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1. 주님이 태어나신 이후 약 100년 동안의 가나안 지역에 사는 사람들을 ‘1세기 팔레스타인 공동체’라고 부른다. 특별히 주님이 태어나신 이후 30년 이후부터 이 사람들은 엄청난 경험을 하게 된다. 즉, 그들 사이에 ‘예수 그리스도’께서 ‘계셨고’ 그들 가운데서 예수 그리스도께서 ‘일하셨고’ 그리고 ‘죽으시고 부활하셨다’. 그리고 그들이 보는 가운데서 하늘로 올라가셨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면서 사람들 사이에서는 ‘예수 그리스도’가 정말 하나님의 아들인가 아닌가의 문제가 일어났다. 특별히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받아들인 많은 기독교적 유대인들과 산헤드린 공의회를 중심으로 하는 유대인들 사이에 일어난 논쟁들은 복음이 이방인들에게 전파되면서 복음 그 자체이신 그라스도의 정체성에 대한 문제가 계속 일어나게 된 것으로 보인다. 이 문제는 기독교 안에서도 나타났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니케아 공의회(325년)가 열렸다.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는 하나님이시다’라는 성경적 교리가 확정되었다.

마가가 복음을 이야기할 때 일어난 문제도 역시 ‘예수 그리스도’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이고, 마가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해야 했을 것이다. 마가는 이 질문에 명확하게 답한다. 즉, 예수님의 이야기를 하는 것은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여러 가지 방법으로 답을 던지기 위해 복음을 말하기 시작했다. 우선 마가는 예수님이 세례를 받고 올라오실 때 하나님의 음성으로 ‘하늘로부터 소리가 나기를 너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라 내가 너를 기뻐하노라 하시니라(막1:11)’라고 말씀하시고, 그 말씀을 변화산이라고 부르는 산에서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마침 구름이 와서 그들을 덮으며 구름 속에서 소리가 나되 이는 내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으라 하는지라(막9:7)’라고 확인하시며, 다시 이방인인 백부장의 입을 통하여 ‘예수를 향하여 섰던 백부장이 그렇게 숨지심을 보고 이르되 이 사람은 진실로 하나님의 아들이었도다 하더라(막15:39)’라고 고백하게 만드셨음을 이야기한다. 즉, 마가가 전하는 복음의 이야기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라는 것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복음서는 단순히 예수님의 태어남과 그 일생을 이야기하는 책은 아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이 누구인가를 알리기 위한 신학적인 책이다. 마가복음도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임을 증명하기 위해 글을 쓰고 있다. 나는 예수님을 누구라고 생각하는가? 마가가 밝히는 것 같이 정말 하나님의 아들로 고백하고 예수님을 의지하며 살기를 원하는가 아니면 역사 속의 한 위대한 위인 정도로 알고 있는가? 우리는 마가복음을 묵상하면서 이 문제와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 그래서 우리가 마가복음의 묵상을 마쳤을 때는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를 온 몸으로 고백할 수 있기를 기도하자.

마가복음1:1-8. 복음이라는 말은 마가 당시에는 별로 사용되지 않은 말이었다. 구약성경에서는 주로 전쟁에서의 승리와 연관해서 ‘좋은 소식’이라는 의미(삼상39:9)로 주로 사용되었고, 이사야40:9에서는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을 구원하시고 통치하시기 위해 왕이 임할 때 ‘왕의 임하심’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마가는 여기서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라는 말을 사용함으로 복음의 중심에 그리스도가 자리하게 만들었다. 그래서 복음 예수 그리스도 바로 그분에 대한 이야기일 뿐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에 의해서 선언된 말씀이기도 하다. 그리스도라는 말은 ‘기름 부음을 받았다’는 의미로 예수님께 ‘그리스도’라는 호칭을 붙이는 것은 예수님이 아브라함과 다윗과의 약속을 성취하고, 타락으로 인한 영향력을 꺽기 위해 오신 왕이라는 의미한다. 하나님의 아들이라는 명칭 역시 이스라엘의 왕을 부를 때 주로 사용한 말이다(호11;1; 시2:7). 그리고 메시야 역시 하나님의 아들로 불려졌다(삼하7:14). 따라서 마가가 전하는 전체 이야기의 중요한 keyword는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이 된다.

왕은 사자를 보내어 왕의 오심을 이야기한다. 그 사자로 이 땅에 온 사람은 세례 요한이다. 세례요한은 털옷을 입고, 허리에 가죽 띠를 띠고, 메뚜기와 석청을 먹으면서 등장한다. 구약의 예언이 이루어지는 모습이다. 세례 요한은 왕 앞의 사자답게 ‘나는 굽혀 그의 신발끈을 풀기도 감당하지 못하겠노라’라고 말하면서 예수님을 드러낸다. 예수님 당시에 신발 끈을 푸는 일은 주로 노예들이 했던 일이었다. 그런 일 조차도 왕으로 오신 예수님 앞에서는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 세례요한의 고백이다. 그리고 세례 요한은 예수님은 ‘성령으로 세례를 주시는 분’이라고 예수님을 이야기한다. 물로 세례 받는 것은 일시적인 정결을 의미한다. 그러나 성령으로 세례를 받는 것은 세례 받는 자의 삶 전체가 정결하게 됨을 의미한다. 그리스도께서 성령으로 세례를 베푸심으로 인해 우리는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가 만들어지고, 율법으로 인한 불완전한 관계가 회복된다. 세례요한은 예수님을 영접하는 원리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죄 사함과 회개이다. 그리스도를 만나는 사람들은 성령의 세례를 통해 죄 사함을 받고 그리고 하나님의 백성으로 회개하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는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의 탄생에 대한 당시의 자세한 기록을 본다. 참으로 누추한 모습으로 오신 예수님이지만 예수님은 하나님의 아들이시고, 왕이셨다. 그렇기 때문에 왕의 알림을 알리는 사자로서 하나님은 세례 요한을 쓰신다. 우리는 하나님의 자녀로서 하나님께서 우리를 통해 이룩하신 일들을 자랑하며 다니는 사람들이다. 이것이 우리와 세례요한과의 차이이다. 그림자를 보는 것과 실체를 살아가는 차이가 그것이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가? 

마가복음1:9-15. 예수님은 세례를 받으실 이유가 없으심에도 불구하고 세례를 받으신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하나님께 대한 순종을 행위로 보여주시는 것이고(마3:15참조), 이스라엘 백성 혹은 인류에 대한 대표로서의 행위일 뿐 아니라(사53:12 참조), 메시야로서의 공시적인 사역의 시작을 알리는 자기 헌신의 행위일 것이다. 즉 예수님의 세례는 십자가를 준비하기 위한 것이었고, 마가에 따르면 예수님은 예수님이 마시는 잔과 그분이 받아야 할 세례를 함께 말씀하시면서 우리가 받아야 할 하나님의 저주를 대속하실 것을 말씀하시고 있음을 본다(막10:38). 예수님의 세례는 예수님이 이 땅에 오신 목적, 우리를 위해 자신을 대속 제물로 드리심에 대한 상징적인 행위이고, 스스로를 낮추시는 겸손의 모습(빌2:5-9)이기도 하다.

세례를 받으시는 예수님에게 두 가지의 일이 일어난다. 하나는 예수님은 하나님이시라는 것을 알리는 삼위일체적 표시이다. 성자이신 예수님은 물에서 뭍으로 올라오시고, 성령은 비둘기처럼 하늘에서 성자 예수님께 내려오시고, 성부 하나님은 하늘에서 예수님이 하나님의 아들이고, 그를 기뻐한다고 말씀하시는 것이 그것이다. 특별히 마가는 이 광경을 기록하면서 ‘내가 영을 전하노라 여호와께서 내게 이르시되 너는 내 아들이라 오늘날 내가 너를 낳았도다(시2:7절 )’와 ‘내가 붙드는 나의 종, 내 마음에 기뻐하는 나의 택한 사람을 보라 내가 나의 신을 그에게 주었은즉 그가 이방에 공의를 베풀리라(사42:1)’라는 말씀을 반영한다. 시2:7은 아들은 왕이라는 의미, 사42:1의 아들은 종이라는 의미이기 때문에 예수 그리스도가 이 땅에 왕으로 또한 종으로 오셨음을 드러내는 것이다. 즉 마가는 예수님께서 이 땅에 왕으로 오셨으며, 왕으로 오신 예수님께서는 종으로 우리를 섬기기 위해 오셨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 다음에 예수님이 하신 일은 우리를 시험을 당하시는 것이다. 시험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마태복음 4장에 기록되어 있다. 마가는 13절에 예수님께서 들짐승과 함께 계심을 이야기함으로 예수께서 사탄의 시험을 이기시고 에덴동산의 본래 모습이 회복되었음을 암시한다. 그리고 세례 요한은 사자로서의 역할을 옥에 갇힘으로 끝마친다. 예수님은 세례 요한이 갇히고 난 이후에 하나님의 복음을 선포하신다. ‘때가 찾고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왔으니 회개하고 복음을 믿으라’고 말이다.  
--예수님은 아담이 마쳐놓은 세계를 회복하시고 그 세계를 그를 믿는 그의 백성들에게 주신다. 따라서 우리는 하나님의 나라 안에 살아가는 하나님의 백성들이다. 그래서 바울은 빌립보서에서 ‘부름에 합당한 삶’을 이야기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그 나라의 실체를 알고, 그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갖고 하나님의 백성답게 이 땅에서 승리하며 사는 사람이 바로 하나님의 백성이기 때문이다. 주님께서 그 나라가 가까이 왔다고 말씀하신다. 손을 뻗으면 잡히는 그곳까지 왔다는 의미이다.  

마가복음 1:14-39 : 예수님은 이 땅에 하나님의 아들이면서 하나님 나라의 왕으로 오셨다. 그렇기 때문에 마가가 전하는 예수님의 첫 번째 목소리는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는 것이다. 마가는 이런 하나님의 아들의 사역을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즉,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는 것이 주님의 사역이기 때문에 제자들에게 ‘다른 가까운 마을들로 가자 거기서도 전도하리니 내가 이를 위하여 왔노라(막1:38절)’라고 말씀하신다. 예수님께서 우리에게 오신 가장 큰 이유가 바로 하나님의 나라를 우리들에게 보여주시며, 하나님의 나라에 우리를 초대하고, 우리를 하나님의 백성으로 만드는 일이시라는 것이다. 왕으로 오신 주님은 자기 왕국의 영광을 온 세상에 드러내는 것이 주님의 일이라고 말씀하시는 것이다. 오늘 이야기를 전함으로 마가는 예수님이 선포하신 하나님의 나라(14-15절)와 그 나라를 선포하시기 위해 오셨음을 알리는 예수님의 말(38절) 사이에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을 집어넣음으로 왕이신 예수님을 확실하게 드러내려는 수사적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나라는 어떤 모습을 갖는가? 하나님의 나라는 왕이신 예수님이 부른 자들이 만드는 나라다. 그래서 마가는 예수님께서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고, 그 나라를 위해 회개하라는 선포이후에 제일 처음으로 제자들을 부르시는 장면을 보여준다(16-20절). 예수님은 4명의 어부들을 불러 제자로 삼으신다. 그들을 부르시면서 예수님은 그들을 물고기를 잡는 어부에서 사람을 잡는 어부가 되게 하실 것을 약속하신다. 예수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름에 대한 즉각적인 반응을 한다. 삶의 방식이 바뀌기 때문이다. 그들이 과거에는 자신들의 가족과 배와 그물을 의지해서 살았다면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됨으로 하나님을 의지해서 살게 된다. 그래서 그들은 삶의 전통적인 방식을 내려놓는 것이다(18, 20절). 삶의 방식을 포기하면서 까지 따를 수 밖에 없는 하나님의 나라의 모습을 마가는 이야기한다. 하나님의 나라는 세상의 나라가 놀랄만한 나라이다. 허황된 말만 있는 나라가 아니라 놀라운 교훈과 함께 귀신들린 사람을 고치는 열매가 나타나는 나라이다. 하나님 나라가 임했다는 소문은 급하게 퍼져나가고, 사람들은 그 나라의 권위 앞에 놀랄 수밖에 없다(21-28절). 그리고 하나님의 나라는 병으로 인한 고통이 멈추는 나라이기도 하다. 하나님의 나라는 그 나라의 백성이 되겠다고 예수를 따르는 백성의 가족에게 뿐 아니라 일반적인 사람들에게도 그 능력을 드러낸다(32-34). 하나님의 나라는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있다는 말이다.
--하나님의 나라와 사탄의 나라 사이에 전쟁이 시작되었다. 하나님 나라의 백성이 된다는 것은 그 전쟁에 참여하는 것이고, 그 백성들을 위해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전신갑주(엡6장)도 주셨고, 성령의 은사를 주시어 승리의 삶을 살게 하신다. 우리에게 임하시는 하나님의 나라 앞에서 사탄이 굴복되는 것을 기대하며 살자. 

마가복음1:40-45 :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가 가까웠다고 말씀하셨다. 여기서 가깝다는 말은 손을 뻗으면 만져지는 곳까지 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래서 주님의 선포는 급하고 신속한 결정을 요구한다. 그 나라가 가까이 왔기 때문에 사탄은 예수님 앞에서 쫓겨나가는 것이고, 그 나라가 가까이 왔기 때문에 예수님의 제자들은 삶의 모든 근거를 포기하고 급하게 예수님을 따를 수 밖에 없다. 하나님의 나라가 가까이 옴으로 모든 귀신들린 자들이나 병든 자들이 하나님 나라의 은혜가운데 들어간다.오늘 본문에 나오는 문둥병자는 사회적으로 그리고 종교적으로 소외당하는 자들이다. 특별히 레위기의 규례에 따르면 ‘45 문둥 환자는 옷을 찢고 머리를 풀며 윗입술을 가리우고 외치기를 부정하다 부정하다 할 것이요 / 46 병 있는 날 동안은 늘 부정할 것이라 그가 부정한즉 혼자 살되 진 밖에 살찌니라(레위기13:45-46)’라고 되어있어서 문둥병자들은 사회적으로 격리되어 살게 된다. 예수님 당시의 사회적인 분위기 속에서 문둥병자들이 겪는 고통은 사회적인 소외보다는 종교적인 소외라고 생각된다. 종교적인 제의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 즉 하나님께 제사를 드리지 못하고, 종교적인 절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것은 하나님의 저주의 상징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 있는 문둥병자가 예수님 앞에 와서 ‘꿇어 엎드려 간구하여 이르되 원하시면 저를 깨끗하게 하실 수 있나이다(40절)’라고 말한다. 문둥병자가 예수님께 구했던 것은 단순히 사회적인 복귀가 아닌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이었을 것이다.
율법으로는 문둥병자를 사회에 복귀시킬 수 없고, 율법으로는 문둥병자에게 하나님께 대한 제사와 종교적 절기에 참여시킬 수 있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율법에는 생명이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율법은 문둥병자가 하지 말아야 하는 것을 알게 하고, 문둥병자가 사람들과 격리되어야 하는 것을 알게 하지만, 문둥병자가 무엇을 해야 구원에 이를 수 있는가를 마해주지 않는다. 단지 치유된 상태만을 이야기할 뿐이다(레위기13-14장). 그러나 예수님은 그를 만져주신다. 율법으로 만지면 안되는 문둥병자를 만지심으로 스스로를 부정하게 하신 것이 아니라 하나님으로 가지고 계신 정결함으로 부정한 문둥병자를 정결하게 하신다. 그것도 ‘문둥병자를 불쌍히 보시며 문둥병자가 깨끗게 되기를 원하시기’ 때문에 말이다.
--율법의 세계 속에서도 문둥병자가 나았다는 기록은 있다. 민12이나 왕하 5장에 나오는 미리암이나 나아만 장군 같은 사람이다. 그러나 이런 사람들의 나음은 전적인 하나님의 은혜임을 알아야 한다. 예수님을 만난 문둥병 환자도 하나님의 전적인 은혜를 받았고, 그 은혜로 문둥병이 나았다. 이처럼 하나님을 믿는 자들은 하나님의 은혜에 의지해서 살게 된다. 그리고 우리는 이 은혜를 받고 사는 사람들이다.

오성환 목사(신학포럼 빛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