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요한삼서는 요한이서와 공통점이 많다. 서신의 분량도 파피루스 한 장에 들어갈만한 분량이고, 자신을 장로로 소개하고 있으며 서신 말미에 편지로 다 하지 않고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는 열망을 피력하며(요이 12; 요삼 13~14), 순회 전도자(교사)들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표현한다. 그러나 강조에 있어서의 차이는, 요한이서가 미혹하는 자를 환영하는 것에 대한 경고에 역점을 두는 반면 요한삼서는 동료 그리스도인들과 복음의 사자들을 거부하는 것에 대한 경고에 강조점이 있다. 즉 요한삼서는 요한이서의 소극적인 금지에 대한 적극적인 보완이라고 할 수 있다. 이단들이 초대교회의 환대(손대접)를 악용한다고 해서 신실한 설교자와 교사들에게 환대를 보이지 않는 것에 변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상기시키고 있다. 요한이서와의 주제와 어휘, 구조 등의 유사성 때문에 렌스키는 이 두 서신이 한 날 쓰여서 같은 장소로 보내어졌을 것이라고 추정한다. 요한이서는 전체 회중에게 그리고 요한삼서는 그들 중 한 사람(지도자)에게 보내어졌다는 것이다. 지금 이 공동체는 아마도 이미 거짓 교사들이 침입하여 한 파를 구성했으며 그 수장은 디오드레베(9절)이고 신실한 지도자인 가이오(1절)는 소수파로 전락한 상황으로 추정된다. 이에 사도 요한은 자신의 신실한 사역자인 데메드리오를 자신의 편지와 함께 파견한다. 이 세 인물들을 중심으로 요한삼서는 세 부분으로 나뉘어진다.

2. 먼저 가이오에 대한 부분이다(1~8절). 요한은 가이오에게 사랑하는 자라는 표현을 거듭 사용한다(1,2,5,11절). 여기 사용된 사랑이란 단어는 모두 ‘아가페’다. 이것은 하나님께서 우리를 향해서 품으신 바로 그 사랑이다. 이것은 단순한 감정의 차원을 넘어선 가이오에 대한 요한의 근본적인 태도를 보여준다. ‘나의 참으로 사랑하는 자’라는 표현에서 디오드레베에 의하여 소수파로 내몰리고 사람들에게도 거절을 당하는 가이오를 위로하려는 명백한 의도가 엿보인다. ‘나는 너를 사랑한다’. 이런 요한의 사랑은 가이오에게 힘이 되었을 것이 분명하다. ‘참으로’라는 말은 ‘진정으로’라는 의미라기 보다는 ‘진리’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1). 사도 요한과 가이오를 묶어주는 것은 진리다. 그리스도인들의 사랑은 진리에 바탕을 둔다. 아마도 요한은 가이오의 영적 상황에 대해서는 염려가 없는 듯 하다. 왜냐하면 그는 진실로 진리 안에서 행하고 있었기 때문이다(3). 그러나 요한은 영혼과 마찬가지로 가이오의 육신적 형편도 잘 풀리기를 바라고 있다(2). 단순히 바라는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되기를 하나님께 기도하고 있다. 이 구절은 결코 형통/번영의 복음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사도 요한은 그가 보낸 순회 교사들을 통해서 가이오에 대한 이야기들을 들은 바 있다(3).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가이오가 진리 안에서 행한다고 증거했던 것 같다. 요한에게 그의 믿음의 자녀들이 진리 안에서 행한다는 소식을 듣는 것보다, 그리고 그것을 보는 것보다 더 즐거움은 없다(4; 요이 4). 5절에서 사도 요한은 본론으로 들어간다. 가이오는 형제들—나그네 된 자들—에게 신실하게 행동하였다(5절). 이 형제들은 순회 교사들을 가리킨다. 그래서 그들은 가이오의 사랑을 기억하고 증거하였다(6절). 이 말은 가이오에게 얼마나 격려가 되었겠는가? 지금 가이오는 그의 이런 성품과 행위 때문에 소수파로 전락하여 교회에서 밀려나고 있다고 가정한다면 말이다. 가이오가 그들을 전송한 것은 하나님께 합당하게 행동한 것이었다(6)! 이것은 오늘날 선교사들을 우리가 어떻게 보낼 것인가에 적용할 수 있다. 그들의 필요를 채워서 보내는 것이 합당한 전송이다. 사도 요한은 순회 교사들이 어떤 사람들인지를 다시 한 번 상기시킨다. 그들은 돈을 위해서가 아니라 주의 이름을 위하여, 복음을 전하고 교회를 세우기 위하여 복음의 진리를 가르치는 자들이었다. 이것은 예수님의 제자 파송 전통(마 10)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러므로 우리가 그들을 영접하고 그들의 육신의 필요를 채워주며 손대접을 한다면 그것은 진리를 위한 그들의 수고에 동참하는 일이다.

3. 두 번째는 디오드레베에 대한 내용이다(9~10). ‘내가 두어 자를 교회에게 썼으나’에서 언급한 것이 요한이서를 가리킨다고 보기는 어렵다(9). 왜냐하면 요한이서에는 이런 내용을 구체적으로 다룬 것이 없기 때문이다. ‘으뜸되기를 좋아하는’이란 말은 디오드레베를 설명하기 가장 좋은 단어다(9). 디오드레베는 교회 안에서 엄청난 영향력을 행사하던 인물이었다. 사도 요한은 가이오에게 그의 불순한 동기와 신자답지 못한 행동을 폭로한다. 그는 겉으로는 모든 것을 다 하는 것 같지만 결국 교회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 그 일을 하는 사람이라고 사도는 단정한다. 사도는 디오드레베 같은 인물이 자기 욕심으로 교회를 곪게 만드는 것을 지켜보고 있을수만은 없었다. ‘우리를 접대하지 아니하니’란 표현은 손대접이라는 가장 기본적인 그리스도인의 미덕을 버렸다는 말이다(9). 특별히 요한이 보낸 자들을 그는 거절하였다. 디오드레베의 행위에 대한 단정은 10절에서 계속된다. 그는 마음이 비뚤어져서 진리와 사랑에서 벗어난 자였다. 그는 접대를 하지 않는 것은 고사하고 가이오와 같이 접대하는 자들을 자기 권세를 이용하여 교회에서 내쫓기까지 하였다. 게다가 사도를 근거 없이 비난하기 까지 하였다. 교회는 디오드레베의 손에 의해 좌지우지되었다. 교회가 하나님의 교회가 아니라 그의 교회가 된 것이다. 이런 현상이 오늘날에도 얼마나 많은가?

4. 세 번째는 데메드리오에 관한 부분이다(11~12). 사도는 악한 디오드레베의 행위를 본받지 말고 선한 것을 본받으라고 가이오에게 다시 한 번 부탁한다(11). ‘선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께 속하고 악을 행하는 자는 하나님을 뵈옵지 못하였느니라(11)는 말씀은 사도의 분명한 스타일을 보여준다. 디오드레베는 불신자다! 사도는 가이오를 격려하기 위해서 디오드레베와는 전혀 다른 신실한 한 사역자를 언급한다(12). 여기서 데메드리오는 칭찬을 위한 의도적 등장이라기 보다는 진짜 그리스도인의 삶은 결코 감추어지지 않는다는 사실을 예증하기 위해서 등장하는 것이다. 데메드리오는 사도행전 19장에서 사도 바울의 에베소 사역에 종지부를 찍도록 소동을 일으킨 우상을 만드는 업을 가지고 있던 바로 그 인물일 가능성이 있지만 단정할 수는 없다. 만일 그 인물이라면 그는 그 소동 이후 예수를 믿고 회심하여 변화된 삶의 증거를 드러내는 인물이라고 볼 수 있겠다. 데메드리오는 삼중적 증거(칭찬)를 받는다(12). 첫째는 뭇사람들의 칭찬이다. 모두가 다 그를 칭찬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이 있다. 그것은 진리의 증거다. 진리는 말씀이신 예수님을 가리킬 수 있고 동시에 진리의 영이신 성령님을 가리킬 수도 있다. 하나님께서 그를 칭찬하신다. 말씀의 기준에 비추어볼 때 그는 칭찬받을 만한 사람이었다. 마지막으로 사도 자신이 그를 칭찬한다.

5. 마지막 인사에서 사도는 요한이서에서 처럼 편지로 다 쓰지 않고 만나서 일을 해결하기를 원한다(13~14). 그리고 ‘평강이 네게 있을지어다’라는 유대적 인사로 끝을 맺는다(15). 교회 안에서 전쟁과 같은 상황을 안고 있던 가이오에게 이 인사는 매우 의미심장했을 것이다.

6. 요한삼서는 오늘날 교회가 목사 개인의 전유물이 되거나 장로들의 전유물이 되어가는 현상을 향한 의미심장한 하나님의 경고다. 모든 교회는 주님의 교회다. 이것을 위해서 사도는 서신을 통해서 싸우고 있다. 그는 참된 하나님의 사람들을 칭찬하고 격려한다. 그들은 칭찬 받아야 마땅하고 격려 받아야 한다. 참된 하나님의 사람들이여! 가이오와 같이, 또 데메드리오와 같이 신실한 하나님의 사람들이여, 이 말씀을 통하여 힘을 얻으라.

7. “하나님 아버지, 종종 하나님의 교회가 디오드레베와 같은 자들에 의해서 사유화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것을 슬퍼합니다. 사도가 이런 상황 속에서 참되고 신실한 믿음의 사람들을 격려했듯이 그런 자들을 알아주고 격려하게 하시고 저희 자신이 일평생 진리의 편에 서서 하나님의 교회를 가이오와 데메드리오처럼 잘 섬기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