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교회가 가지고 있는 문화적인 우월함으로 인해 교회를 세우기만 하면 사람들이 몰려들었다고 한다. 성가대를 하면서 음악에 소질이 있음을 알았고, 교회에서 문집을 만들면서 글쓰기에 재주가 있는 사람을 보게 되었고, 교회를 장식하면서 미술적인 능력을 발견하며, 교회의 생활이 바로 삶과 연결되는 때가 있었다. 그뿐 아니라 눌리고 가난한 삶에 찌든 사람들이 음악을 접하며, 하나님 앞에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를 토론하는 문화를 만들고, 성경책을 읽는 등의 문화생활이 가능한 곳이 교회였다. 그뿐만 아니라, 일 년에 한 번씩 나가는 수련회는 여행이 용이치 않았던 당시의 중 고등학생들에게 새로운 세계를 열게 해주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고, 자신의 삶의 문제를 하나님 앞으로 가져와 씨름하는 장(場)이기도 했다. 교회는 그 무엇보다도 앞서 나가는 교육의 장이었다. 그래서 교회는 끊임없이 가르침에 대한 문제를 논의하고, 가르침의 방법을 연구하는 곳이었다. 한반에 6-70명이 웃도는 콩나물교실 같은 학교에서의 교육과는 달리, 교사 한사람이 몇 명을 상대로 친절하게 그리고 눈물로 호소하며 믿음으로 하나님의 말씀을 이라는 말씀을 가르치던 그때의 교회는 틀림없이 일반 학교에서는 상상하기 어려운 교육적인 가능성을 가진 곳이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가 가지고 있던 좋은 가르침에 대한 자원과 가능성이 말라버리면서, 교회는 언제부턴가 사회적인 교육방법을 흉내 내고, 사회적인 문화를 도입하는 곳이 되었다. 수련회가 세상 사람들이 운영하는 캠프처럼 바뀌어 아이들이 기피하는 프로그램이 되었고,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하나님 앞에 스스로를 내놓고 기도하던 교회는 사라지고, 교회가 세상의 시류를 따라가는 아주 세상적인 모습을 하고 세상에 서있다. 믿음을 강조하는 것보다 세상 사람들처럼 ‘살아가는 법’을 이야기하기 시작했고, 울면서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던 선생님들은 없어지고, 아이들의 흥미가 무엇이고, 오직 아이들을 ‘모으기 위해’ 세상에서 사용하는 방법들이 동원되는 교회가 되었다. 그리고 입시 때문에 하나님의 말씀을 배우고 익히는 일이 뒷전으로 몰리기도 한다. 많은 사람들이 교회의 세속화를 문제라고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세속화된 자신의 모습을 보지 못하고, 교회가 세속화되어 가는 것을 막지도 못하는 그런 시대에 우리가 서있다는 말이다.

현대의 다원화된 현실 앞에서 흔들리는 현대인들을 평가하면서, 폴 틸리히는 수직적인 차원이 상실되어 가고 수평적인 차원만 드러난다고 말했다. 이렇게 사라져가는 수직적인 차원을 회복시키기 위해 교회가 감당해야 할 것은 말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구약 시대의 히스기야나 요시야왕 같은 사람들이 일으킨 종교개혁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되돌아가는 것이었다는 것은 이 시대를 사는 그리스도인들에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회복할 수 있는 기능성을 열어주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이다. 말씀으로 돌아가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하나님의 말씀을 가르치는 교회의 역할을 회복하는 것이다. 세상적인 가치를 따라가는 교육을 내려놓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세상을 보게 하는 교육이 필요하다.

올바른 가치가 왜곡된 가치 앞에서 자꾸만 힘을 잃어가는 시대이다. 교회는 교회대로 교회로서의 정체성을 상실한 채 세상의 시류를 따라 시대에 서있다. 그래서 교회는 교육을 통해 과거에 가졌던 열정이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요한게시록2:5)’ 가지려는 노력이 필요한 때이다. 그뿐 아니라 번쩍이는 아덴의 문화 앞에서 ‘그 성에 우상이 가득한 것을 보고 마음에 격분하여 / 회당에서는 유대인과 경건한 사람들과 또 장터에서는 날마다 만나는 사람들과 변론(사도행전17:16-17)’했던 바울처럼 우리도 우리 앞에 골리앗처럼 서있는 세상 앞에서 교육을 통해 하나님의 말씀으로 사람들과 토론할 수 있는 스스로를 만들어 가야 할 때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