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당시 사람들의 관습으로 볼 때, 아브라함이 장사를 지내기 위해서 고향으로 돌아가는 것은 매우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장사는 대개 죽은 사람의 고향에서 이루어지곤 하였다. 그러나 사라의 죽음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아브라함의 믿음은 그가 사라를 매장하기 위해서 하란이나 갈대아 우르로 돌아가지 않고 그들이 살던 곳, 헤브론에 장사했다는 사실에 있다. 아브라함의 이 행위는 지금 자기가 살고 있는 그 땅을 자기의 고향으로 여기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때까지 자기 소유로 된 땅을 한 평도 갖지 못했던 아브라함은 사라를 장사 지내기 위해서 자기 소유의 땅을 사야만 했다. 그는 헷 사람(히타이트)들과 함께 거주했는데 이들은 아마 남쪽으로 멀리 이주해온 고립된 헷 족속이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당시 헷 제국은 이 정도까지 남쪽으로 세력을 확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아브라함은 정가를 주고 에브론에게서 에브론의 밭에 속한 굴과 사방에 둘린 수목을 매입했다. 이 과정에서 우리가 보게 되는 것은 아브라함이 비록 외국인으로서 그 땅에 거주하였지만, 하나님께서 그를 어떤 존재로 그들 속에 거하게 하셨는가 하는 것이다. 그는 헷 사람들로부터 충분한 존경을 받는 하나님이 세우신 지도자였다(6).

3. 히브리서 기자는 아브라함이 약속의 땅에서 외국인과 나그네로 이렇게 살아간 것은(4) 그가 나온 바 갈대아 우르를 자기 고향으로 생각하지 않았고 또 가나안 땅을 약속의 전부라고 여기지 않았으며, 그가 믿음으로 하늘에 있는 하나님께서 경영하시는 성을 바라보았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히 11:13~16). 아브라함은 믿음으로 살았고 믿음으로 죽었다. 믿음으로 죽었다는 말은 하나님의 약속이 성취되는 것을 보지 못하고 그 성취를 바라보고 죽었다는 말이다.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이 살아있는 동안에 그가 땅에서 한 모든 일보다 더 많은 일을 그의 죽음 이후에 하실 것이고 또 하셨다. 이것이 믿음 안에서 죽는 모든 사람의 소망이고 또한 우리 모두의 소망이다. 하나님은 우리의 살아생전에 만이 아니라, 우리의 죽음 이후에도 여전히 당신의 약속을 성취하시는 하나님이시고, 우리를 마지막날에 다시 일으켜 그것을 보게 하실 것이다. 이 소망을 가진 자는 살아도 죽어도 복되다. 우리가 살아있는 동안에 하나님께 간구한 것들, 그리고 살아있는 동안에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약속하여 주신 모든 것들을 우리는 보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신실하신 하나님은 그 일을 당신의 때에 이루실 것이다. 이 소망 때문에 믿음 안에서 죽는 모든 자들은 만족할 수 있는 것이다.

4.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성취되는 것을 생전에 보지 못하고 믿음으로 바라보고 죽는 신자의 죽음이 얼마나 복된 것인지 알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생전에만이 아니라 저희의 죽은 후에도 신실하게 약속을 이루시고 저희의 간구와 소원의 하나님의 뜻 안에서 최상의 것으로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하나님께 대한 흔들리지 않는 신뢰로 살고 죽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