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세이던 어드벤처’라는 영화가 있었습니다. 영화는 새해를 맞이하는 축하식이 열리는 포세이던이라는 배에서 시작합니다. 이 배는 몇 겹의 안전장치를 갖춘 초호화 여객선으로, 포세이던이라는 말은 바다의 신을 의미합니다. 사람들은 바다의 신에 의지해서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지요. 이 배에는 두 명의 성직자가 타고 있었는데 한 사람은 교회는 현실의 문제에 대하여 너무 민감하면 안된다는 입장이었고, 다른 한 사람은 교회는 사회적 문제에 대항하면서 사람들을 하나님의 나라로 이끌어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으로 들떠있는 바다의 신 포세이던은 거대한 해일에 뒤집히고 배 안의 세계는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만큼 혼란한 상황으로 변하게 됩니다. 한 성직자는 그 혼란 속에서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해 주고, 그들과 함께 죽음을 맞이합니다. 아주 많은 사람들이 파티 장에서 죽어가고 있고, 성직자의 역할 가운데 하나는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고 그들로 하여금 하나님을 맞이할 준비를 시켜주는 일일 것입니다. 그리고 영화에서 그분은 그런 일을 충실히 감당하며 죽어가는 사람들을 위로하면서 그도 역시 죽어갔습니다. 다른 한 성직자는 살아있는 사람들을 이끌고 살기 위해 움직입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기위해 어디로 가야할지 모르는 상태에서 그는 한 아이의 말을 듣고 배 아래쪽으로 몇 명의 사람들을 이끌고 갑니다. 그리고 참 많은 역경과 고난을 거치면서 그들을 이끌고 가다가 아주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그는 하나님께 자신의 목숨과 자신과 함께했던 사람들의 목숨과 바꿀 것을 제안하며 불 속으로 뛰어듭니다. 그리고 나머지 사람들은 가까스로 구출을 받습니다.

사람들이 신뢰하고 믿었던 바다의 신인 포세이던은 맥없이 자연의 위력 앞에 뒤집혀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주었지만, 그 때에 하나님의 성직자들은 각각 다른 영역에서서 하나님의 백성들을 위로하거나 하나님의 백성들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 헌신하는 모습은 감독의 의지와는 다르게 영화를 보는 저의 마음을 강하게 때렸습니다. 그리고 마음 한 구석에 과연 교회는 사회적으로 저런 고통과 어려움이 휘몰아 칠 때 무엇을 해야 하는 것인가? 라는 생각을 한 동안 하게 되었습니다.

역사 속에서 교회는 사회적인 어려움이 닥칠 때 마다 교회의 목소리를 냈습니다. 어떤 때는 독재정권과 온 몸으로 싸우기도 했고,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죽어가는 이 땅의 젊은이들과 아픔을 같이하며 교회의 목소리를 세상에 외치기도 했습니다. 교회는 나라를 위해서, 혹은 이 땅에 하나님의 주권적인 통치가 이루어지기를 기도했고, 사회적 약자들의 편에서 그들을 위한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며 사회적인 부조리 앞에서 당당하게 하나님의 공의와 정의가 흐르기를 기도하며 싸우기도 했습니다. 위대하지는 않아도 각자가 사는 그 땅을 위해 교회는 수고하고 애쓰며 지금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오늘날 교회는 다시 거짓이 진실을 가리려는 시대에 서있습니다. 젊은이들은 나라를 지옥이라고 생각하고, 당연한 삶의 한 부분인 결혼이나 출산을 삶의 여유가 없어 포기하는 젊은이들이 사는 시대에 교회가 서있습니다. 진보, 보수가 갈라져 영원히 서로 보지 않을 것처럼 으르렁대는 시대 속에, 그리고 자기의 주장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은 모두 적으로 간주되는 시대 속에 교회는 서있습니다. 이렇게 아픈 세상에서 우리는 과거 하나님을 믿는 믿음으로 세상을 향해 하나님의 진리를 외쳤던 우리 믿음의 선배들의 용기와 담대함이 우리에게 있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