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것은 언제나 좋고, 언제나 옳다. 외국의 문물이 물밀 듯이 들어와도, 그리고 외국 것이 우리 것보다 더 좋은 듯 보일지라도 우리말이 좋고 편하고, 우리 땅에서 나는 음식들이 맛있고, 우리들 옷이 가장 예쁘다. 그래서인지 외국에 나가서 한국말 쓰는 사람을 만나면 반갑고, 나하고는 별 상관이 없어도 외국에서 우리나라 기업 간판을 보면 자랑스럽다.

마찬 가지로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나라’의 백성된 우리들은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서의 삶이 좋다. 때로는 세상이 요구하는 삶 앞에서 스스로 하나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의심하기도 하지만, 우리를 위해 십자가에서 죽으시고 부활하신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으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간다. 하나님의 사랑이 좋아서 우리는 기쁨으로 하나님을 향한 순례의 길을 간다.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인 우리는 하나님의 명령 앞에서 우리들의 것을 내려놓을 수 있다. 에스라1장에서 바사왕 고레스를 통해‘이스라엘의 하나님은 참 신이시라 너희 중에 그의 백성 된 자는 다 유다 예루살렘으로 올라가서 이스라엘의 하나님 여호와의 성전을 건축하라(에스라1:3)’는 명령을 받고, 삶의 터전을 내려놓고 예루살렘으로 돌아가 성전을 건축한 사람들이 바로 그런 사람들이고, 그들은 갈대아 우르를 떠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해서‘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창세기12:1)’가나안을 향해 길을 옮긴 아브라함과 같은 믿음을 가진 자들이고, 시어머니인 나오미의 삶을 보고 고향으로 돌아가라는 나오미에게 ‘내게 어머니를 떠나며 어머니를 따르지 말고 돌아가라 강권하지 마옵소서 어머니께서 가시는 곳에 나도 가고 어머니께서 머무시는 곳에서 나도 머물겠나이다 어머니의 백성이 나의 백성이 되고 어머니의 하나님이 나의 하나님(룻기1:16)’이라고 고백한 룻의 믿음을 가진 사람들이다.

2. 같은 믿음을 가진 사람들은 만나면 기쁘다. 교회가 어디든지 혹은 무슨 직분을 가졌는지 상관할 것 없이 기독교인의 만남은 그 자체가 기쁨이다. 아니,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모든 기독교인들에게 기쁨의 이유가 되어야 한다. 우리들이 그리스도인인 것이 좋고, 내가 다른 그리스도인들에게 기쁨의 이유가 되기를 원할 수 있는 근거는 우리들의 삶의 바탕이 ‘내 뜻대로 하지 마옵시고’라는 예수님의 본을 따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세상의 원리는 내 뜻을 이루는 것이다. 세상적인 사랑을 이야기하는 에로스 역시 내가 원하는 사랑을 상대방이 받아줄 때 상대방이 나를 사랑한다고 느끼는 그런 사랑이다. 그래서 에로스를 이기적인 사랑이라고 한다. 사랑의 주체가 ‘나’에게 있다는 말이다. 이런 사랑의 형태는 그 대상에서는 차이가 나도 본질적으로 별 차이가 없다. 심지어 부모의 사랑도 궁극적으로는 그렇다. 그래서 이사야는 하나님의 사랑을 이야기하면서‘여인이 어찌 그 젖 먹는 자식을 잊겠으며 자기 태에서 난 아들을 긍휼히 여기지 않겠느냐 그들은 혹시 잊을지라도(이사야49:15)’라고 이야기한다. 가장 이타적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보모도 혹 그 자식을 잊을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하나님이 우리를 사랑하시는 방법은 그렇지 않다. 우리를 사랑하시기 위해 예수님은 ‘내 아버지여 만일 할 만하시거든 이 잔을 내게서 지나가게 하옵소서 그러나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태복음26:39)’이라고 기도하신다. 내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이 우선이고, 내가 아닌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한 사랑이 우선이라는 말이다. 그래서 우리는 그리스도인이 되었고,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감당하기를 원한다.

3. 바울은 ‘예수하기(Doing Jesus)’를 시작한 사람이다. 바울은 예수님을 만나면서부터 예수를 본받기 원했고, 그래서 자기가 추구하던 모든 것들을 배설물로 여길 정도로 오늘 예수님을 본받아 ‘내 뜻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를 삶에서 실천한 사람이다. 오늘 본문은 예루살렘으로 가기 원하는 바울을 만류하는 사람들과 바울의 이야기이다. 누가는 이 사건을 전도자 빌립의 4 딸들의 말이 틀린 말은 아니라는 전제에서 이야기한다. 이들의 말은 맞는 말이고, 이들의 말을 따르는 것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당연한 일이였을 것이다. 문제는 바울의 반응이다. 예루살렘으로 가지 말라는 예언 앞에서 바울은 ‘여러분이 어찌하여 울어 내 마음을 상하게 하느냐 나는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 결박당할 뿐 아니라 예루살렘에서 죽을 것도 각오하였노라(사도행전21:13)’라고 말하는 것이다. ‘예수하기(Doing Jesus)’를 통해 여러 가지의 제약을 경험할 수 있다해도 바울은 ‘내 뜻대로’가 아니라 오직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하나님의 뜻을 위해 살아가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4. 바울은 이렇게 스스로를 낮추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기 위해 낮아지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하늘에 있는 자들과 땅에 있는 자들과 땅 아래에 있는 자들로 모든 무릎을 예수의 이름에 꿇게 하시고 / 모든 입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주라 시인하여 하나님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셨느니라(빌립보서2:10-11)’라고 말한다.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마태복음26:39)’를 통해 나의 삶에서 높아지고 드러나는 것은 하나님의 영광이고, 하나님의 이름의 올바른 가치와 함께, 하나님은 우리를 높여주신다는 말이다. 이렇게 예수님을 본받은 자 된 바울은‘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태복음26:39)’라고 말함으로 예수님이 구원을 이루셨듯이,‘내 뜻대로’가 아니라 오직 ‘주 예수의 이름을 위하여’삶을 감당함으로 복음을 온전하게 드러냈다.

‘예수하기(Doing Jesus)’는 이렇게 ‘나의 원대로 마시옵고 아버지의 원대로 하옵소서(마태복음26:39)’라고 말함으로 시작되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다. 우리는 믿음으로 이 새로운 삶의 방식을 받아들인 ‘예수하는(Doing Jesus)우리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