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경의 처음 두 장(창 1~2)과 마지막 두 장(계 20~21)은 놀라운 대조와 통일성을 보여준다. 처음 낙원 에덴의 환경이 마지막 거룩한 성의 모습을 통하여 완벽하게 완성되는 것을 보여준다. 새 예루살렘은 일차적으로는 멸망 받는 큰 성 바벨론(17:1~19:10)과 대조되는 개념이다. 이차적으로는 전투하는 지상교회(2~3장)의 연약한 모습과 대조되는 승리한 교회의 영광스러움을 보여준다. 이것은 끝까지 이긴 지상교회가 장래에 얻게 될 모습이다. 21장의 환상의 내용은, 종말론적 구원(1~8)과 그 도성의 영광(11~14)과 규모(15~21) 그리고 그곳에서의 낙원 같은 삶의 모습이다(21:22~22:3).

2. 처음 창조와 같이 하나님께서는 새로운 창조를 하신다(1). 첫 창조는 사라지고 새 창조가 온다(시 102:25~27; 사 65:17). 이것은 기존의 모든 것이 다 파괴되고 멸절된다는 것이 아니라(벧후 3) 죄와 저주와 위험과 관련된 것들이 없어지고 사라지는 것이다. 8절에 열거되는 것들이 그것이다. 에베소서 1:10대로 그리스도 안에서 만물이 통일된다. ‘바다도 다시 있지 않다’는 표현은 격동함과 요동 그리고 쉼 없이 흔들리는 위험성이 사라졌다는 것을 의미할 것이다(1). 요한이 보는 새 예루살렘은 하나님께로부터 하늘에서 내려오는 성이다(2). 그것은 신부가 남편을 위하여 단장한 모습이었다. 새 예루살렘은 신부 곧 하나님의 교회다. 신부는 성령에 의해서 성부 하나님으로부터 태어난 그리스도의 교회다. 새 예루살렘은 문자적 도시가 아니라 교회, 곧 하나님의 백성이며 그리스도의 신부다. 20:9에서 하나님의 백성은 ‘사랑하시는 성’이라고 묘사되었었다(시 48:1~2, 12~13; 사 26:1). 하나님은 구약성경에서 “나는 그들의 하나님이 되고 그들은 내 백성이 되리라”고 반복적으로 말씀하셨던 언약의 선언을 다시 말씀하신다(3; 렘 31:33). 이제 하나님께서 자기 백성과 맺으시는 교제는 현세의 것과는 전혀 다르지만(3~4), 현세적 개념을 통해 표현되는데, 눈물, 사망, 애통함, 곡함과 아픔이 전혀 없는 교제다. 방해거리가 다 사라진 것이다. 이제 하나님은 “만물을 새롭게 하신다”고 선언하신다(5). 이것은 헛된 선언이 아니다. 하나님은 친히 ‘이 말은 신실하고 참되다’고 보증하신다. 이것이 성도의 산 소망이다(벧전 1:3). 하나님은 처음과 나중이시며 처음부터 마지막을 다 알고 모든 것을 시작하셨고(6; 1:18; 22:13; 사 46:10; 시 90:2), 역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주관하신다. ‘생명수 샘물을 목마른 자에게 값없이 주리니’(6)라고 하신 것처럼 하나님이 주시는 구원은 거저 베풀어주시는 은혜다. 그러나 거절하는 자들에게는 둘째 사망이 기다리고 있다(8; 고전 6:9~11). 둘째 사망은 불과 유황으로 타는 못에 영원히 던져지는 것이다.

3. 이어서 새 예루살렘이 더 상세히 묘사된다(9~27). 이것은 하늘의 삶과 직결된 것이지만 천국 자체는 아니고 영광된 교회가 하나님 앞에 모인 모습이다. 교회의 영광에 대한 환상을 보여준 천사는 일곱 대접을 가지고 일곱 재앙을 담은 천사 중 하나로, 17장에서 더럽고 흉측한 음녀의 모습을 요한에게 보여준 천사일 것이다(9). 천사는 다른 여인, ‘신부, 곧 어린양의 아내’를 보여준다. 성령께서 요한을 데리고 크고 높은 산으로 올라갔는데 요한이 본 것은 여인이 아니라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 예루살렘이었다(10). 신부가 바로 거룩한 성 새 예루살렘인 것이다! 그 성은 하나님의 영광으로 빛났다(반사했다). 4장에서 하늘 보좌 환상은 보석들로 그 영광이 묘사되었는데 여기서도 다시 하나님의 영광을 반사하는 신부인 성은 보석들로 그 영광이 묘사된다(11, 19~21). 거룩하신 하나님의 아름다움이 신부인 교회에게 그대로 반영된다(엡 3:19; 5:27; 1:4). 이것이 우리를 선택하시고 구원하신 하나님의 궁극적 목적이었다.

4. 새 예루살렘은 얼마나 안전한 곳인가?(12~14, 17~18, 21). 성곽(성벽)은 크고 높았으며 두께가 65m(144규빗)인데 이는 그 안전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17). 여기에 12개의 문이 있고 그 문은 각각 거대한 하나의 진주로 된 문이다(21). 문마다 12천사가 있고 문들에는 12지파의 이름이 쓰여져 있다(12). 또 성곽에는 12개의 기초석이 있는데 각 기초석 마다 어린양의 12사도의 이름이 적혀 있다(14). 이것은 신구약의 모든 성도들로 구성된 교회의 모습이다. 하나님은 이들로 인하여 큰 영광을 받으신다. 천사가 금 갈대 자로 성을 측량하는데(15) 성은 길이, 높이, 넓이가 각각 12,000 스다디온(2,200km)인 정육면체다. 수치는 크다는 것을 상징하고 정육면체는 구약 지성소처럼 완전함을 반영한다. ‘하나님의 장막이 사람들과 함께 있으매’(3)란 표현에서 나타났듯이 지성소를 암시하는 하나님의 임재는 완전하게 사람들과 함께 하시는 임재다.

5. 이어서 새 예루살렘의 삶에 대해서 말한다(22~27). 천상의 교회—그리스도의 신부—의 삶은 먼저 예배의 삶인데(22~23), 그것은 특정 장소에서의 예배가 아니다. 거기에는 성전이 없는데(22) 주 하나님 곧 전능하신 이와 어린양이 성전이시기 때문이다. 해와 달의 비췸도 필요 없으니 하나님의 영광이 직접 비취고 어린양이 등이 되시기 때문이다(23). 이제는 그 빛의 비췸을 막을 자가 없다(고후 4:4). 둘째로 새 예루살렘의 삶은 활력이 넘치는 삶이다(24~26). 천국의 삶은 무기력한 무활동의 삶이 아니라 하나님을 기쁘게 섬기는 삶이다. 만국이 하나님의 빛 가운데 다니며(활동하며) 땅의 왕들도 자기 영광을 가지고 들어온다(24). 성문들은 밤이 두려워 문을 닫을 필요가 없어 항상 열려 있다(25). 사람들은 만국의 영광과 존귀를 가지고 그리로 들어오지만 그 누구도 하나님의 영광에 일조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경배할 뿐이다(26). 그리고 그곳에서의 삶은 순결한 삶이다(27). 어린양의 생명책에 기록된 자들만이 거기로 들어온다. 더럽고 죄에 물든 것은 찾을 수 없는 곳이다. 거기서 우리는 순결의 아름다움만을 볼 것이다. 사도 요한의 권면을 여기서 생각하라. “사랑하는 자들아 우리가 지금은 하나님의 자녀라. 장래에 어떻게 될지는 아직 나타나지 아니하였으나 그가 나타나시면 우리가 그와 같을 줄을 아는 것은 그의 참모습 그대로 볼 것이기 때문이니 주를 향하여 이 소망을 가진 자마다 그의 깨끗하심과 같이 자기를 깨끗하게 하느니라(요일 3:2~3).” 아멘!

6. 장소로서의 새 예루살렘에 대한 묘사를 보자. 그곳은 가장 이상적이고 하나님의 임재가 가득하고 평화로우며 위험이 없고 종말론적 복락이 가득한 낙원이다. 둘째로 거기서는 생명수(22:1~2; 7:17; 21:6; 22:1, 17)와 생명나무(22:2; 2:7; 22:14, 19)가 종말론적 삶의 먹을 것과 마실 것을 대표한다. 셋째로 건축재료(보석과 금, 진주)들은 모두 낙원에 있던 금과 보석(창 2:11~12)을 반영한다. 새 예루살렘의 모든 건축재료들은 하나님의 영광을 반영한다(계 4:3). 새 예루살렘은 무엇인가? 첫째로 그것은 그리스도와 그의 신부(영화롭게 된 교회) 또는 하나님 아버지와 그의 자녀들(영화롭게 된 교회)이 사는 집이다. 태초에 하나님은 에덴동산을 사람에게 거처로 주셨으나 종말에는 새 예루살렘을 거처로 주신다. 새 예루살렘은 에덴동산의 회복일 뿐 아니라 훨씬 더 큰 복락을 누리는 곳이다. 에덴동산은 하나님이 전적으로 만드신 곳이나 새 예루살렘은 인간의 역사와 문화가 함께 반영되어 있는 곳이다. 둘째로 새 예루살렘은 거룩한 성이다. 고대도시의 이상이 실현된 곳이고 하나님의 통치를 상징하는 하나님의 보좌가 있으며 이상적인 하나님의 백성의 공동체를 이루는 곳이다. 하늘에 있던 보좌가 이제는 새 예루살렘에 있게 된다. 셋째로 그곳은 성전이다. 하나님을 예배하는 자들이 하나님을 볼 수 있는 하나님의 직접적 임재가 있는 곳이다. 새 예루살렘은 많은 측면에서 구약에 나오는 모델을 따라 지어진 곳이다(사 52:1, 11~12, 60; 겔 40:2~5; 47:1~12; 48:30~34; 슥 14:6~21). 그러나 구약에 나오는 모델과 비교해볼 때 가장 큰 차이점은 건물로서의 성전이 없다는 것이다(계 21:22). 도시 자체가 성전이다.

7. 새 예루살렘은 장소로서의 개념만이 아니라 동시에 백성(하나님의 백성인 교회)으로서의 개념을 가진다. 새 예루살렘에서 이스라엘과 교회가 완성된다. 이스라엘 열 두 지파의 이름이 문에 새겨져 있고(21:12) 열 두 사도의 이름이 기초석에 기록되어 있다(21:14). 새 예루살렘의 모든 구조와 크기가 하나님의 백성을 상징하는 12의 숫자로 되어 있다. 새 예루살렘은 하나님의 임재가 충만한 곳이다.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다. 성도들이 이 세상을 사는 동안에 기대하고 살아가야 할 최고의 소망이 여기에 있다. 새 하늘과 새 땅에서 펼쳐질 영광스러운 날을 기대하라. 이것이 성도의 살아가는 삶의 소망이다.

8. “하나님 아버지, 비록 지금 사람들의 눈에 비치는 하나님의 교회와 성도의 삶은 보잘 것 없어 보일지라도 만물을 새롭게 하시는 그날에는 그리스도의 신부로 영광을 입고 하늘에서 내려오는 거룩한 성으로 나타날 것을 바라며 소망 중에 기뻐합니다. 저희의 소망을 이 약속의 말씀에 두고 오늘도 영광스러운 성도의 삶을 살아가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