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홍해를 건너는 사건은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을 구원하신 사건이다. 애굽의 추격을 받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공포로 떨 수밖에 없었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 있는 홍해로 말미암아 애굽의 병거를 피해 앞으로 나갈 수 있는 상황도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심히 두려워하여 여호와께 부르짖고 / 그들이 또 모세에게 이르되 애굽에 매장지가 없어서 당신이 우리를 이끌어 내어 이 광야에서 죽게 하느냐 어찌하여 당신이 우리를 애굽에서 이끌어 내어 우리에게 이같이 하느냐 / 우리가 애굽에서 당신에게 이른 말이 이것이 아니냐 이르기를 우리를 내버려 두라 우리가 애굽 사람을 섬길 것이라 하지 아니하더냐 애굽 사람을 섬기는 것이 광야에서 죽는 것보다 낫겠노라(출애굽기14:10-12)’라고 모세를 원망하며 부르짖었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혹은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사람들은 과거 애굽에서 살던 때를 기억한다. 그때 그냥 버려두지 왜 이곳까지 우리를 죽게하느냐라는 질문이다. 그때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통해 ‘너희는 두려워하지 말고 가만히 서서 여호와께서 오늘 너희를 위하여 행하시는 구원을 보라 너희가 오늘 본 애굽 사람을 영원히 다시 보지 아니하리라 / 여호와께서 너희를 위하여 싸우시리니 너희는 가만히 있을지니라(출애굽기14:13-14)’라고 말씀하신다. 그리고 홍해를 가르시고,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를 마른땅처럼 건널 수 있었다. 그때 이스라엘 백성들이 체험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2. 바울은 고린도전서에서 ‘우리 조상들이 다 구름 아래에 있고 바다 가운데로 지나며 / 모세에게 속하여 다 구름과 바다에서 세례를 받(고린도전서10:1-2)’았다고 말한다. 세례는 죽음을 상징한다.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세례를 받는다는 말은 죽으시고 새 생명으로 다시 살아나신 메시야 예수와 하나가되고 정체성을 갖게 하는 회심의 외적 표현이다. 즉, 예수님과 함께 죽고 예수님과 함께 살아났다는 믿음의 표현이 세례이다. 따라서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넜다는 것을 세례라고 이야기하는 바울의 생각은 이스라엘 백성들이 홍해를 건넘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서을ㄹ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것이고, 그런 정체성은 죽음과 부활을 삶의 실존 속에서 체험함으로 만들어진다는 말이 된다.

따라서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우리를 대신하여 십자가에서 저주를 받아 죽으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이 나 때문에 일어난 사건이고, 부활 역시 나로 하여금 하나님의 백성으로 다시 살아나게 하시는 하나님의 은혜의 열매가 된다. 더욱이 예수님의 부활은 죽음에서 생명으로의 창조적인 하나님의 일하심을 확실하게 보여준다. 세상의 종교는 인간의 지혜나 인간의 행동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세상의 종교가 가지고 있는 진리는 다분히 상대적인 특성을 갖는다. 그래서 종교를 만드는 사람들은 종교의 주인이 되고, 결국 자신들의 삶을 자신들이 책임질 수 밖에 없다. 거기에는 참된 구원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은 죽음 가운데 있는 우리들에게 생명을 주시는 하나님의 은혜이고, 따라서 예수 그리스도의 죽으심과 부활하심은 우리에게 절대적인 의미를 갖게 한다. 다시 말해 우리는 예수님의 십자가에서의 죽으심과 다시 살아나심을 믿음으로 우리가 누구인지를 알 수 있고,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 예수님의 부활에 참여함은 우리가 하나님의 백성인 것을 알게 해 준다. 

3. 이스라엘 백성들은 홍해를 건너면서 스스로의 죽음을 보았을 것이다. 아니 죽을 수밖에 없는 상황 속에서 홍해를 건너면서 죽음의 긴 통로를 걷고 있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리 고 죽음을 딛고 홍해를 건너면서 서로가 서로에게 죽음을 함께 딛고 일어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이다. 애굽을 나온 이스라엘 백성들은 아브라함의 순수한 혈통으로 만들어진 민족이 아니다. 그들은 ‘이스라엘 자손이 라암셋을 떠나서 숙곳에 이르니 유아 외에 보행하는 장정이 육십만 가량이요 / 수많은 잡족과 양과 소와 심히 많은 가축이 그들과 함께 하였(출애굽기12:27-38)’다는 출애굽기의 이야기에서 보듯이 애굽에서 나올 때부터 이스라엘에는 ‘중다한 잡족’이 섞여있었고, 이들이 하나님의 백성으로 하나가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사건은 홍해를 건넌 사건이었다. 이들은 홍해를 건너면서 바울이 이야기하는 것 같이 세례를 받은 것이고, 그들은 홍해를 건너면서 죽음과 부활을 동시에 경험했다는 말이다. 더욱이 그들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그냥 하나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보고 하나님의 말씀대로 행동하면 되는 것이었고, 홍해를 건너 죽음에서 구원받은 이스라엘 사람들은 시내산에서 하나님과 언약을 맺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이 된다.

4. 우리는 매년 다른 절기들처럼 부활절을 맞이한다. 그리고, 우리는 부활절마다 성찬에 참여한다. 성찬에 참여함으로 우리는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하심을 삶에서 깨닫는다. 그리스도의 죽으심에 그리고 그리스도의 부활하심에 동참함으로 우리는 서로가 하나님의 백성인 것과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을 만드시기 위해 그리스도께서 어떻게 낮아지셨고, 어떻게 부활하셨는가를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예수님의 부활을 통해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새로운 삶의 실존을 누리며, 우리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인 것을 깨닫게 된다.

예수님의 부활은 예수님의 낮아지심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사건이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본체이심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종의 형체를 가지사 사람들과 같이 되셨고 / 8 사람의 모양으로 나타나사 자기를 낮추시고 죽기까지 복종하셨으니 곧 십자가에 죽으(빌립보서2:7-8)’으러 오셨다. 그리고 그의 죽음에 의지해서 우리는 죄인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백성의 자리로, 하나님의 자녀의 자리로 옮겨졌고, 더 나아가 그리스도의 부활에 믿음으로 참여함으로 우리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