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방주에서 나와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하나님께서 제일 먼저 하신 일은 복을 주신 일이다(1). 그들은 첫 사람 아담과 같이 ‘생육하고 번성하라’는 말씀을 듣는다. 그러나 처음과는 다르다. 이제 인간은 죽임, 도살, 육식을 받아들이게 되었고 동물들은 인간을 두려워하게 된 것이다(2~3). 하지만 금지조항이 있다. 피 채 먹어서는 안 된다(4). 피는 생명이기 때문이다(5). 이것은 피 흘림 자체를 금하는 것이 아니라 생명의 근원으로써 피를 강조하는 것이다. 만일 이 금지조항을 어기고 피 채 먹음으로써 생명을 경시하게 된다면, 하나님께서는 그 피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실 것이다. 5절에서 ‘찾으리니’라는 말은 히브리어로 세 번 반복되는데, 이는 하나님께서 모든 생명의 절대 주인이심을 선언하는 것이다. 인간은 비록 동물을 먹을 수 있었지만, 생명에 대한 무제한의 권능을 가지게 된 것은 아니다. 인간은 하나님이 아니다. 오늘날 동물 학대나 낙태 문제가 다 이와 관련을 가진다. 하나님께서는 스스로 이런 생명 보존에 대한 언약을 노아와 가족들 그리고 모든 동물과 맺으신다(9~10). 다시는 홍수로 심판하지 않으실 것이라는 약속의 증거로 하나님은 무지개를 주셨다(13). 하나님은 무지개를 보며 그 언약을 기억하실 것이다(15). 여기서 기억한다는 말은 역시 ‘하나님께서 노아를 기억하셨다’는 8:1의 의미와 같다.
3. 18절 이하에서 보여주는 것은 노아와 세 아들인 셈, 함, 그리고 야벳을 통해서 온 인류가 발생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중요한 하나의 이야기와 주제가 있다. 가나안(함의 아들)이 처음부터 저주를 받았다는 사실이다. 이스라엘 백성들이 이 사실을 듣게 되었을 때 어떤 느낌을 가졌을까? 아버지 노아가 포도주에 취하여 벌거벗고 자는 것을 본 함이 보여준 행동은 매우 불명예스럽고 음란한 것이라는 뉘앙스를 강하게 전달해준다. 가나안 백성의 문화를 잘 아는 이스라엘 백성은 조상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 그들의 조상과의 관계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비록 가나안의 아버지 함이 잘못을 했고 그 아들 가나안이 저주를 받았지만, 출애굽한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가나안(또는 그 자손)이 저주를 받은 것은 자기 조상들처럼 그들도 행했기 때문이다. 가나안을 저주했을 때, 노아는 함의 아들 가나안에게서 그의 아비 함의 모습을 띤 악의 성향을 예언한 것이다. 함과는 대조적으로, 셈과 야벳이 잠자는 아버지에게 어떻게 행했는가 하는 것을 성경은 세심하게 설명한다. 셈과 야벳은 축복을 받게 되는데 특별히 ‘셈의 하나님 여호와’라고 하심으로써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이름을 셈에게 부여하셨다(26).
4. 노아가 방주에서 나와 농업을 시작했다는 것은 히브리어로 ‘땅의 사람’이 되었다고 표현된다(20). 이것은 단지 그가 농부였다는 것 이상의 의미다. 그가 포도나무를 심었다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다. 성경은 포도와 포도주에 대해 매우 긍정적이다(시 104:15; 삿 9:13; 요 2). 그러나 성전에서 여호와를 섬기는 이들(레 10:9), 서원하는 사람(민 6:2~4), 지도자로서 결정을 하는 사람(잠 31:4~5)들은 포도주 사용에 대한 경고를 받았다. 노아 사건은 술취함과 벌거벗음 그리고 도덕적 방종을 경고한다. 성경은 포도주 자체를 금하지는 않지만, 술취함과 벌거벗음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그래서 모세의 율법에는 이 세 가지 문제를 상당히 심각하게 다루고 금하고 있다. 하나님의 은혜를 입어 홍수 심판에서 살아남은 자들은 여전히 연약하고 죄 가운데 묶여있는 존재들이라는 사실을 성경은 일관되게 증거한다. 이 죄의 속박을 끊어내실 수 있는 분은 오직 두 번째 아담으로 오실 예수 그리스도 밖에는 없다!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없이는 살 수 없는 연약한 인간임을 기억하자.
5. “하나님 아버지, 하나님의 은혜를 입고 평생을 순종하여 살았던 의인 노아도 범죄함으로 넘어질 때에야 저희들은 얼마나 매 순간 마다 주의 은혜를 필요로 하는 존재인지요? 삶의 매순간마다 주님의 은혜를 갈구하고 은혜를 받고 사는 저희가 되기를 원하오니 자비와 긍휼의 은혜를 베풀어주시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