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야곱이 라반을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은, 라반이 점점 자기가 손해를 보고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되었다. 라반의 안색이 바뀌었고(5) 그의 아들들도 그러했다(1). 하나님께서는 이런 적당한 상황을 만들어서 야곱을 떠나지 않을 수 없게 하셨다. 이런 적개심이 증가하지 않았더라면 야곱이 과연 하나님의 지시를 받고 이 수지 맞는 삶을 내려놓을 수 있었겠는가? 이스라엘 백성들이 애굽에서 종살이하는 고역이 더욱 심해지게 하신 것도 바로 이런 하나님의 은혜였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말씀이다. 오늘날 우리가 만나는 모든 상황 속에서도 하나님은 이렇게 역사하실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3. 도주하는 와중에 라헬은 자기 아버지의 신상인 드라빔을 훔쳤다(19). 라헬은 생리 중임을 핑계로 그것을 깔고 앉아 숨길 수 있었는데(35) 이는 그 신이 아무 쓸모 없는 신임을 보여주는 것이다(레 15). 이때 라헬이 아버지 라반에게 한 말은 직역하면 ‘여자의 관습이 내게 임했다’고 것인데 ‘관습’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써 라헬은 관습을 핑계로 남편 야곱을 기만했던 아버지 라반에 대하여 거짓말의 보복을 하고 있는 것이다(29:26). 아무 것도 찾지 못한 라반을 향한 야곱의 말은 강자 밑에서 20년 동안 억눌려 있던 아픔이 분출되는 것을 보여준다(36~42). 결국 라반은 조약을 맺을 것을 제안하고(43), 야곱은 하나님께서 보호하시기 때문에 조약을 맺을 필요가 없었지만, 그 조약이 라반을 자기로부터 떨어뜨려 놓을 것이기 때문에 받아들였다.

4. 하나님의 축복을 경험한 사람은 하나님의 보호하심을 확신할 수 있다. 하나님의 보호하심과 공급하심을 확신하는 언약 백성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은 분명히 세상과는 다른 수준의 삶을 살아가는 것이다. 하나님은 그것을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그리고 오늘 우리 교회와 성도들에게 요구하신다.

5. “하나님 아버지, 저희를 인도하시기 위하여 때로는 여러움도 주시며, 모든 위험과 해악에서 저희를 지키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감사합니다. 그 믿음에 신실한 삶을 살게 하시고 저희를 위협하는 세상 앞에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은혜를 드러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