린 그림들이다.

3. 본문은 갑자기 성막 안의 내용으로 연결된다(20~21). 제사장들은 증거궤(지성소) 앞 휘장 밖에서(성소) 저녁부터 아침까지 항상 여호와 앞에 등불을 지켜야 했다. 이것은 밤에만 불을 키라는 말씀으로 이해하기 쉽지만, 이것은 제사를 드리지 않는 밤에도 불이 꺼지지 않게 하라는 강조의 말씀으로 받아들여 24시간 불이 켜져 있도록 하라는 명령으로 이스라엘 백성들은 이해했다고 유대 역사가 요세푸스는 전한다. 말하자면, 20절에 있는 "끊이지 않게" 등불을 켜라는 말씀에 강조가 있는 것이다. 이 등불은 창 하나 없는 성막 안을 언제나 환하게 밝혀주는 유일한 빛이다. 빛이신 하나님께서는 자기 백성을 언제나 밝히 비추시고 보고 계시며 생명과 빛을 주시는 분이심을 보여준다. 또한 이 불을 위해서는 감람으로 찧어낸 순결한 기름만 사용해야 했다. 이것은 성도 안에 언제나 내주하시는 빛 되신 주님에 대한 상징이며 그 빛은 언제나 오직 성령의 기름으로만 타오를 수 있는 것이다.

4. 성도가 양심의 평안을 누리게 되는 것은 놋단에서 하나님께서 행하신 일을 봄으로써이다. 거기서 자신이 제사장 앞에서 안수함으로써 자신과 동일시된 짐승이 피흘려 죽임을 당함으로써 하나님께 드려졌다. 이것은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를 가리킨다. 성도의 모든 죄는 십자가에 달리신 그리스도 안에서 다 심판을 받았다. 신자는 자기가 믿음으로 그리스도께 안수함으로 그리스도와 동일시되었고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서 피흘려 죽으실 때 신자의 옛사람은 그리스도와 함께 죽었다(롬 6:6). 통에 담긴 재는 모든 것이 다 이루어졌음을 보여줌으로써 신자의 심령에 평안을 전한다. 오늘도 우리는 놋단이 가리키는 십자가를 바라보아야 하고, 그것만이 우리의 심령에 평안을 주는 복음이라는 사실을 기억하고 누려야 한다.

5. “하나님 아버지,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그의 피로써 믿음으로 말미암는 화목제물로 세우심을 감사합니다. 저희가 저희 자신의 의로운 행위가 아니라 십자가에 달려 죽으신 그리스도를 바라봄으로 구원의 확신을 얻고 평안을 누리나이다. 일평생 십자가가 저희에게 무한 영광임을 알고 그 은혜를 누리며 증거하고 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