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이제 하나님께서는 주로 성막과 제사장에 대한 규례를 주신다. 먼저 재료를 준비하는 것과 성막의 의도를 말씀하신다(1~9). 이스라엘 백성들은 출애굽할 때 많은 금은을 애굽 백성들로부터 얻어서 나왔다(12:35~36). 하나님께서 그렇게 하게 하신 의도가 여기서 분명해진다. 하나님은 바쳐야 할 예물들을 구체적으로 말씀하신다(3~7). 예물을 드리는 태도도 중요하다. 기쁜 마음으로 드려야 한다(2). 하나님께서 왜 성막을 지으라고 하시는가? 성막은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처소이고(8~9) 이스라엘의 중심이었다. 성막이 본질적으로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나를 위하여’라는 말이 반복된다. 그러나 이것은 부차적으로는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것은 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일이라는 사실을 하나님의 참된 백성은 안다. 하나님께서는 모든 구체적인 지시를 다 하셨다. 그 지시 하나 하나가 다 의미가 있고 예수 그리스도를 드러내는 것이기에 중요하다. “나를 위하여 한 몸을 예비하셨도다”(히 10:5).
2. 제일 먼저 언약궤에 대한 지시가 나온다(10~22). 재료는 조각목(아카시아나무)이다. 이것은 광야에 흔한 나무로 매우 질기며 썩지 않는 나무로, 예수님의 인성을 상징하고 이것을 덮고 있는 금은 예수님의 영광을 상징한다. 하나님께서는 크기도 구체적으로 지시하셨다. 길이 2.5규빗(약 1.1m), 넓이 1.5규빗(70cm), 높이 1.5규빗(70cm)이다. 내용물로는 십계명을 기록한 증거판 둘이 그 안에 있었는데, “주의 법이 내 심중에 있나이다”(시 40:8)라는 메시아에 대한 말씀을 보여준다. 만나와 아론의 싹난 지팡이도 순례길의 양식이 되신 그리스도와 그리스도의 부활 생명을 상징하는 것으로 그 안에 보관하게 하셨다. 속죄소는 언약궤의 윗덮개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이것은 본래 심판의 보좌이지만(그 아래 율법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위에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짐으로 은혜를 베푸시는 은혜의 보좌, 시은소(mercy seat)로 변한다. 이것은 그리스도의 피가 뿌려진 십자가를 가리킨다. 그 위에 만들어진 두 그룹은 하나님의 거룩하신 보좌를 지키는 천사들이다. 언약궤를 두는 지성소의 규모는 10 규빗의 정방형(4㎥)이었다.
3. 그 다음에는 성소에 두게 될 상(table)에 대한 지시다(23~30). 이 위에 있는 12개의 진설병에 대한 해석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첫째는 이 떡이 이스라엘의 12지파를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 해석에 의하면 그리스도께서 열 두 지파를 품으시듯 자기 백성(교회)을 떠받치고 계신다. 그리고 금테두리와 손바닥 넓이만한 턱(24,25)은 그리스도께서 자기 백성들이 떨어져 잃어버려지지 않도록 그의 손바닥으로 우리를 받쳐주시고 계시는 것을 상징한다. 그래서 우리가 넘어져도 아주 잃어버려지지 않는다는 성도의 견인 교리가 여기에 담겨 있다고 본다. 두번째 해석은 진설병은 이스라엘 백성의 필요를 상징한다고 보는 것이다. 이스라엘의 모든 필요는 언제나 하나님의 얼굴 앞에 있다. 말하자면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의 모든 필요를 언제나 보고 계시며 그것을 공급하신다는 것이다. 이뿐인가? 이스라엘의 진정한 필요는 무엇인가? 만나인가? 그들이 참으로 필요로 하는 것은 참 생명의 떡으로 오신 그리스도다. 우리는 그리스도를 필요로 하는 존재이고 하나님은 우리를 위해서 그리스도를 내어주셨다. “상 위에 진설병을 두어 항상 내 앞에 있게 할지니라”(30). 우리의 모든 필요는 언제나 하나님의 얼굴 앞에 있다. 선하신 아버지께서 우리의 모든 필요를 공급하신다는 사실을 진설병 상은 보여준다.
4. 이어지는 것은 등잔대에 대한 지시이다(31~40). 등잔대의 모양은 살구나무의 가지들의 형상이다. 아론의 지팡이에서 순이 돋고 살구 꽃이 피고 열매가 맺게 된 사실은 마른 막대기를 살리시는 생명의 주인이신 하나님을 보여준다. 이 등잔대도 생명의 주인이고 공급자이신 하나님을 드러낸다. 또한 등잔대는 그리스도께서 세상의 빛으로 오신 것을 상징한다(요 9:5). 등잔대의 모양은 그리스도가 중심이 되시고 양 옆으로 뻗어 나온 여섯 개의 가지는 몸의 지체들 곧 교회를 의미한다. 교회 역시 주님과 같이 세상의 빛으로 부름을 받았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마 5:14). 등잔대는 아무 빛도 밖에서 들어올 수 없도록 설계된 성소 안을 밝게 비추어주는 유일한 빛인데, 이것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의 말씀의 빛 안에서 살아가야 할 것을 의미하고, 그 빛을 만들어내는 감람유는 성령님을 상징한다.
5. 접근할 수 없는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우리가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모든 것은 다 그리스도를 상징하고 예표하는 기구들을 통해서다.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우리로 그 거룩하신 하나님의 임재 속에 들어가게 하시는지,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우리를 그 전능하신 손으로 붙들어주시는지, 우리의 모든 필요를 언제나 보고 아시며 공급해주시는지, 그리고 생명과 빛이신 그리스도와 우리가 얼마나 연합하게 하셨는지 그리고 우리에게 성령을 흘려 보내주시는지를 우리는 성막에 관한 주도 면밀한 하나님의 지시 사항들을 통해서 보게 된다.
6. “하나님 아버지, 거룩하시고 엄위로우신 하나님 앞에 나아갈 수 있도록 독생성자를 보내주시고 그 피로써 저희 죄를 온전히 깨끗하게 하여주신 은혜를 인하여 감사와 찬송과 존귀와 영광을 돌리옵니다. 이로써 하나님의 은혜의 보좌에 나아가게 하셨고, 저희의 모든 필요를 채우시고 돌보시고 견인하시는 은혜를 입게 하셨으니 오늘도 이 은혜를 알고 풍성히 누리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