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본문에 나오는 유다 가정의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요셉 이야기의 막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지만, 사실상 전체 이야기는 야곱 가정의 이야기다(37:2). 유다는 형제들을 떠나 가나안 여인과 결혼했는데 이는 족장들의 결혼 원칙에 위배되는 것이었다(1~2). 그의 세 아들 중 첫째 아들 엘은 다말과 결혼하지만, 하나님 보시기에 악하므로 하나님은 그를 죽이셨다(7). 악이 하나님의 심판을 받는다는 것은 당연하게 보여지는 창세기의 주요 주제이다. 둘째 아들 오난은 형수에게로 들어가서 대를 잇게 해야 하는 책임을 가졌지만 그는 이 관습을 자기의 쾌락을 추구하는데 이용했고 자식을 낳기를 원치 않았다. 율법을 자기 육체를 만족시키는데 사용할 뿐 관습 안에 규정된 의무를 준수하지 않은 것이다. 이 일은 하나님 앞에서 악한 것이었기에 하나님은 오난도 죽이셨다. 그러자 셋째 아들도 잃어버릴지 모른다는 두려움이 유다에게 있었던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유다는 의무를 다하지 않은 채, 아니 의무를 이행할 생각을 가지지 않고 다말을 고향으로 돌려보냈다(11).
2. 유다는 상처한 후 친구 히라와 함께 딤나 양털 축제에 참여하였다. 다말은 거기에 시아버지가 왔다는 소식을 듣고 얼굴을 가리고 신전 창기와 같이 꾸미고 시아버지를 유혹하여 성관계를 가진다. 가나안 사람들에게는 이런 신전 창기와 매춘을 하는 것이 하나의 제사 의식이었기 때문에 유다 자신에게도 이 행위는 양심의 가책을 경감시켰을 수 있다. 석 달 후, 며느리의 임신 소식을 들은 유다는 화형을 시키라고 명하지만, 다말이 자신으로 인하여 임신한 것을 알고는 “그녀는 나보다 옳도다”라고 선언한다(26). 유다가 시아버지로서 자신의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는 것을 인정한 것이다. 다말은 죽은 남편을 위하여 가장 가까운 친족들을 통해서 자식을 낳을 권리가 있었다. 다말이 유다에게 낳은 아들은 쌍둥이였다. 여기서도 동생이 형을 이겼다. 동생 베레스는 형 세라를 터치고 먼저 나왔다. 결국 유다의 모든 아들들 중에서 유다가 다말과의 사이에 낳은 막내 베레스의 계보를 통하여 하나님은 메시아를 허락하신다.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은 인간의 기대와 계획과는 다르다.
3. 본문은 하나님의 언약을 무성의하고 불성실하게 다루는 유다의 타락한 가정에서 다말이라는 한 여인이 정당한 명분을 위한 싸움을 벌이는 것을 통하여 언약의 계보를 이어가시는 하나님의 섭리를 보여준다. 하나님의 백성이 이처럼 언약을 잊어버리고 무너져갈 때 조차도, 하나님은 비상한(혹은 본문의 이야기처럼 극단적인) 방법을 통해서라도 그것을 바로잡으시고 당신의 일을 성취하신다. 또한 하나님은 가나안의 풍습에 젖어서 살아가는 타락한 형제들로부터 보호하기 위해서 오히려 요셉을 멀리 애굽으로 보내셔서 언약 백성의 정체성을 갖고 살아가게 하신다. 38장의 유다와 39장의 요셉은 너무나 대조적이다. 유다는 성적으로 가나안의 삶 속에 빠져서 살아가고 있지만, 요셉은 언약 백성의 정체성과 하나님 앞에서 살아간다는 인식 앞에서 자신을 지키고 살아간다. 무엇이 진짜 행복이고, 불행인가? 애굽으로 팔려간 요셉은 불행하고, 요셉을 팔아 넘기고 가나안의 삶에 젖어 살아가는 유다는 행복한가? 하나님의 관점에서 우리 자신의 인생을 볼 수 있는 안목이 요구된다. 인생의 모든 환경에서 주님을 붙들고 살아가는 자는 행복하다.
4.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언약백성의 정체성을 갖고 살게 하시고 모든 환경 속에서 타협하지 않고 주님과 함께 하는 삶이 참된 행복임을 알고 그 행복을 누리고 살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