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17장의 마지막 구절은 “여자는 땅의 왕들을 다스리는 큰 성”이라고 했다. 이제 18장에서 그 ‘큰 성’ 바벨론의 무너짐을 설명한다. 음녀 바벨론은 두 가지로 만국을 미혹했다. 첫째로 땅에 거하는 자들을 음행의 포도주로 취하게 만들었고(14:8; 17:2; 18:3), 둘째로 만국을 복술로 미혹했다(18:23). 이들이 무역한 상품 목록들을 보면 만국을 미혹하기에 충분한 것들임을 알 수 있다. 금, 은, 보석, 진주, 세마포, 자주 옷감, 비단, 붉은 옷감, 각종 향목, 각종 상아 그릇, 값진 나무, 구리, 철, 대리석 등으로 만든 각종 그릇, 계피, 향료, 향, 향유, 유향, 포도주, 감람유, 고운 밀가루, 밀, 소, 양, 말, 수레와 종들과 사람의 영혼들이다(12,13). 바벨론이 멸망하자 세 부류의 사람들이 울며 통곡한다. 첫째는 땅의 왕들이다(9~10). 로마 제국 내의 모든 분봉왕들과 지역 통치 계급들로, 제국 내에서 모든 특혜를 누리던 자들이다. 둘째 땅의 상인들로(11~16), 로마 제국 안에서 무역을 통하여 부를 축적하던 사람들이다. 셋째로 선장, 선원 선객들로(17~19), 당시 최고의 무역 수단인 배를 이용하여 해상 무역에서 부를 축적하던 자들과 로마 제국의 사치에 동참하던 방문객들도 포함할 것이다. 반면, 바벨론의 멸망을 기뻐하는 자들도 있다(20). 로마 제국의 멸망은 위 세 부류의 사람들에게는 슬픔이겠지만, 하나님 나라의 소망을 가진 성도들과 사도들과 선지자들은 로마 제국의 멸망을 기뻐한다. 동일한 로마 제국의 멸망이 로마 제국의 정치적, 경제적 시스템 속에 참여해서 유익을 얻고 있던 자들에게는 슬픔이지만 로마 제국의 핍박과 착취로부터 어려움을 겪었던 성도들에게는 큰 기쁨의 사건이다. 이것은 장차 바벨론으로 상징되는 세상의 멸망에서 일어날 일이다. 바벨론의 멸망은 세상을 사랑하는 불신자들에게는 슬픔이지만 성도들에게는 기쁨이 된다.
2. 큰 성 바벨론이 어떻게 멸망하는가? ‘하루 동안에’(8), ‘한 시간에’(10,17,19) 멸망한다. “한 힘센 천사가 큰 맷돌 같은 돌을 들어 바다에 던져 가로되, 큰 성 바벨론이 이같이 비참하게 던져져 결코 다시 보이지 아니하리로다”(21). 큰 성 바벨론은 점진적으로 무너지거나 멸망하지 않는다. 그 위세가 하늘을 찌르도록 높아지던 한 순간에 무너지고 말 것이다.
3. 그러므로 성도가 믿음으로 이 세상을 산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이 세상의 죄악된 구조 속에서 부를 탐하고 바벨론에 편승하여 살지 말라는 것이다. 이 세상의 죄악된 구조와 그 구조 안에 있는 것들에 ‘취해서’ 살지 말라는 것이다. 이 세상이나 이 세상에 있는 것들 즉 육신의 정욕과 안목의 정욕과 이생의 자랑 같은 것들은 다 지나가는 것들이요, 멸망하여 없어지게 될 것들이다(요일 2:15~16). 허영의 시장(Vanity Fair)의 유혹을 조심하라. 성도가 바라고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은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영원히 쇠하지 않는 참된 가치다. 거기에 삶을 드리고 살아가라.
4. “하나님 아버지, 영원히 멸망하되 한 순간에 멸망해버리고 말 바벨론, 이 세상 나라의 가치에 굴복하지도, 입을 맞추지도 않게 하옵소서. 오직 영원한 하나님 나라의 가치와, 영원히 썩지 아니할 것을 위하여 살며 저희 마음과 삶을 드리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