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식 목사가 ‘헌금없는 주일예배’에 대한 설교했던 내용은 성서적일까? 나는 그의 발상이 결코 복음적이 아니라는 전제 하에 이 글을 시작하고자 한다. 그의 전임목사는 사례비를 안 받겠다고 공언하여 사례비에 의존하여 살면서 목회하는 목회자들을 곤궁에 빠트린 적이 있었다. 그는 약 9년 전에 미국의 한인교회들의 초청으로 순회설교를 하면서 "책 인세가 10년 넘게 십일조 한 것만큼 통장에 있다"라고 하였다. 무답시 사례비를 받는 지극히 평번하고 정상적인 목회자를 비정상적인 목회자라도되는 것인양 어이없는 논쟁과 부작용을 유발시켰던 그의 전임자의 행실에 대해서 오대식 목사는 진지하게 생각했어야 했다고 본다.

최근 그와 유사한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높은뜻 정의교회' 오대식 목사의 설교가 한국교회의 이슈가 되고 있다. 그의 설교가 왜 한국교회를 어수선하게 하는가? 심지어 이것을 옳은 일이라고 잘못 평가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가 무엇을 심각하게 고려해야만 했는지 알아보자.

첫째, 설교가 사석에서 시작되었다.

오대식 목사는 설교를 다음과 같은 시작했다.  

“오늘 설교제목이 범상치 않습니다. 오늘은 성경본문의 말씀을 해석하는 것이라기보다는 우리교회가 나아갈 방향과 목회대한 생각, 구상을 말씀할 것입니다.”

말씀을 전하는 자는 자신의 소견과 의중을 어필하는 사람이 아니다. 하나님이 오늘 우리들에게 주신 말씀을 해석하는 일 없이, 자신의 생각과 구상을 성경 본문에서 찾아내어 현실로 끌고 가는 제목 설교의 한계를 고스란히 드러냈다. 

설교자는 본문을 해석하고 강당에 오르는 것이 정석이며 기본이다. 주석의 결핍은 성도들에게 혼돈을 주며, 바른 신앙관을 제공하지 못한다. 주석은 본문이 무엇을 증언하고 있는지를 이해하고, 그 이해한 내용을 보도하는 행위이다. 성경이 무엇을 증언하는지에 대한 집요한 질문 없이, 사적인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은 성도를 잘못된 방향으로 이끌 수 있다. (불행히도 이러한 행태는 그의 전임자를 비롯한 예장 통합의 유명한 목회자들에게 더 자주 발견되고 있는 현상이다). 설교자는 철저하게 ‘엑세게오마이(exegeomai)가 되어야 한다. 즉, 본문의 소리를 듣고 그것을 그대로 보도하는 노력을 다 해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오 목사는 설교를 자신의 말의 장을 만들어 버렸다. 물론 본문이 의도하는 내용을 무시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그 본문이  의미하는 바를 먼저 전했어야 했다. 설교가 사사로운 풀이 즉 사석(eisegesis)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인데, 그런 우를 범하고 말았다. 주석(註釋, exegesis)이 되었어야 했는데 그렇지 못했다. 

오대식 목사의 음성과 인상은 청중을 차분하게 설득하는 스타일이다. Aristotle은 ‘연사의 참된 인격이야말로 청중을 설득하는데 가장 강력한 무기'가 된다고 언급했다.(Aristotle, Readings in Classical Rhetoric, ed., Thomas Benson and Michael Prosser(Bloomington: Indiana University Press, 1969), 57). 사람들이 그의 메시지를 충분히 받아들이게 만드는 성품과 스타일을 소유한 오 목사가 본문을 간과하지 않고, 먼저 본문을 그대로 전했다면 참 좋았을 것이다.

Bryan Chapell은 그의 책  ‘Christ –Centered Preaching’(역:그리스도 중심적 설교)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Bryan Chapell, Christ-Centered Preaching (Grand Rapids, MI, 1994), 63.)

"자신의 생각과 구상은 성경저자의 의도에서 벗어날 수 있으며, 이는 청중을 지나치게 의식한 탓일 수 있다"

▲ 오대식 목사(높은뜻정의교회)

둘째 헌금과 연보를 구분했어야 했다.

헌금은 사람에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다. 헌금을 임으로 사람을 위해 쓴다면, 자칫 인간이 공중의 새와 들에 핀 백합화도 돌보며 키울 수 있다는 교만에 이르게 될 것이다. 어떻게 이런 엉터리 발상으로 가뜩이나 헌금 문제로 세상으로부터 욕을 먹고 있는 교회들에게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것인지 ...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출애굽기 23:15절의 "빈손으로 오지 말라"는 말씀의 뜻을 오대원 모사는 모르는가? 하나님께 드리는 예물 속에는 회개와 감사가 내포되어 있다. 감사와 회개가 포함된 헌금을 사람을 위해 쓴다면(일주일 동안 죄 안 짖고 살 수 있는 사람들은 예외) 어찌 예배를 드렸다고 할 수 있겠는가?

연보와 헌금을 같은 말이라고도 볼 수 있지만, 엄격하게 개념을 구분할 필요도 있다. 헌금이라 함은 먼저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하나님께 바치고, 그렇게 드려진 마음으로 하나님께 드리는 물질이 헌금이다. 예배 시간에 마음을 하나님께 바치는 것이 헌금의 중요한 요소이다. 신학적으로 헌금은 “그 말씀대로 살겠습니다”라는 의미가 포함되었다.

그러면 연보라는 것은 무엇일까? 연보는 헬라어로 ‘로케이아스’이며, 헌금과 구분된다. 영어로 Collection 이다. 모금하는 것이다. 교회라는 공간에서는 헌금이라는 단어가 적당하고, '연보'는 어디에서나 사람들을 돕기 위한 목적으로 행해지는 '모금', 또는 '기부'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다. 즉, 헌금은 offering이고 연보는 collection이라 볼 수 있다. 

오대식 목사는 설교 말미에 헌금함을 막아놓겠다고 설교했다. 구제에 관한 연보가 줄어들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헌금함을 아예 막아버리겠다는 구상인지는 모르겠다. 가난한 자들을 위해 연보하겠다는 취지를 강조하기 위해 헌금함을 봉하겠다는 발상이 과연 하나님 보시기에 옳은지? ... 고심에 고심을 더 했어야 했다.

혹 이렇게 했으면 어떠했을까? 연보함을 따로 설치하는 하고, 또한 당일 드린 모든 헌금을 구제헌금으로 사용하겠다고 알렸으며 더 좋지 않았을까 ...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오대원 목사가 설교 준비를 할 때, 말씀이 성육신화 될 것을 위해 기도하고 준비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설교의 제목 때문에 더욱 더 관심과 논란이 일어나 버렸다. 요즘 사람들이 내용이 무어인지 찬찬히 챙겨 읽는 사람이 많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여, 제목부터 신경 쓰면서 설교 원고를 작성하는 현명함이 있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헤돈 로빈슨(Haddon W. Robinson)은 "말씀의 사역자로서 오늘 선포한 내용의 정당한지? 타당한지? 그리고 효력이 있을지?에 대해 생각하라"고 조언하였다(Haddon W. Robinson, Biblical Preaching (Grand Rapids, Michigan,1980), 80.) 오늘날 한국교회에 참 이상한 기류가 흐른다. 절대주의 입장에서 상대주의 입장을 해석하는 일에 대해서 거부하는 기류가 있다. 성경의 뜻과 거리를 둔 설교자를 객관적으로 검증하기 보다는, 왜 그런 설교를 했는지에 대한 상대주의 입장을 먼저 고려한다는 것이다. 

후자의 내용을 옹호하는 논평과 댓글에 복음의 진수를 제대로 알아야할 뭇 성도들에게는 큰 오인을 유발하는 계기도 된다. 함께 유학했던 목사가 이런 말을 한다. 소영웅주의(heroism)를 버려야 하는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