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여당에서 "테러방지법"을 국회의장 단독으로 안건을 상정하였는데,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에서 다수결에 의해서 제정될 상황을 예견하고 필리버스터(Filibuster, 의사결정을 방해하는 발언(토론)으로 합법적 토론으로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함)를 활용하였다. 이로 인해서 4월 국회의원 총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지경이다. 여당은 선거구역획정과 맞물려서 테러방지법을 통과시키려 했던 것으로 보이고, 야당은 총선 일정을 미루는 한이 있더라도 테러방지법을 저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테러방지법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여기서 논하려는 의도는 없다. 

'필리버스터'라는 제도이다. 통상 민주주의는 다수결의 원칙이라는 말이 있는데, 민주주의는 다수결로 의결하는 것이 원칙이지 다수(多數)가 원칙은 아니다. 다수의 횡포?에 대한 합법적인 의사 결정 저지가 필리버스터이다. 국회에 다수의 결의에 대한 저지 방법이 있는 것은 장로교의 정치 원리에서 비롯한 것이다. 의회 민주주의는 영국이, 삼권분립은 프랑스가, 지방자치는 독일이 가장 발전한 형태이다. 이것은 국가의 역사적 배경이기 때문이다. 모두가 피를 흘리며 현재 질서를 확립했다. 그래서 민주주의 가치에 대해서 몸소 익혀서 보장하고 있다. 필리버스터는 미국 의회에서 창안한 제도이다. 필리버스터는 국회선진화법으로 제정한 합법적인 의사진행형태이다. 발언자가 반복해서 나가지 못하는 등 몇가지 조항으로 무제한 토론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필리버스터는 소수당이 명약관화한 사안에 대해서 의결을 하지 못하도록 시안까지 시간을 끌 수 있다. 

장로교는 의결을 다수결로 한다. 그러나 소수의 의견이 묵살되지 않는 방법으로 다수결이어야 한다. 소수의 강력한 주장과 합당한 논리나 자료 등은 반드시 살펴야 한다. 다수의 횡포는 집단을 맹종시키는 우민의 극치이다. 교회에서 소수의 의견으로 굴종을 받는다면 장로교 정치 원리를 알지 못하고 스스로 억압을 받는 것이다. 장로교는 소수일지라도 진리를 보호하고 존중하도록 되어 있다. 소수자의 의견일지라도 반드시 존중되어야 한다. 그리고 다수에 의한 결정을 하여도 결정에 반대한 소수에 대한 배려와 존중도 반드시 필요하다. 공동체는 결정에 찬성한 자의 공동체가 아니라 반대한 자의 공동체도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국회에서 벌어지는 필리버스터를 보면서, 대한민국의 교회에서도 바른 소수자들이 합법적으로 자기 권리를 활용하며 교회를 바로 세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