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리스도인들은 경주자다. 11장에 열거한 믿음의 선배들은 다 믿음으로 경주를 마친 사람들이다. 그들은 다 우리의 경주를 지켜볼 것이다. 이 경주에 두 개의 장애물이 있다. 무거운 것과 얽매이기 쉬운 죄다. 모든 짐을 다 짊어지고 경주를 할 수는 없다. 믿음의 경주를 방해하는 것들을 벗어버려야 한다. 죄는 우리의 경주를 결정적인 순간에 곤두박질치게 만들 것이다. 이 경주는 마라톤과 같아서 인내가 필요하다. 경주의 종착점은 예수 그리스도시다. 예수님을 바라보는 때에만 우리는 인내할 수 있다. 바라본다는 말은 의식적으로 눈을 돌려 그 대상을 바라보는 것이다. 예수님께서는 우리의 믿음을 시작하셨고 완성하시는 분(the author and perfector of our faith)이시다. 예수님도 앞에 있는 즐거움을 바라보고 인내로써 십자가와 부끄러움을 참으셨다. 그는 우리를 동정하신다. 이미 모든 제사를 완결하시고 하나님 우편에 앉으셨다. 죄인들이 당신을 못박고 모욕하고 죽이는 것을 참으셨다. 그분을 생각하라.
2. 기자는 성도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다가 이 믿음의 경주를 잘 감당하도록 경고의 말을 쓰고 있다. “죄와 싸우되 피 흘리기까지 대항하라”(4). 이것은 호락호락한 것이 아니다. 보다 적극적으로 믿음의 싸움을 싸워야 한다. 우리는 징계에 너무 눌려서도 안되지만 또한 징계를 가볍게 여겨서도 안 된다. 기본적으로 징계를 받는 자녀의 자세는 기쁨이다. 징계는 하나님께서 아들을 사랑하시는 증거이기 때문이다. 징계를 받을 때 하늘 아버지는 육신의 아버지보다 더 선하고 나은 분임을 기억하고 복종하라. 고난과 징계에는 분명히 하나님의 목적이 있다. 그 교훈을 배우는 것이 고난과 징계를 낭비하지 않는 길이다. 징계는 궁극적으로 연단을 통해서 의의 평강한 열매를 맺게 할 것이다(11).
3.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교회에 일어난 배교로 말미암아 의기소침해 있는 적지 않은 교인들에게 기자는 일어서라고 말한다(12~13). 배교자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도 교회를 분열시키기에 충분했다. 기자는 그 문제가 교회를 어지럽히지 않도록 서로(교회를 떠난 배교자들이 아니라 교회에 남아있는 신자들) 화평을 추구하라고 권면한다(14). 십자가의 죽으심으로 그리스도께서 우리에게 주신 거룩함을 지키고 추구해야 한다. 거룩함이 없이는 주를 볼 수 없다(요일 3:1~3). 무엇보다 성도들은 은혜를 구해야 한다(15). 거룩함은 우리 힘으로 이룰 수 없다. 공동체 안에 은혜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15a). 내가 은혜 가운데 있으면 다 되는 것이 아니라 나와 같은 은혜에 이르지 못하는 사람이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쓴 뿌리는 교회에 큰 문제를 야기한다(15b). 이것은 배교의 위험과 죄의 문제에 연결되어 있는데, 공동체 전체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기자는 교회가 더러움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에서는 불경건하고 부패한 자의 상징이다. 그는 육욕을 따라 살다가 약속을 경멸한 자다. 배교는 이와 같이 엄청난 축복을 팥죽 한 그릇에 팔아 넘기는 어리석은 행위다.
4. 기자는 여기서 시내산과 시온산을 대조한다(18~29). 시내산은 율법의 위압적인 공표를, 시온산은 기쁨에 찬 복음 선포를 상징한다. 여기에 지금까지 설명했던 옛 언약과 새 언약은 장엄한 대조가 있다. 이스라엘 백성은 시내산에서 들려지는 하나님의 말씀과 음성이 너무나 두려워서 모세에게 그 말씀을 대신 듣고 전해달라고 부탁했다(출 20). ‘불붙는 산’, ‘침침함과 흑암’으로 묘사되는 하나님의 임재는 모세도 두려하게 만들었다. 이제도 자기 백성에게 직접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여전히 압도적이지만 우리에게는 사랑의 음성으로 전달된다. 예전에는 하나님의 임재로 나아가는 길이 죽음의 길이었으나(20), 이제 새롭고 산 길이 열렸다. 그 길에서 우리는 중보자, 살아계신 큰 대제사장이신 예수님을 만난다. 율법 아래서 백성들은 죽음의 형벌 아래 있었으나 이제 복음 아래서 백성들은 생명의 약속으로 인해 즐거워한다. 어떤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최상의 것은 아직 오지 않았다는 점에서 조상이 가졌던 기대를 공유한다(23~24). 그러나 다른 의미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이미 도달했고 그들의 발을 성문 안에 들여놓은 자들이다. 그들은 살아계신 하나님의 도성인 하늘의 예루살렘에 이르렀다. 그리고 거기에 하나님이 이전에 보여주셨던 영구한 축복이 있음을 깨닫는다. 천만 천사가 있고 축제의 예복을 입은 장자들의 총회가 있다. 교회와 총회는 같은 의미로 사용된 것이고, 그 구성원들은 장자라고 표현된 하늘에 기록된 모든 신자들이다. 그들은 모두 영적 축복의 수혜자인 ‘장자’들이다. 그러나 그들이 나아간 곳은 만민의 심판자이신 하나님이 계신 곳이다. ‘온전케 된 의인의 영들’은 분명히 11:40에 언급된 사람들과 같이 그리스도께서 때가 차서 오셔서 ‘한 제물로 거룩하게 된 자들을 영원히 온전케”(10:14; 11:40) 하기 까지는 온전하게 될 수 없었던 그리스도 이전 시대의 신자들이다. 거기에 중보자 예수님이 계시다. 모세는 하나님 앞에서 두려워하였으나 우리는 새 언약의 중보이신 예수님을 통하여 담대히 나아갈 수 있다. 예수님이 계시기 때문이다! 아벨의 피는 복수와 징벌을 부르짖었지만, 예수님의 피는 더 나은 것이어서 은혜와 용서를 말한다. 아무도 이 풍성한 축복을 그리스도인들로부터 빼앗아갈 수 없다.
5. 그러나 기자는 다시 성도들에게 강력하고 엄중하게 경고한다. 그 나라에 속한 백성다운 삶을 살라는 것이다(25~29). 우리가 그 나라의 백성이 되는 것은 지속적인 믿음의 순종을 통해서다(25). 언젠가 하나님은 땅 만이 아니라 온 땅과 하늘을 흔드실 것이다(26~27). 이것은 이제 더 이상 흔들리지 않을 영원한 것들만 남게 하시는 하나님의 심판을 의미한다. 또 우리는 받은 것을 당연시해서는 안 된다. 진동치 못할 나라를 받았으므로 우리는 감사해야 한다(‘은혜를 받자’라는 말의 의미이다). 감사하면서 우리는 경건함과 두려움으로 하나님을 기쁘시게 예배하고 살아야 한다(28~29).
6. 기자는 우리의 믿음의 경주가 만만치 않다고 경고한다. 인내로 이 경주를 마칠 때까지 그리스도를 향하여 고정된 시선을 놓치면 넘어질 수 밖에 없다. 은혜받는 것이 이 경주의 연료다. 징계에 대한 바른 태도, 화평함과 거룩함의 추구, 은혜받지 못하는 사람을 향한 격려 그러나 무엇보다 우리의 부르심의 영광을 생각할 때,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경건함과 두려움을 가지고 주를 기쁘게 섬기는 것이다. 경건함과 두려움 그리고 기쁨, 이보다 더 참된 성도의 정서를 표현할 수 있는 것이 있겠는가? 이것들은 우리 현대 교회가 잃어버린 정서다. 주여, 우리에게 이 온전함을 회복하게 하여 주시옵소서!
7. “하나님 아버지,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저희 시선을 주님께 고정하고 인내로 믿음의 경주를 잘 마치게 하시기를 구합니다. 한국교회가 하나님의 징계를 기쁘게 받으며 경건함과 두려움 속에서 기쁨으로 하나님을 섬기게 하사 의와 평강의 열매를 맺게 하옵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