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드디어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에게 25년 전에 약속하셨던 아들을 주셨다. 본문은 그것을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대로’라는 구절을 두 번 반복함으로써 강조하고(1) 2절에서는 ‘하나님이 말씀하신 시기가 되어’라고 말함으로써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보여준다. 하나님의 말씀은 믿을 만 하고 하나님께서는 그 약속하신 것을 신실함으로 반드시 이루시는 분이시다. 하나님께서는 ‘말씀하신 대로 사라를 돌보셨다’고 했는데, 돌보셨다는 말은 매우 폭넓고 다양하게 사용되는 단어다(1). 이 단어는 운명을 형성하거나 변경시키는 누군가의 삶에 대한 하나님의 개입을 가리킨다. 창세기에서 이 동사는 후손에 대한 약속의 성취를 선언하기 위해서 그리고 50:24에서는 약속된 미래에 일어나게 될 애굽에서의 구원의 성취를 선언하기 위해서 다시 사용되었다. 이런 하나님의 개입은 언제나 하나님의 백성의 운명을 변화시킨다. 아브라함은 ‘하나님이 명령하신 대로’ 순종하여 아들 이삭에게 할례를 행했다(4). 하나님께서 약속을 성취하실 때 그 백성들에게는 얼마나 큰 기쁨이 임하게 되는지를 사라의 태도를 통해서 볼 수 있다(6~7). 사라와 아브라함에게 있어서, 웃음을 의미하는 이삭의 이름은 단지 불신앙으로 하나님의 약속에 대해서 웃었던 것에 대한 부끄러움만이 아니라 약속 성취에 대한 기쁨과 환희, 하나님의 신실하심에 대한 찬양을 의미하기도 했을 것이다.
2. 그러나 다시 위기가 찾아온다. 이스마엘이 이삭을 희롱하는 것을 사라가 보았다(9). 사라는 아브라함에게 여종과 그 아들 이스마엘을 내쫓으라고 요구하자 아브라함은 깊은 근심에 빠진다(10~11).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아브라함의 근심을 덜어주시고 그들을 내보내라고 허락하신다(12). 왜냐하면 이삭만이 약속의 자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하갈과 이스마엘에 대한 하나님의 보호와 축복을 아브라함에게 약속하신다. 아브라함은 이 약속을 의지하여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낸다. 우리는 이 이야기를 인간적인 관점에서 해석하려고 할 때 어려움에 부딪히게 된다. 이것은 인간적인 관점이 아니라 영적 관점에서만 이해될 수 있다. 이스마엘은 아마 이삭이나 약속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 것이다. 바울 사도는 이스마엘이 이삭에게 한 행위를 ‘핍박하다’라는 단어를 사용해서 해석하였다(갈 4:29). 이스마엘의 행위는 이삭이 상속자가 될 것이라는 하나님의 계획에 대한 불신앙의 응답이다. 이 이야기는 믿음과 불신앙은 서로 화합할 수 없다는 진리를 보여준다. 하나님의 사역을 희롱하는 것은 믿음이 하나님의 축복 아래서 번성할 수 있도록 반드시 제거되어야 한다. 하나님께서 하갈과 이스마엘을 내보내는 일을 승인하신 것은 그들을 버리셨다는 증표가 아니라 이삭을 보호하시겠다는 증거다. 아브라함은 후에 자기 생의 마지막 순간에 다시 이삭의 유업을 보존하기 위해서 다른 아들들을 모두 내보냈다(25:8).
3. 하나님께서는 이스마엘의 이름 그대로 그 소년의 부르짖음을 들으셨다고 반복해서 기록된다(17). 하나님께서는 큰 민족을 이룰 것을 이스마엘에게 약속하신다(13,18). 창세기 16장과 21장은 하갈이나 이스마엘도 하나님께 대한 믿음을 가졌다고 짐작하게 한다. 하나님은 ‘그 아이와 함께 계셨다’(20).
4. 그때 아브라함은 여전히 그랄에 거주하고 있었다. 본문은 그랄 왕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에게 와서 언약을 맺을 것을 요구하는 것을 보여준다(23). 아비멜렉이 아브라함에게 자기와 자기 후대에게 거짓되이 행하지 않겠다고 언약해달라는 것은 한편 20장에서의 아브라함의 거짓말과 관련이 있다. 아비멜렉은 하나님께서 아브라함과 무조건 함께 하신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러나 아브라함이라는 인물 자체는 신뢰할만한 사람이 아니라는 사실도 경험했다. 그래서 아비멜렉이 언약을 요구하는 이 정황은 역설적이다. 아브라함은 자기의 우물을 아비멜렉의 하인들이 빼앗은 것을 말하고 일곱 암양 새끼를 증거물로 주고 우물을 돌려받는다. 그리고 두 당사자는 거기서 언약을 맺고 그곳 이름을 브엘세바로 부른다. 아브라함은 거기서 에셀 나무를 심고 영생하시는 하나님 여호와의 이름을 불렀다. 아들을 주신 것과 그 땅에서 안전하게 거하게 하신 것은 하나님의 약속의 성취였음을 아브라함은 고백한다. 한 나라의 왕이 아브라함의 선한 의도를 간청해야 했던 이유는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시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은 하나님께서 그와 함께 하셨던 것처럼 자기 백성 이스라엘과 함께 하실 것을 배워야 한다. 그래서 이스라엘이 그 왕들로부터 승인을 얻어내고 그들을 우월한 입장에서 대면하게 될 것을 믿어야 한다.
5. (참고) 지금까지의 창세기 기사의 흐름이 이스라엘 백성과 어떤 연관을 가질까? 이 이야기들은 이스라엘의 경험을 예고한다. 하나님께서 이스라엘에게 나타나셔서 약속의 성취가 임박했다는 확신을 주시고(창 18) 큰 죄를 범한 가나안 족속을 멸망시키시면서(19장) 그 땅에서 후손의 순결을 보존하시고(20장), 약속에 대한 내부로부터의 다양한 위협을 분리시켜 해결하시고 그들이 그 땅에서 평화와 번영 가운데 살도록 하셨다(21장)는 내용이다.
6. 하나님의 신실하심을 오늘도 기억하라. 하나님께서 정하신 기한에 하나님이 말씀하신 대로 이루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하나님께서 아비멜렉이 보게 하셨듯이, 하나님께서 우리와 함께 하신다는 것을 온 세상이 볼 것이라는 사실도 알라. 우리는 부족해도 하나님은 당신의 주권적 은혜로 이 일을 자기 자녀들에게 신실하게 그 말씀하신 대로 이루어가신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그리고 아브라함처럼, 하나님께 경배와 찬양과 감사를 드리자.
7. “하나님 아버지, 감사합니다. 모든 것을 약속하시고 말씀하신 그대로 신실하게 이루시는 하나님을 찬송합니다. 또 모든 내부와 외부의 위협으로부터도 지키시고 보호하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주권적 은혜 안에서 언제나 만족과 평안을 누리며 하나님께 합당한 경배와 찬송을 드리는 삶이 되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