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 교회의 vision 2016은 ‘예수하는(Doing Jesus!) 우리들’이다. 우리가 지난 2015년 1년 동안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되기를 기도했기 때문에 가능한 목표이다. 예수하는 일은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예수 하는 일은 세상 사람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일일뿐더러, 예수하기 위해서 우리는 세상과는 다른 삶을 살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의 삶과 세상이 요구하는 삶은 미묘하게 다르다. 때로는 우리들 자신이 아주 세속적인 모습을 하고 있다는데 놀라지만, 때로는 우리들을 바라보면서 자신들과 다른 말을 하고, 자신들과는 다른 행동을 하는 우리들 때문에 세상은 놀란다. 그래서 우리들은 우리들이 관연 예수님을 믿는 사람들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가 있다. 즉, 교회를 다니면서 가장 궁금한 것은 ‘내가 그리스도인이 맞는가?’라는 것이다. 어릴 때 학생 면려회라는 것이 있었는데, 그때 면려회에서 드리는 예배 때마다 강령이라는 것을 복창했다. 그 내용 중에 하나가 하나님 중심, 교회 중심 말씀 중심의 삶을 살자는 것이었다. 그리고 우리는 특별히 교회를 다니는 것이 그리고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공부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임을 드러내는 원리라고 생각했다.

2. 그러나 성경을 공부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표시인가? 나는 성경을 한두 번도 정독하지 못했는데 스님들 가운데에도 성경을 이미 여러 번 읽었다는 분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심지어 그들에게 있는 인간이 중심이 된 다양한 관점은 목사들이나 기독교인들이 간과하는 것들을 볼 수 있게 만들기도 한다. 그리고 누구나 성경을 읽는다. 교회를 핍박하는 자들도 필독서 가운데 하나가 성경이니까 결국 성경을 공부하고 읽는 것은 ‘나는 그리스도인 입니까?’라는 질문에 좋은 답이 되지 못한다. 기도를 열심히 하는 것 역시 ‘나는 그리스도인 입니다’라는 증거가 될 수 없다. 때로는 인간적인 목표를 위해 ‘지성’을 다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대통령이 되기 위해 혹은 국회의원이 되기 위해 평상시에는 다니지도 않던 종교시설을 방문하는 것은 일종의 ‘지성’이다. 그리고 그런 지성이 통할 때도 종종 있다. 우리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사람들 가운데서 열심히 자기의 소망을 정하고 지성을 다함으로 자신의 소망을 이루었다는 사람들을 본다. 심지어 일 년에 몇 달 동안을 무인도에서 기도하는 무당이 있다는 소리도 들었다. 그렇다면, 기도는 그리스도인들 만의 특권도 아니고, 기도한다는 것이 우리가 그리스도인인 것을 증거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그뿐 아니라 세상에는 교회 공동체보다 더 우아하고, 멋있고, 또 이웃들에게 봉사하는 공동체도 많다. 세상에서 어떤 교회는 세상 사람들에게 욕을 먹기도 학고, 어떤 교회는 교회답지 못하다는 소리를 들어도 교회가 아닌데도 칭찬을 듣고, 사람들이 인정하는 공동체도 있다. 어떤 이유에서든지 내가 다니는 공동체가 교회라는 이유로 우리가 스스로를 그리스도인이라는 것을 입증하지는 못한다. 그 외에도 하나님을 믿지 않으면서도 교회를 다니는 사람들 보다 더 많이 이웃을 위해 기부하고, 더 많이 봉사하는 사람들을 본다. 기부나 사회적인 봉사 역시 우리가 그리스도인인 것을 드러내는 원리는 아니다.

3. 그렇다고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일, 그리고 기도하는 일, 다른 사람들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는 일등이 등한시되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외형적인 종교적인 행위나 선행으로 그리스도인인 것이 입증되지 못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예수님은 예수님 당시에 매우 종교적이었던 바리새 인들과 논쟁하시면서도 ‘무엇이든지 그들이 말하는 바는 행하고 지키되 그들이 하는 행위는 본받지 말라(마태복음23:3)’라고 말씀하셨고, 산상수훈에서는‘너희 의가 서기관과 바리새인보다 더 낫지 못하면 결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태복음5:20)’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바리새인들과 안식일에 대한 논쟁이나, 부모공경에 대한 논쟁 등을 통하여 행위가 아니라 믿음이라는 새로운 삶의 체계를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하나님 나라의 백성임을 이야기하신다. 즉, 그리스도인이라는 말이 작은 그리스도 혹은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이라는 의미를 가진 것처럼, 그리스도인은 그리스도의 가치를 따르고, 그리스도께서 제시하신 삶의 방식을 따르고, 결국에는 그리스도처럼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사람들이라는 말이다. 우리는 이렇게 그리스도를 따르는 사람들이 되기 위해 ‘예수하는(Doing Jesus!) 우리들’이 되기를 원한다. ‘예수한다(Do Jesus!)'는 것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가치를 따르는 일이기 때문이다.

4. 오늘 본문은 옥중에 갇힌 바울이 빌립보 교회에 쓴 내용 중의 일부이다. 바울은 옥중에 있으면서도 불구하고 빌립보 교회를 향해 기뻐하라고 권면하는 편지를 썼다. 사도행전 16장을 통해 우리는 빌립보 교회는 그 출발부터 힘들고 어려웠음을 안다. 빌립보 주민의 대부분이 퇴역한 로마의 장교들이기 때문에 가장 로마적인 도시였던 빌립보에 복음이 들어가는 것이 어려웠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는 아시아로 가기를 원했던 바울에게 ‘와서 도우라’는 마게도니야 사람의 환상을 보게 하셔서 마게도니야의 첫 성인 빌립보로 인도하시고, 자주장사 루디아를 만남으로 만들어진 빌립보 교회는 만들어진다. 빌립보에서 바울은 점치는 귀신들린 여종에게 있던 귀신을 좇아내고, 그 여종을 통해 수입을 얻었던 여종의 주인은 바울과 실라를 고소했고, 모진 매를 맞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울과 실라의 기도로 옥문이 열리며 간수와 그의 가족이 구원을 받는 기적도 있었다. 이렇게 만들어진 교회였지만, 바울이 갇힌 자가 된 이후에 ‘형제 중 다수가 주 안에서 신뢰함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더욱 담대히 전하게 되었’는데, 그 중에는 바울에 대한 ‘투기와 분쟁으로, ....나의 매임에 괴로움을 더하게 할 줄로 생각하여 순수하지 못하게 다툼으로 그리스도를 전파(빌립보서1:14-17)’하는 일도 있었다. 그럼에도 바울은 그것이 예수를 드러내는 일이었기 때문에 기뻐할 수 있었다. 그러나 빌립보에 할례를 자랑하는 유대주의적인 거짓 교사들이 들어왔고, 잘못된 가르침이 빌립보에 전해질 때 바울은 세상적이고 종교적인 행위인‘육체를 신뢰하(3절)’는 삶이 그리스도인의 조건이 아니라 육체를 신뢰하지 아니하고, ‘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3절)’는 삶이야말로 참된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표신인 할례라고 말하고 있다.‘하나님의 성령으로 봉사하며 그리스도 예수로 자랑하(3절)’는 ‘예수하는(Doing Jesus!) 우리들’이 그리스도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