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4장은 먼저 1~11절에서 하나님의 절대주권과 하나님께 대한 예배를 기록한다. 하늘보좌 환상은 2개의 이미지가 결합되어 있는데, 예배 이미지와 정치 이미지다. 하나님은 절대주권을 가지고 만물을 통치하시는 분인 동시에 만물의 창조주로서 홀로 예배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이다. 따라서 보좌를 둘러싸고 있는 인물들과 무대장치는 모두 하나님의 거룩하심과 영광 받으시기에 합당하심을 위한 도구들이다.
3. 유일한 예배의 대상이신 하나님께 대한 예배 이미지가 먼저 서술된다. 보좌가 있는 방은 지상 성전의 원형인 하늘의 성전이다(11:19; 15:5~8). 네 생물은 이사야의 스랍(사 6:2)과 에스겔의 그룹(겔 1:5~14)의 특징이 결합된 것인데, 지상 성전의 지성소에 있는 시은소(속죄소) 위에 서 있는 그룹에 대한 하늘 원형이다 하늘 예배는 네 생물, 24장로, 천사들 그리고 모든 만물에 의해서 함께 드려진다. 하늘 보좌 환상에서 두드러지는 것은 네 생물과 24장로의 끊임없는 예배다. 네 생물와 24 장로의 찬송은 하나님께 대한 두 가지 중요한 인식을 표현한다. 하나님의 거룩하심에 대한 경외감(4:8; 사 6:8)과 만물의 본질은 그 존재 자체가 하나님께 전적으로 의존해 있다는 의식이다(4:11). 하나님께 대한 이런 기본적인 인식은 예배에 의해서 표현될 뿐 아니라 예배가 아니고서는 경험될 수도 없다.
4. 두 번째 이미지는 유일한 절대주권자이신 하나님께 대한 정치적 이미지다. 보좌가 있는 방은 세상에 대한 통치권을 집행하는 장소다. 24장로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세계를 다스리는 내각 기능을 하는 존재들이고(사 24:23; 단 7:9), 24장로의 보좌와 면류관은 이들이 통치자임을 보여준다. 이들은 자신의 면류관을 보좌에 계신 분 앞에 던지며 예배함으로써 자신들의 권위가 모두 하나님께로부터 나오며 하나님만이 모든 권위와 권력의 원천으로서 예배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분임을 보여준다.
5.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의 예배와 정치 이미지의 결합은 당시 로마제국의 종교-정치적 배경과 무관하지 않다. 로마 황제는 자신을 신격화하면서 황제 숭배를 통해서 황제에 대한 충성심을 요구하였고 이런 로마 황제의 보좌는 절대 주권을 가진 것으로 인식되었다. 본문에는 지상의 주권자인 로마 황제의 모습과 하나님의 모습이 겹쳐지는 것 같지만 강조점은 양자의 유사성이 아니라 하나님의 절대 주권과 비교할 수 없는 우월성에 있다. 보좌에 앉으신 하나님에 대한 환상을 본 사람은 지상에서 절대 권력을 주장하는 로마 황제의 권력과 황제 숭배를 새로운 관점으로 바라보게 된다. 황제 숭배는 거짓 예배며 하늘 보좌에 앉아계시는 하나님께 대한 예배만이 참된 예배다. 하나님께 대한 바른 예배는 지상에 있는 모든 종류의 우상 숭배 즉 정치, 사회, 경제, 종교적 우상 숭배를 정죄한다.
6. (4장에 대한 세부적인 이해들) 요한은 하나님을 보았지만 서술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거룩한 자가 가라사대 너희가 나를 누구에게 비기며 나로 그와 동등이 되게 하겠느냐 하시느니라(사 40:25).” 그래서 요한은 보석의 개념들을 빌려 하나님을 설명하는데 이것들은 비유적 표현들이다(3). 벽옥은 하나님의 영광스럽고 무궁한 완전성과 거룩의 눈부신 광채를 보여주고, 홍보석은 선혈처럼 붉은 보석으로 하나님의 공의와 격렬한 진노를 보여주며, 무지개는 녹보석을 닮은 에메랄드 빛의 무지개로, 하나님의 자비와 은혜와 사랑(노아의 언약을 기억하라)을 상징한다. 이 세 보석은 복음의 요약이다. 또 24장로는 신구약 전체를 포함하는 하나님의 교회 즉 승리한 교회를 대표한다고 볼 수 있다. 이들은 그리스도와 함께 약속된 왕권을 받아 영광을 누리고 세상을 통치한다. 성도들의 미래 모습이다. 그리고 ‘앞 뒤에 눈이 가득한 네 생물’은 가장 높은 계급의 천사들인 스랍들을 상징하는데, 하나님의 보좌의 영광과 심오함을 고양시키기 위한 존재들이다. 이들은 밤낮 하나님의 영광을 찬송한다. 8절에 그들의 찬송이 나오고 11절에 24장로들과 함께 하는 찬송이 나온다. 찬송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이고 주제는 하나님의 거룩성, 영존성, 창조계를 향하신 하나님의 주권이다. 그 선포는 첫째로 “하나님은 거룩하시다”(8). 네 생물은 천사들과 함께 하나님이 거룩하시다고 세 번을 외친다. 둘째로 “하나님은 영원하시다”(8). 과거, 현재, 미래의 세 시제는 전능자의 영원성을 대변한다. 셋째로 “하나님은 창조주시다”(11). 칼빈은 창조계가 “하나님의 영광의 무대”라고 했다. 인간은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고 기뻐하여 찬송하도록 창조된 존재다. 24장로는 자기들의 보좌에서 내려와 하나님 앞에 엎드리며 면류관을 벗어 주님의 발 아래 놓았다. 이것은 아낌없는 헌신이며 전적인 복종이다.
7. “영원토록 천상 천하의 모든 피조물로부터 찬송과 예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이 땅에 사는 동안에도 하나님을 알며 사랑하며 예배하는 삶을 살게 하여 주옵소서. 또한 하나님의 통치가 이 땅에 온전하게 드러나게 하사, 온 세상에 하나님의 뜻이 온전히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