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말씀묵상] 창세기 10~11장 교만한 자를 흩으시고 낮추시는 하나님 (찬 28)

1. 10장에는 노아의 세 아들로부터 온 땅에 흩어지게 된 열국의 목록이 나오고, 11장은 바벨탑 건설을 통해 인류가 하나되어 하나님을 반역하는 시도를 하나님께서 심판하심으로써 언어를 나누시고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신 일을 보여준다. 노아의 세 아들을 통해서 퍼지게 된 자손의 계보에는 모두 70개의 이름이 나오는데, 이것들은 부족, 성읍, 성읍에 거주하는 사람들, 국가들 그리고 다양한 개인의 이름들이다. 이 목록은 이 인류학적(백성들), 언어학적(부족들), 정치적(국가들) 그리고 지리적인(성읍들) 기준으로 분류된 것이다. 그리고 이 목록은 단순히 조상들의 이름을 제공하는데 관심을 갖지 않고 이 아들들이 무엇이 되었는지에 관심을 가진다. 이 중심에는 가나안 땅을 차지한 가나안 족속과 함의 계보인 니므롯에서 유래한 동방의 세력들이 있었음을 보여준다. 또 본문은 지상 모든 민족들 가운데 하나님의 손이 역사하고 계심을 보여준다. 그들은 하나님의 일반 은총 아래서 번성해간다. 그러나 니므롯이 세운 바벨론 같이 강한 민족에게 소망이 있는 것이 아니다. 소망은 오직 민족들을 다스리시고 자신의 새로운 민족을 준비시키시는 하나님으로부터 온다.

2. 10:25에서 셈의 계보에서 ‘나뉘다’는 뜻을 가진 이름 벨렉을 통해서 암시한 바, 11장의 바벨탑 사건을 통해서 언어와 땅이 나뉜 것은 하나님의 심판의 증거다. 죄의 감소를 위해서 민족의 분리를 사용하시는 하나님의 의도는 언어를 치심으로 인류를 분열케 하심으로 나타난다. 오늘날 민족의 경계로 현존하는 언어들의 숫자는 사실상 죄의 기념물이라고 할 수 있다.

3. 바벨이라는 이름은 10:9~10절에서 니므롯이 시날 땅에 세운 바벨론에서 온 것이다. 이 탑은 바벨론 문화의 상징이다. 고대 바벨론에는 지구라트라고 불리는 계단식 탑이 존재했다. 느부갓네살 때 ‘머리를 드는 집’이라 불린 건축물은 마르둑 신의 성소였는데, 70층의 탑 꼭대기에 신전이 세워졌다. 이 건축물의 규모는 밑면의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90m 였다. 이 건축물이 고대의 것을 재건한 것이라는 점을 볼 때, 바벨탑은 그보다 더 규모가 컸을 것이다. 바벨탑을 쌓은 사람들의 리더는 니므롯이었을지 모른다. 이 사건은 바벨론이란 나라의 정체는 교만하여 자기를 높이고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력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하나님은 이런 존재를 심판하신다. 바벨론에 대한 심판은 많은 선지자들이 예언했고, 마지막에는 하나님을 대적하는 세상의 상징으로 등장하여 일시간에 멸망하는 것이 사도 요한에 의해서 선포되었다(계 18). 이 심판이 이전의 다른 심판들과 다른 점은 여기에는 그 어떤 소망도, 약속도, 피할 방법도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벌거벗은 죄인들을 위한 가죽옷도, 도망자를 위한 보호의 표시도, 하늘의 무지개도 없다. 아브라함 이전의 원시역사는 이 심판으로 인한 흩어짐과 철저한 혼란으로 끝을 맺는다. 축복을 찾아볼 수가 없다. 세상은 이제 새로운 하나님의 역사를 기다려야만 하는 것이다.

4. 이스라엘 민족이 이 이야기를 들었을 때 무엇을 배웠을까? 바벨탑 사건과 언어의 혼잡 심판은 이스라엘을 향한 하나님의 경고였다. 그 경고는 불순종하는 민족은 누구든지 솜씨와 능력에 상관없이 부끄러움을 당하고 낮아지게 된다는 것이다. 하나의 민족으로 살아가려면 반드시 하나님의 뜻과 그 말씀에 순종해야 한다는 것을 그들은 배워야 했다. 순종을 거부하는 민족은 흩어짐을 당하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이스라엘은 결국 먼 미래에 불순종으로 흩어짐을 당하게 된다.

5. 11장의 마지막 부분(10~26)에는 다시 셈의 자손의 계보가 나온다. 이 족보의 의도는 아브라함의 조상을 추적하기 위한 것이다. 아브라함은 이 족보에서 노아와 연결된다. 이 족보는 사실 노아에서 아담까지의 연결을 보여주는 5장의 족보와도 관련이 있다. 결국 성경의 저자가 보여주려는 것은 아브라함이 첫 사람 아담의 실패를 회복할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와 관련을 지닌다는 사실이다. 하나님께서 아브라함을 부르신 것은(12:1~3) 흩어진 민족 가운데서 한 사람을 선택하여 한 민족을 세우겠다고 약속하신 주권적인 은혜다. 이 족보는 독자로 하여금 아브라함의 부르심을 준비하게 한다. 이 족보가 5장의 족보와 다른 점이 무엇인가? 5장의 족보에는 죄의 결과로 말미암아 죽음이 인간을 지배하고 있음을 강조하기 위해서 ‘죽었고’라는 말이 반복되지만, 여기서는 죽음에서 벗어나 약속으로 나아가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 그 단어가 생략되어 있다. 비록 인간의 수명은 줄어들었지만, 생명과 확장을 강조하는 것이다. 이제 이야기는 아브라함과 그 후손인 이스라엘을 통해서 하나님께서 보여주시는 구원의 역사로 전환되고 있다.

6. 홍수 심판 후, 노아로부터 시작된 인류의 새로운 역사도 결국 죄로 얼룩질 뿐 아니라 죄가 그의 모든 자손들에게로 파급되고 확산되는 역사였다. 하나님의 은혜가 없다면 죄인이 할 수 있는 일은 뻔하다. 노아의 포도주 사건 이후, 역사는 계속해서 하강하고 있다. 바벨탑을 쌓아서 하늘에까지 이르려고 시도하지만, 그 놀라운 기념비적인 시도도 하나님께서 하늘에서 내려오셔야만 보실 수 있을 만큼 낮고 별볼 일 없는 것이었다. 하나님을 대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는 삶이 모든 것을 보장하는 열쇠라는 사실을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우리는 배워야 한다. 소망은 니므롯 같은 불세출의 영웅이나, 바벨론 같은 거대 제국으로부터도 오지 않는다. 오직 천지를 창조하신 하나님께로부터 오는 것이다.

7.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스스로 강해지고 높아지려는 것이 하나님 앞에서 얼마나 어리석은 시도인지 깨닫게 하시고 오직 하나님을 경외하고 그 말씀에 순종함이 복임을 알게 하옵소서. 의지할 것 없는 사람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만 신뢰하고 광야 같은 인생을 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