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야곱이 벧엘로 간 것은 맹세의 완성을 의미하는 사건이다. 야곱이 밧단아람에서 돌아왔을 때 하나님은 야곱에게 새 이름 이스라엘을 주셨었다. 그리고 아브라함과 이삭에게 약속하셨던 그 언약을 다시 야곱에게 새롭게 갱신하여 주셨다. 아마도 하나님께서는 벧엘에 올라온 야곱에게 그 일을 다시 한 번 상기시켜 주신 것 같다. 야곱은 자기와 말씀하신 하나님을 기념하여 다시 그곳에 돌기둥을 세우고 전제물과 기름을 부어 하나님을 예배하였다. 이로써 야곱은 오래 전 하나님께 드렸던 맹세를 완성하였다.

3. 이제 한 세대는 가고 다른 세대가 시작됨을 성경은 알려준다. 라헬의 오래 전 기도대로(30:24) 하나님께서는 야곱의 가족이 벧엘을 떠나 에브랏으로 향할 때 라헬에게 또 한 아들을 주셨다. 이 아들 베냐민은 이제 이스라엘 12지파의 완성을 표시하는 아들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라헬의 생명을 취하여 가셨다. 라헬이 죽으면서 베노니(슬픔의 아들)라고 이름한 것은 그녀가 자신의 고통에 대하여 위로받기를 거절했음을 가르쳐준다. 야곱은 그 아들의 이름을 오른손의 아들이라는 의미로 베냐민이라고 고쳐주었다. 아마도 이 이름은 야곱이 라반으로부터 얻은 자유와 안전한 귀환을 통한 부족의 완성이라는 의미를 부여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세대의 교체를 알리는 또 하나의 막간과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은 리브가의 유모 드보라의 죽음에 대한 언급이다(8).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삭의 죽음이 기록되어 있다(27~29). 이렇게 해서 사실상 야곱의 이야기도 끝이 난다. 비록 창세기의 마지막 부분에 야곱이 다시 등장하고 있기는 하지만 말이다.

4. 그러나 여기에는 장자 르우벤이 아버지의 첩 빌하를 간통하는 사건이 기록된다(22). 아마 이것은 우발적이기 보다는 의도적인 사건이었을 것이다. 르우벤은 이렇게 함으로써 자기 아버지의 첩을 차지함으로써 아버지의 자리를 잇는 이교도들의 관습을 따라서 행했을 가능성이 많다. 이것은 나중에 압살롬이 한 일과 마찬가지다(삼하 16:15~23). 그러나 르우벤은 오히려 이 일로 인하여 장자의 권리를 빼앗기고 만다(49:3~4). 비록 야곱의 가족 공동체 안에 이런 비열한 죄악들이 일어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하나님의 약속과 축복을 무효화할 수는 없다는 사실을 본문은 보여준다.

5. 야곱(혹은 야곱 가족)의 이야기 안에는 한 시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슬픈 죽음들이 있지만 하나님의 약속들은 계속 진행되었다. 여기에는 르우벤의 유산을 망친 죄가 있지만 그 죄는 하나님의 축복을 무효화할 수 없었다. 야곱의 잊혀진 맹세가 있지만 하나님께서는 그것들을 일깨워주셨고 그 맹세가 지켜졌을 때 약속을 확증해 주셨다. 본문은 영적 맹세를 지키는 것(죽음과 죄가 믿음을 위협하는 상황 속에서도), 그 맹세를 성취하는 방법(성결과 예배) 그리고 그 결과들(하나님의 계속되는 축복과 아직도 성취되지 않은 약속들에 대한 확증)을 보여준다. 그리고 만족감이라는 괴물이 자신의 삶이 만족스럽고 성공했다고 느낄 때 쉽게 다가온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일단 목표가 완성되면 갈등이 풀어지고 자기 만족이 자리하게 되고 여러 가지 맹세와 다짐들은 잊혀지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을 예배하는 사람에게는 그런 영적 만족의 기만이 들어설 자리는 없다.

6. “하나님 아버지, 일상에 안주하여 자기 만족이라는 기만에 빠져 하나님과의 약속, 하나님께 대한 신앙을 저버리지 않도록 도우시옵소서. 저희의 죄악이 하나님의 은혜와 축복을 무효화할 수 없음을 감사합니다. 하나님께서 저희 삶의 사건들을 통해서 깨우치실 때, 저희가 속히 깨닫고 다시 주께로 돌아가는 은혜도 더하여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