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6:1-13 : 마가는 예수님께서 고향으로 들어가시는 장면을 마치 성공한 선생님이 제자들을 동반하고 들어가는 듯한 모습으로 그린다(1절). 그러나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께 대하여 몇 가지의 의문을 제시한다. 첫째는 예수님께서 가르치시는 지혜와 행하시는 권능의 기원에 대한 문제이다. 3절의 ‘이 사람이 마리아의 아들 목수가 아니냐 야고보와 요셉과 유다와 시몬의 형제가 아니냐 그 누이들이 우리와 함께 여기 있지 아니하냐’에서 볼 수 있듯이 나사렛 사람들은 예수님을 아버지 요셉과 연관지어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어머니 마리아와 연관지어 생각한다. 그것은 요셉이 일찍 죽었음을 암시하는 것이고, 따라서 예수와 그의 형제들은 다른 가정의 아이들 같이 정상적인 성경교육을 받지 못했음을 암시하는 것이다. 더군다나 나사렛 사람들은 모두 예수님뿐 아니라 예수의 가족에 대하여 알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들에게 문제가 되었다. 3절 하반부의 우리말 성경은 배척을 받았다는 말로 되어있으나 원문은 예수님이 나사렛 사람들 신앙의 걸림돌이 되고 말았다는 의미이다. 빛이 왔으나 어둠이 그 빛을 알지 못한 것이다. 예수님은 이 땅에 선지자로 그리고 제사장으로 또 왕으로 오셨다. 따라서 4절에서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선지자라고 말씀하시는 것은 예수님께서 스스로를 메시아라고 생각하시는 자의식이 있었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고향에서 떠나 온 예수님은 제자들을 파송하신다. 제자들에게 예수님께서는 사역을 위한 인간적인 준비를 하지 말 것을 이야기하신다. 먹을 것이나 돈을 준비하지 말라는 말씀이다. 그리고 사치스런 준비도 하지 말고, 대접받는 것을 따라다니지 말 것을 요구하신다(8-10절). 그리고 귀신을 제어하는 권능을 주시고 그들을 파송한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파송을 받아 3가지의 중요한 일을 한다. 하나는 회개할 것을 외치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께서 처음 복음을 이야기하실 때부터 선포된 말씀이었다. 두 번째는 귀신을 쫓아내는 일을 했다. 하나님의 나라가 선포되기 때문에 귀신의 나라는 물러가야 했고, 제자들은 최전선에서 귀신들과 전투를 벌였을 것이다. 그리고 하나님 나라의 오심으로 하나님의 통치가 드러난다. 병자들이 나음을 입었다는 것이다(12-13).  

묵상 : 어둠은 빛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 빛으로 인해 시험에 들기도 한다. 그러나 우리는 어둠을 향해 복음을 비추는 자들이다. 그러나 어둠이 빛을 인정할 수 없었던 것은 그들이 예수님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는 선입견 때문이었을 것이다. 선입견을 깨는 것은 우리들의 삶에 의해 결정된다. 그래서 예수님은 제자들을 보내면서 어둠과 싸우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말씀하신 것이다. 즉, 우리는 하나님 나라의 최전선에서 사탄의 나라와 싸우는 사람들이고, 우리를 통해 하나님의 일하심이 드러날 것이다.  

마가복음6: 14-29 : 마가는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심으로 예수님께 대한 이야기가 퍼지고 그 이야기가 헤롯에게 까지 갔음을 이야기한다(14절 : 이에 예수의 이름이 드러난지라 헤롯왕이 듣고). 헤롯은 예수님을 자신이 죽인 세례 요한이 되살아 난 것으로 생각했다. 헤롯은 ‘세례 요한이 죽은 자 가운데서 살아났도다 그러므로 이런 능력이 그 속에서 일어나느니라’라고 말했다. 예수님과 예수님의 제자들의 일들이 엄청난 능력을 드러냈기에 헤롯이 이렇게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헤롯의 예수님께 대한 이런 견해와 달리 그의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부활한 엘리야나 선지자정도로 생각했다(15절).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이들의 견해는 예수님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없기 때문에 예수님을 외적으로만 전해 듣고 나온 판단이며, 예수님을 메시아로 인정할 수 없었던 당시의 서기관들의 판단이다.

마가는 예수님을 세례 요한의 부활로 생각하는 헤롯이 과거에 어떻게 세례 요한을 죽였는지를 이야기한다. 여기서 마가가 이야기하는 헤롯은 헤롯 안티바스라는 왕이다. 헤롯 안티바스는 예수님이 태어날 당시 유아들을 죽이라고 명령한 헤롯 대왕의 아들이고, 헤롯이 죽으면서 갈릴리와 뵈레아지역의 분봉왕이 된 사람이다. 이 사람은 자신의 이복동생인 헤롯 빌립1세의 아내인 헤로디아와 결혼한다. 세례 요한은 동생의 아내와 결혼하는 문제에 대하여 헤롯 안티바스를 책망했고, 헤롯 안티바스의 아내가 된 헤로디아에 의해 죽임을 당하게 된다(6: 21-29). 세례 요한의 죽음을 이야기하는 마가는 첫째로 헤롯 주변의 사람들이 의로운 자의 죽음 앞에서도 침묵하고 있다는 사실을 이야기하고 있고, 두 번째로 세례 요한이 죽게 되는 과정을 상세하게 이야기함으로 세례 요한이 죽게 된 그 과거의 사건이 예수 그리스도를 바라보는 헤롯 안티바스에게는 마치 어제 일어난 사건처럼 되 살아 나고 있음을 보여줌으로 그리스도를 바라볼 때 사람들의 마음속 깊은 곳에 감추어있던 죄의 모습을 보게 된다는 것을 이야기한다.  

묵상 : 세상은 하나님의 정의가 묵살될 때 외면하게 된다. 헤롯의 잔치에 참여했던 사람들이 그러했듯이 말이다. 그리고 그 사건은 기억 저편으로 묻히는 것 같이 보인다. 그러나 하나님의 나라가 그 존재감을 하나님 나라의 사역자들이 그리스도로부터 받은 능력을 행함으로 세상에 드러낼 때, 세상은 드러나기 시작하는 하나님 나라 앞에서 과거의 깊은 죄악에 불안해하게 된다. 빛이 어둠에 비취면서 어둠에 감추어졌던 것이 드러나게 되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빛으로 오셨기 때문에 우리 역시 헤롯과 그의 수하들처럼 우리들에게 있는 어둠들이 드러나게 될 것이다. 그때 우리가 빛이신 예수님 앞으로 나가면서 할 수 있는 일은 참으로 어둡고 추했던 우리들을 부르시고, 인정해주시고, 그의 백성 삼으신 하나님께 감사하는 일 뿐이다.  

마가복음 6: 30-44 :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뜻대로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12 회개하라 전파하고 /13 많은 귀신을 쫓아내며 많은 병자에게 기름을 발라(막6:12-13)’ 고치는 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제자들은 모여 자신들이 ‘행한 것’과 ‘가르친 것’을 예수님께 보고했다. 예수님은 수고한 제자들에게 쉴 것을 권하고 쉴만한 곳을 찾아가신다. 사람들은 예수님이 움직이는 것을 따라다닌다. 많은 사람들, ‘모든 고을로부터’ 나온 ‘큰 무리’가 예수를 따라왔고, 예수님은 ‘목자없는 양 같은’ 이들을 불쌍히 여기셨고, 그들을 가르치셨다. 그리고 예수님과 예수님을 따라는 사람들에게 새로운 상황이 만들어진다.

새로운 상황을 먼저 이야기한 쪽은 예수님의 제자들이다. 그들은 지금의 상황을 ‘빈들이고 날이 저물어 간다’는 말로 이야기한다. 예수님의 제자들이 본 가장 시급한 문제는 예수님을 따라온 사람들을 먹이는 문제였다. 그리고 그 해결 방법으로 ‘무리를 보내어 두루 촌과 마을로 가서 무엇을 사 먹게 하옵소서’라고 건의한다. 그러나 예수님은 새로운 안을 이야기하신다. 그것은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것이다. 제자들은 예수님의 답변에 가장 이상적인 제안을 한다. 이들을 먹이려면 최소한 이백 데나리온의 돈이 필요한데, 그것이 가능하겠는가? 라는 말이다. 이백 데나리오은 지금으로 치면 약 1600만원 정도의 돈이다. 가난 하게 공동체를 꾸려오던 제자들의 입장에서는 엄청난 거금이고, 그런 돈이 있을리 만무하다. 따라서 제자들의 이 말 속에는 ‘예수님, 불가능한 일입니다’라는 입장과 함께 그 불가능함을 예수님께 이성적이고 설명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제자들의 생각과 달리 예수님은 다른 말씀을 전하신다. ‘너희가 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 무엇인가?’ 라는 질문이다. 그들이 구할 수 있었던 것은 떡 5조각과 물고기 두 마리였고, 예수님은 사람들을 무리지어 앉게 하셨고, 하늘을 우러러 축사하시고 떡과 물고기를 떼어 나누어 주신다. 그리고 남자만 오천 명이 식사를 하고도 떡 조각과 물고기를 12바구니에 담을 정도로 남는 기적을 일으키셨다. 지혜로운 인간의 방법을 거부하신 예수님은 미련해 보이는 방법으로 그의 백성들을 먹이셨다. 

묵상 : 마태복음 4장에서 사탄이 첫 번째로 예수님을 유혹한 것은 돌을 떡으로 만들라는 것이었고, 예수님은 그럴 수 있는 충분한 능력이 있으심에도 불구하고 하나님의 능력을 자신의 육신위해서 쓰지 않으심으로 그 시험을 이기셨다. 그리고 그의 나라가 증거 되고 그의 백성들이 광야에서 굶주릴 때 주님은 하나님께서 과거에 그의 백성 이스라엘에게 만나를 내리시듯 먹을 것을 공급하신다. 차이가 있다면, 예수님은 그의 공동체가 가지고 있는 것으로 그들을 먹이셨고, 예수님께서는 그의 백성들에게 질서를 요구하셨고, 하나님께 대한 전적인 의지를 보여주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예수님의 제자들도 이 사역에 동참 할 수 있었다.  

마가복음6:45-52 : 어병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모든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요한복음 6장에는 오명이어의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이 ‘예수께서 행하신 이 표적을 보고 말하되 이는 참으로 세상에 오실 그 선지자라 하더라(14절)’라고 말했음을 전해준다. 그리고 예수님 역시 자신을 따라온 사람들을 보면서 ‘너희가 나를 찾는 것은 표적을 본 까닭이 아니요 떡을 먹고 배부른 까닭이로다(26절)’라고 말씀하신다. 마가는 이런 속 이야기를 전하는 것보다는 오병이어의 기적이 끝난 상황을 이야기함으로 당시 기적을 체험한 사람들의 마음을 보여준다. 즉, 제자들이나 무리들을 ‘재촉하심’으로 그들을 흩으시는 예수님의 모습에서 그들이 기적의 여운에 취해있었다는 것이다. 무리들을 흩어 헤어지게 만드신 예수님은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산으로 기도하려 가신다.

제자들의 배는 다시 갈릴리 호수의 폭풍을 만난다. 언제나처럼 예수님의 제자들은 사력을 다해 위기를 이겨내려고 노력한다. 그들은 힘겹게 노를 저으면서 바람을 이기려하고, 주님은 그들이 힙 겹게 노를 젓는 모습을 바라보신다(48절). 그리고 폭풍이 이는 바다를 걸어 제자들에게 가신다. 당면한 어려움 앞에 고생하던 제자들은 예수님을 바라보면서 ‘유령’이라고 생각했다. 제자들의 모습은 언제나 이성적이고, 예수님은 그들의 이성적인 생각을 뒤집으신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자신’을 드러내신다. 50절의 ‘내니’라는 말은 모세에게 하나님께서 주신 하나님의 이름을 헬라어로 축소해서 말씀하시는 것이라고 학자들은 생각한다. 즉, 예수님은 모세를 부르셨던 그 하나님이신 것이다. 마가는 제자들의 놀람을 이야기한다. 그리고 그 놀라는 이유를 ‘그 떡 떼시던 일을 깨닫지 못하고 도리어 그 마음이 둔하여졌음이러라’ 고 말한다. 제자들이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라는 사실을 모른다는 것이다. 광야에서 예수님께서 행하신 오병이어의 기적만 깊게 생각했어도 그들은 예수님이 누구신지를 알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은 폭풍우와 파도에 밀려 예수님에 대한 깊은 묵상이 없었다. 그리고 예수님의 행하시는 일을 보면서도 예수님이 누구신가에 대한 이해를 하지 못했다.  

묵상 : 사람은 언제나 자기의 일 자체에 매몰된다. 그래서 일의 본질도 이해하지 못하고, 그 일의 의미도 이해하지 못한 채 일을 한다. 제자들 역시 그런 상황에 빠졌다. 예수님은 그들이 고통당하는 것을 보시고 그들에게 다가갔지만, 예수님의 제자들은 자신들의 고통에 빠져 예수님께서 자신들을 보시고 계신 것도, 그리고 바로 어제의 예수님의 행적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이런 일들은 우리의 삶에도 얼마든지 있다. 교회의 본질을 잊어버린 대형교회의 ‘일들’, 번창하는 사업의 의미를 잊고 사업에만 열을 내는 사람들의 ‘일들’이 그것이다. 그래서 신명기에는 삶의 풍요로움 속에서 ‘12 너는 조심하여 너를 애굽 땅 종 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내신 여호와를 잊지 말고 / 13 네 하나님 여호와를 경외하며 그를 섬기며 그의 이름으로 맹세할 것이니라(신6:12-13)’라고 말씀하신다.

오성환 목사(신학포럼 빛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