舊約聖經 룻記 1章(第 1講) 베들레헴에서 모압으로 다시 베들레헴으로

룻(路得, Ruth)은 모압 땅(摩押地, Moab)에 살던 여자 이름입니다. 모압 족속은 암몬 족속과 형제 관계인데, 아버지 롯(羅得, Lot)와 아버지의 두 딸 사이에서 태어난 아들(모압과 벤암미)이 원조입니다(창세기 19장). 성경에서 모압 족속과 암몬 족속은 여호와의 총회에 들어오지 못한 족속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런데 베들레헴이라는 동네는 해발 777m에 있는 매우 척박한 땅입니다. 반면 모압 지역은 해발 1,000미터 고지에 있는 비옥한 평지입니다. 모압 지역은 물공급도 원할하기 때문에 왕의 대로(大路, the King’s Way)가 있어 사막 지역에서 군대와 상인이 갈 수 있는 유일한 도로이기도 합니다. 모압 지역은 풍부한 지역이고 전략적으로 중요하여 고대에 번영을 누렸습니다. 북쪽에 큰 강 아르논 강이 있어 북쪽 적군을 효과적으로 방어할 수 있었고, 남쪽에는 세렛 강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바벨론에 의해서 주전 582년에 멸망되었습니다. 지금은 요르단 왕국이 있는 지역입니다.

베들레헴과 모압 땅 사이에는 사해(四海, Dead Sea)가 있습니다. 베들레헴은 ‘벧’이 ‘집’이고, ‘레헴(Lehem)’은 ‘빵’이란 뜻입니다. 그래서 동네 이름의 뜻은 ‘빵집’이라는 뜻입니다. 베들레헴에서 다윗이 태어났고 예수님이 태어났습니다. 지금 베들레헴은 이스라엘 땅에 있는데, 팔레스타인(블레셋) 자치 지역입니다. 지금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 지역과 8m(미터)의 높은 장벽을 쌓아 분리시켰습니다. 

베들레헴 지역은 척박한 땅이기 때문에 가난한 지역이었습니다. 그런데 그 땅에 흉년이 들어 더 힘든 지경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베들레헴에 살고 있던 가족, 엘리멜렉과 그의 아내 나오미와 두 아들 말론과 기룐이 고향을 떠나 풍요의 땅 모압으로 이주하였습니다. 하나님의 언약 백성은 약속의 땅인 자기 본토에서 거주해야 하였습니다. 그런데 힘든 상황 때문에 언약의 땅을 포기하고 생존의 땅으로 이주하기로 결정한 것입니다.

풍요의 땅 모압에 가면 풍부하고 행복할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땅으로 이주해서 남편 엘리멜렉이 죽었습니다. 그래도 두 아들은 모압 여인과 혼인할 수 있었습니다. 큰아들 말론은 오르바와 기룐은 룻과 혼인을 하였습니다. 그래서 모압 땅에서 10년 정도를 살았습니다. 그런데 두 아들도 어찌하다 죽었습니다. 그 집은 세 명의 과부만 남게 되었습니다. 삶에 고난은 더 심해졌습니다. 풍요와 안정을 따라서 모압 땅에 왔지만 오히려 삶이 궁핍하고 불안해졌습니다. 기업을 판 땅의 값도 모두 없어져버렸습니다. 고통은 더욱 증가하였습니다. 

나오미는 모압 지방에서 자기 고향 베들레헴에 여호와께서 백성을 돌보아 양식을 베풀어주신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1:6). 엘레멜렉과 나오미가 베들레헴을 떠난 것은 양식이 부족한 것도 있었겠지만, 여호와의 돌보심이 없는 베들레헴은 의미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땅에 하나님의 돌보심이 없다면 하나님의 땅은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하나님의 땅에 풍성한 곡식이 넘쳐도 하나님의 돌봄이 없다면 가치가 없고 해롭습니다. 우리의 교회도 마찬 가지입니다. 주 예수를 믿는 교회에 주 예수의 은혜가 넘쳐야 합니다. 교회에 많은 돈과 사람이 필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 예수의 은혜입니다. 은혜가 없는 교회는 세상보다 더 험악한 지경이 됩니다. 여호와의 돌봄이 없는 여호와의 땅은 가장 혐오하는 땅 모압보다 더 험악하여 엘리멜렉의 가족이 그 모압 땅으로 이주한 것입니다. 그런데 그 베들레헴에 여호와의 돌봄이 시작되었습니다. 여호와께서 오래 동안 노(怒)하지 않으시고 베들레헴 백성들을 돌봐주셨습니다. 그 소식을 모압 땅에 있는 나오미가 들었습니다. 

나오미는 여호와의 돌봄이 있는 베들레헴으로 돌아가려고 결심하였습니다. 두 며느리를 불러서 자기 생각을 말하였습니다. 그리고 두 자부(子婦)들도 시모(媤母)의 의견에 찬성하였습니다(1:7). 그러 던 중에 나오미의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두 젊은 며느리들은 자기 고향 땅에 있는 것이 더 행복하겠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래서 두 며느리를 불러 말을 하였습니다. 두 며느리는 펄쩍뛰면서 반대하였습니다. 고부(姑夫)간에 정(情)이 얼마나 깊은 지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어머니 나오미는 간곡히 며느리들을 설득하였습니다. 자기 고향 땅 베들레헴으로 가면 누구도 의지할 수 없는 곳이기 때문에 함께 가지 말자고 극구 만류하였습니다. 두 며느리에게 베들레헴은 희망이 없는 땅이었습니다.

당시에는 계대제도(繼代結婚法, 嫂婚法, 兄死妻嫂, Levirate Law)라는 것이 있었습니다. 수혼법은 유목민에게 일반적으로 있는 종족보존법입니다. 장자(長子)가 아들을 낳지 못하고 죽었을 때에는 차자(次子)가 형의 아들을 형수(兄嫂)에게 낳도록 하는 것입니다. 고대 우리나라에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구약성경에는 계대제도가 자주 등장합니다. 아브라함의 후손, 유다 후손에서 메시아인 예수께서 태어나시기 때문입니다. 나오미에게는 아들을 낳아 줄 아들이 없었습니다. 나오미는 혹시 자기가 아들을 낳아도 어떻게 할 수 없는 처지라고 도저히 불가능한 지경을 설명하며 설득하였습니다. 두 며느리에게 희망이 없는 것을 매우 강조한 것입니다. 결국 큰 며느리 오르바가 시어머니의 간곡한 만류에 울면서 승락하였습니다(1:14). 나오미도 눈물을 흘리며 큰 자부의 등을 토닥이며 위로하였습니다. 그런데 아직 둘째 자부 룻은 고집을 부리고 있었습니다. 

나오미는 룻에게 손위 동서 오르바가 말을 듣고 돌아갔다고 설득하였습니다. 나오미는 오르바가 그의 백성과 그의 신(神)들에게로 돌아갔다고 하였습니다(1:15). 나오미는 모압에서 여호와를 섬기려고 노력하였고 가정에서 준수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나오미는 룻에게 손위 동서처럼 원래 생활했던 것처럼 백성과 모압의 신으로 돌아가라고 촉구하였습니다.

나오미와 룻이 베들레헴에 돌아올 때가 보리 추수를 시작할 때였습니다. 오순절은 기쁨의 절기입니다. 기쁨의 절기에 기쁨의 사람 나오미가 가장 슬픈 모습으로 가장 비참한 모압 여인을 데리고 베들레헴에 들어왔습니다. 두 죽은 여인을 살릴 것은 아무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여호와께서 은혜를 베푸셨다는 소식을 듣고 여호와의 언약의 땅으로 돌아왔습니다. 마치 탕자가 아버지 집에 어쩔 수 없이 찾아온 것처럼 찾아 왔습니다(누가복음 15장). 동네 사람들은 수근수근 거리고 어떤 도움도 주지 않았지만 여호와께서 두 여인을 받아주셨습니다. 망하고 돌아온 아들에게 큰 잔치상을 베풀어준 아버지처럼, 여호와께서 두 여인에게 ‘보아스’라는 믿음의 사람을 선물로 준비해 놓으셨습니다. 하나님의 품인 교회는 언제나 돌아오는 사람을 받습니다. 교회에서 사람의 환대나 관심이 아닌 자신을 부르신 예수의 음성으로 서게 됩니다. 그래서 성도는 고난 중에 주의 음성을 듣습니다. 고난에서는 사람의 도움이 없기 때문입니다. 두 과부에게 어떤 사람의 도움도 없고 오로지 속닥속닥하는 관심만 있습니다. 그럼에도 나오미는 여호와의 집에 들어옴에 안식이 있었고, 모압 여인 룻은 누구도 반기지 않는 자기 여호와의 땅에서 기대를 하였습니다. 여호와께서 자기에게 오는 자를 반드시 기억하고 보호하며 함께 하십니다. 세상에서 무거운 짐을 진 사람을 부르시는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주 앞에 나오십시오. 주님께서 무거운 짐을 내려주시고 참 평안을 주십니다. 그리고 영원한 평안을 바라볼 수 있게 합니다. 오늘도 거룩한 주일에 주의 보좌 앞에 나온 거룩한 백성들에게 하늘의 평안과 소망이 넘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