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한 사람의 적을 뒤로 한 야곱은 이제 또 한 사람의 적인 형 에서를 앞에 두고 있다. 이 위기를 풀어가는 야곱의 방법은 형 에서의 마음을 달래기 위해서 선물을 보내는 것이었다. 그러나 언제나 그렇듯이, 문제의 해결은 사람의 계략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도우심에서 온다는 것을 본문은 보여준다. 뒤와 앞에 각각 적을 두고 있는 야곱이 하나님의 사자들을 만나는 경험은 놀랍다(1). 야곱은 그들을 하나님의 군대라 부르고 마하나임이라고 그 땅 이름을 지었다(2). 하나님께서는 이 위기의 순간에 야곱과 함께 한 하나님의 군대는 어느 적군 보다 강하다는 것을 야곱에게 보여주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야곱은 에서가 400명을 데리고 자기를 맞으러 온다는 소식을 듣고는 자기의 소유를 두 떼로 나누었다(7). 본문에서 보는 야곱의 믿음은 그의 교활한 술책들과 뒤섞여 있다. 대부분의 우리들과 마찬가지로 말이다. 비록 그는 하나님을 의지하여 기도하고 있지만, 두려움과 죄책감이 매 순간 그를 지배한다. 야곱은 형을 매수하려고 한다(20). 야곱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기다리기 보다는 자기 힘으로 위기를 해결해보려고 발버둥치고 있는 것이다.
2. 성도가 믿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때 수많은 위기와 갈등에 직면하게 된다. 인간의 노력이나 물리적인 방어, 또한 아무리 많은 돈도 문제를 해결하기에 충분치 않은 경우를 만나게 된다. 이런 그리스도인에게 확신이 찾아오는 방식은 언제나 하나님의 약속의 말씀을 통해서다. 이렇게 될 때 그는 비로소 하나님을 기다리는 것을 배우게 된다. 어떤 위험이 닥쳐도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선하신 계획을 이루실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말이다.
3. 결국 모든 소유와 가족이 먼저 강을 건너게 하고 홀로 남은 야곱은 그를 찾아온 어떤 사람과 씨름을 벌이게 된다(24). 이것은 물론 야곱의 끈질긴 기도를 의미하지만, 실제로 일어난 육체적 씨름이었다. 마치 아브라함이나 롯을 찾아간 천사들처럼 야곱은 천사를 만나 씨름을 벌였다. 야곱은 이 씨름에서 고관절(환도뼈)에 타격을 입고 골절을 당하게 된다. 야곱은 날이 새려 하고 천사가 떠나려고 하자 축복을 요구한다. 천사는 야곱이란 옛 이름대신 이스라엘이란 새 이름을 준다. 이것은 야곱의 본성의 변화를 상징하는 축복이다. 이스라엘은 ‘하나님께서 싸우시다’라는 의미라고 볼 수 있지만, 매우 모호한 단어다. 어쩌면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도우심을 통해서 온 세상과, 필요하다면 하나님과도 싸울 것이라는 뜻이다. 이 씨름의 영적 의미는 야곱의 모든 저급한 가치들이 보다 고귀한 요소들에 의해서 일격을 당하고 패배를 했다는 것이다. 그는 다리를 저는 승자가 되었다. 이것은 야곱이 발버둥쳐도 소용없는 분의 손에 붙잡혔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분은 바로 하나님이다. 이제는 자연적인 힘이 필요 없게 되었다. 이제 믿음으로만 살아야 한다.
4. 이 사건은 약속을 받은 사람임에도 불구하고 거의 파멸에 이를 만큼 교활한 야곱에 대한 도덕적 심판이기도 하다. 이 사건은 가나안으로 들어가는 길목에서 일어났다.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는 회복은 힘이나 능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자기 백성을 위해서 싸우시는 하나님으로 인해서 이루어지는 것임을 보여준다(슥 4:6). 하나님의 축복은 교활함이나 육체의 힘으로가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롭고 강력한 섭리를 통해서 온다. 하나님은 가끔 자기 종의 능력을 무력화시켜 그들이 믿음으로만 축복을 받아 누리게 만드신다. 우리가 믿음으로 살지 않는다면 하나님은 야곱을 그렇게 하셨듯이, 우리의 자신감이 소용없다는 것을 증명하시는 자리까지 우리를 데리고 가신다. 믿음이 강해지기 위해서 성도들은 혼자서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제거해야 한다.
5. “하나님 아버지, 때로는 저희를 무력하게 하셔서 하나님만 의지하게 하시는 은혜를 감사합니다. 늘 저희의 인간적 계산과 뒤섞인 믿음으로 살아가지만, 점점 더 온전하고 순전한 믿음으로 살아가도록 저희 인생을 이끄시는 은혜를 주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