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본문은 눈에 보기 좋은 쪽을 선택했던 롯이 그 대가를 치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롯이 처음에는 소돔 근처에 장막을 쳤다가 곧 소돔 안으로 이주를 한 것으로 보인다. 아브라함은 당시 아모리 족속 마므레 상수리 수풀 근처에 거했다고 했는데 여기 ‘거주했다’는 단어가 임시적인 거주를 의미한다면(13), 롯이 소돔에 ‘거주했다’는 단어는 영구적인 거주를 의미하는 다른 단어가 쓰였다(12). 아브라함은 임시로 거주하기 위해서라도 아모리 족속과 동맹을 맺었던 것으로 보인다. 또 이때는 아직 아모리 족속의 죄악이 관영치 않았던 때였다(창 15:16). 아브라함은 이들 동맹군과 자신의 군대를 이끌고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3. 승리하고 돌아오는 아브라함을 맞은 두 사람의 왕이 있다. 한 사람은 멜기세덱이다. 그는 살렘(예루살렘)의 왕이고 제사장이었다. 그는 조상에 대한 어떤 소개도 없이 성경에 등장한다. 그는 아브라함보다 더 하나님과 가까운 사람이고 예수 그리스도의 모형이다. 멜기세덱의 보좌에 앉은 이스라엘 왕, 다윗은 자신의 위대한 후손이 멜기세덱의 반열을 좇아 제사장이 될 것이라고 예언했다(시 110:4). 멜기세덱은 떡과 포도주로 전쟁에 지친 아브라함을 영접했고 하나님 앞에 아브라함을 축복했으며 하나님을 송축하였다. 멜기세덱의 축복은 아브라함에게 얼마나 큰 믿음의 확신을 주었겠는가! 하나님은 아브라함의 모든 대적을 꺾으시는 분이시다. 아브라함은 자기보다 높은 자로부터 받은 축복을 인정하고 그에게 십일조를 드림으로써 그것을 표시했다.

4. 이스라엘 백성에게 모든 대적을 꺾으시는 하나님에 관한 이 사건이 얼마나 의미있었겠는가? 광야에서 많은 전쟁을 치르는 가운데, 가나안 땅에 들어가서 수많은 가나안 족속들과 블레셋 사람들과의 전쟁에서, 이후의 역사에서도 주변의 모든 강대국들과의 싸움에서 그들은 아브라함에게 주신 약속을 지키시고, 멜기세덱을 통해서 주신 축복을 이루시는 하나님을 신뢰하는 법을 배워야 하지 않겠는가?

5. 아브라함을 맞았던 두 번째 인물은 소돔 왕이다. 그는 사람들은 자기에게 돌려주고 전리품은 가지라고 아브라함에게 말했다. 아브라함은 이 제안을 하나님이 주신 축복이고 선물이라고 당연하게 여길 수도 있었다. 그러나 아브라함은 이것을 분별할 수 있었다. 멜기세덱의 축복이 아브라함으로 하여금 소돔 왕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하게 하는 분별력을 주었고 아브라함의 믿음을 자극했다. 아브라함은 단순한 전리품 이상의 영속적인 것을 바라보았다. 하나님의 영원한 약속의 성취를 그는 원했다.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은 모두 받지만, 소돔 왕으로부터는 실오라기 하나도 취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우리가 하나님의 성품과 약속의 의미를 깨닫는다면 이런 식의 제안들이 가지는 매력이 얼마나 우스운지를 알게 될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은 모든 성공, 즐거움, 위로 그리고 번영이 오직 하나님께 달렸음을 알아야 하고 그의 믿음은 아브라함의 믿음처럼 어떤 것이 하나님에게서 온 것이고 어떤 것이 세상에서 온 것인지 구별할 수 있는 믿음이어야 한다. 우리에게 복을 주거나 복을 주겠다고 제안하는 사람의 동기와 본성을 분별하는 것도 중요하다.

6. 하나님은 자기 백성이 세상에서 승리하도록 능력을 주신다. 하나님의 백성은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위해 싸우도록 부름을 받았고 승리를 약속 받은 사람들이다. 성도를 넘어뜨리는 것은 승리 이후 혹은 승리의 절정에서 찾아온다. 그것은 세상적 이익과 하나님의 축복을 구별하지 못하게 유혹한다. 하나님의 백성은 영적 싸움에서 승리하더라도 성공의 절정에서 모든 영광을 하나님께 돌리지 않고 찬탈할 위험을 의식해야 한다. 승리의 근원이 하나님임을 알고 세상에서 오는 유사품에 속지 않아야 한다. 세상에 대한 승리와 약속된 축복이 하나님 한 분으로부터 오는 것임을 깨닫는 일은 성도로 하여금 세상의 이익을 받아들이는 위험을 분별하고 하나님의 손상되지 않은 축복을 기다릴 수 있게 한다.

7. “하나님 아버지, 저희의 모든 성공과 번영과 축복은 오직 하나님께로부터 옴을 알게 하시고 세상이 주는 것과 하나님께서 주시는 것을 분별하는 믿음을 더 하여 주사 무엇을 거절하고 무엇을 받아야 하는지 아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