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데반 집사가 유대인들에게 순교당한 이후에 유대인들의 기독교 탄압이 대대적으로 일어났다. 사도행전 8:1은 ‘그 날에 예루살렘에 있는 교회에 큰 박해가 있어 사도 외에는 다 유대와 사마리아 모든 땅으로 흩어지니라’라고 박해를 당하던 교회의 상황을 말하고 있다. 특별히 교회를 진멸하려고 한 바리새인 사울은 ‘각 집에 들어가 남녀를 끌어다가 옥에 넘(행8:3)’겼다고 말한다. 이런 탄압으로 인해 사람들이 흩어졌지만, 그 흩어진 사람들은 ‘두루 다니며 복음의 말씀을 전(사도행전8:4)’했다. 이렇게 예루살렘 교회의 위기가 일어나고, 위기를 피해 흩어졌던 초대교회 성도들을 통해 복음이 전파된 것을 두고 후대의 학자들은 교회가 ‘오직 성령이 너희에게 임하시면 너희가 권능을 받고 예루살렘과 온 유대와 사마리아와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사도행전1:8)’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따르지 않고, 예루살렘에 정체되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왜냐하면, 초대교회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며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면서 만들어졌고, 특히 예루살렘 교회는 복음이 증거되며 사도들에 의해 이적이 나타나고, 서로 물건을 통용하여 각자 필요를 채워주는 이상적인 교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좋음 때문에 흩어져 ‘땅끝까지 이르러 주님의 증인이 되라’는 주님의 말씀에 순종하지 못한 예루살렘 교회는 복음이 정체되는 현실적인 상황 앞에서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뜻을 포기하게 되었을 것이고, 교회의 이런 문제들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하나님께서는 예루살렘 안에서 유대인들이 기독교인들을 탄압하게 만들었고, 예루살렘 교회의 성도들은 탄압을 피해 흩어지면서 ‘땅 끝까지 이르러 내 증인이 되리라’는 말씀을 순종하게 되었다는 말이다. 즉, 교회가 하나님의 뜻을 포기하고 현실에 안주할 때, 하나님은 교회에 위기를 일으키셨고, 그 위기를 해결하면서 하나님의 뜻을 이루게 하신다.

교회가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나가는 것을 개혁이라고 말한다. 교회의 개혁적인 모습들은 다양하게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개혁적인 모습은 교회가 정체가 일어날 만한 상황 즉 ‘여기가 좋사오니’라고 외칠 수 있는 상황에 안주하지 않는 것이다. 1993년에 ‘로메로’라는 영화가 있었다. 엘살바도르에 ‘로메로’라는 사람이 대주교로 임명되었고, 별로 외부적인 활동이 없던 로메로가 대주교가 되자 사람들은 조용히 ‘그 자리’를 지킬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대주교가 된 로메로는 대통령으로 당선된 엠베르토에 의해 많은 사람들이 죽어가는 광경을 보게되고, 사회가 얼마나 부조리하고, 얼마나 많은 약자들이 소수의 강자들에 의해 고통을 당하는가를 보게 된다. 그리고 강한 자들에게 그런 폭행을 멈출 것을 요구하기 시작한다. 성당 안에 난입한 군인들이 제단을 향해 총을 쏘는 두려운 상황에서 로메로는 두려워하면서도 자신을 바라보는 교인들의 시선 앞에서 용기를 내어 군인들과 대항하기도 하고, 담대히 정부를 향해 폭력을 그칠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영화에 나오는 ‘로메로’는 틀림없이 겁많고 힘없는 사람이었지만, 하나님의 백성들이 권력의 총칼로 이유 없이 죽어가는 모습 앞에서, 그리고 그 절망의 상황에서 ‘영화 안의 로메로’는 다른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 같이 현실에 안주함으로 그 자리를 지키려고 하지 않고 고통당하는 사람들에 대한 하나님의 의지와 자신이 믿는 하나님께 대한 강한 신뢰로 ‘현실’의 문제와 싸웠고, 정부의 암살범에 의해 1980년 3월에 암살당한다.

개혁되는 교회는 편하고 좋은 ‘현실’에 안주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하나님께서 원하시는 일을 위해 ‘좋은 현실’을 포기할 수도 있는 교회를 말한다. 즉, 하나님의 뜻을 따라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교회가 됨으로 교회는 교회로서의 모습을 가질 수 있다. 지금, 사회가 온종일 흔들리는 이때에 하나님의 뜻이 무엇인지를 분별하며 하나님께 대한 믿음으로 갖고 교회가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