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공동생활 형제단에 대한 연구
(A Study on the Brethren of the Common Life)
Ⅰ. 서 론
로버트 뱅크스(Robert Banks)는 “전 지중해 연안에 바울이 지나간 지역마다 그리스도인의 공동체가 생겨나고 강화되고 배가 되었다”고 했다. 또 그는“복음이란 하나님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과도 함께 묶어 주는 것이다.…그리스도인의 공동체는 하늘나라의 실재이며, 동시에 한 가족으로 공동체이며, 그리스도의 몸으로서 공동체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우리가 속해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인 교회와 교회 밖에서 이루지고 있는 여러 형태의 공동체들이 성경의 정신을 이탈함으로 심각상태에 이르게 되었다. 그 이유는 먼저, 교권주의자들로 인해서 교회 공동체의 분열에 빠지고 있으며, 다음은, 교회의 세속화로 교회 공동체들이 성경에서 말하는 공동체의 모습이 심하게 훼손되어 가고 있기 때문이다. 그 다음은, 교회 밖에서 이루어진 공동체들이 리더자들이 영리주의에 빠져서 하나님의 영광을 가리움으로 이 세상 사람들에게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다.
이러한 가운데에 있는 한국교회와 교회밖에 있는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가 성경위에 바로 세우기 위한 대안으로 필자는 본 논문을 쓰게 되었다. 그 대안으로 14세기경에 네델란드에서 경건의 운동을 일으켜서 후세 교회들에게 많은 영향을 끼친 공동생활 형제단을 우리가 본받아야 할 성경적인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의 원형으로 제시하는데 이 논문의 연구 목적이 있다.
본 논문의 구성은 총 5장으로 다음과 같은 순서를 따라서 논해 나가고자 한다.
제1장. 서문으로 논문을 통해서 문제제기와 연구목적으로 다루고 그리고 다음으로 논문의 구성 순서를 제시하고자 한다.
제2장, 공동생활 형제단에 대하여 설립자의 소개와 설립의 동기와 이렇게 설립된 공동생활 형제단의 특징과 설립의 이념 목적과 공동생활 형제단의 여러 지도자들을 제시하고자 한다.
제3장, 공동생활 형제단이 후세에 미친 영향에 대하여 역사적인 순서에 의해 배열해서 논하고자 한다.
제4장, 공동생활 형제단에 대하여 개혁주의 신학적인 입장에서 평가하고자 한다.
제5장, 위에서 논한 바를 간략하게 총 정리하면서 문제 제기를 근거와 연구목적에서 제시한대로 그리스도인의 공동체의 원형으로서 제시하면서 끝을 맺고자 한다.
끝으로 참고목록을 수록함으로 모든 논문을 끝맺고자 한다.
Ⅱ. 공동생활 형제단에 대하여
A. 설립자 게르트 그루테(Geert Groote)의 생애
게르트 그루테(Geert Groote)는 네델란드의 성직자이며, 교육자이다. 그는 1340년 10월에 오베레이셀 데벤테르의 시장의 아들로 부유한 가정에서 태어났으며, 파리대학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취미삼아 마술에 손을 대어 보기도 했다. 그루테(Groote)는 가족의 주선으로 여러 개의 복록을 타서 여유있는 생활을 하고 있던 중, 대학교에서 알게 된 한 샤르트뢰즈의 종단 수도사의 견책을 받고 근본적으로 삶이 뒤집힌 뒤에 고행자들이 입는 마모직 옷을 입고 금식과 기도에 삶을 바쳤다.
그는 성직자가 되기 위한 교육을 받고, 사절로 프랑스의 아비뇽에 있는 교황청에 파견되었고, 사절임무를 성공적으로 한 보상으로 쾰른 대성당의 수입 중 상당부분을 받게 되었다. 이 수입으로 그는 책임감에서 해방된 안락한 생활을 누릴 수 있었으나 1374년 심오한 영적 체험을 하게 되면서 갑자기 생의 진로를 바꾸었다. 그는 세속적 재화를 포기하고, 자신의 집을 하나님에게 봉사하기를 원하는 가난한 여성들에게 안식처로 제공했으며, 아울러 깊은 명상에 들어갔다. 1380년 고립된 생활을 그만두고 성직자들의 탐욕과 악폐를 공격하면서 네델란드 전역을 돌아다녔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추종자가 생겨났고, 1384년 8월 20일에 데벤테르에서 페스트에 걸려 죽을 때까지 전도 사업을 계속했다.
B. 공동생활 자매단과 공동생활 형제단의 설립
1. 공동생활 자매단 설립
게르트 그루테(Geert Groote)는 자기의 집을 1374년 9월 21일에 경건한 자매들에게 사용할 수 있도록 양도해 주면서 공동생활 자매단이 시작된다. 그는 단지 경건한 자매들에게 평화롭게 하나님께 예배할 수 있도록 해주기 위해서 자기의 집을 공동생활 자매단의 처소로 제공하였는데 이들은 자유롭게 들어와서 자유롭게 나갈 수 있었으나 재가입은 되지 않았다. 자매단의 거주자들은 지역교회의 구성원으로 남아 있었으며, 그녀들의 옷차림은 그 도시의 다른 여성들과 동일한 차림이었다. 또 어떤 사람들은 그루테(Groote)의 집에 살지도 않으면서 자매단의 일원이 되기도 했으며, 처음에는 한 명의 집사를 두었고, 나중에는 두 명을 더 두어서 가정의 회계 책임자가 되게 했다. 그리고 모든 회원들에게 손으로 하는 일들을 부담시키는 권한을 주었고 회원들은 집사들의 명령에 즉각 순종해야 했다. 만일 잘못을 저지른 자가 발생하면 다른 집사들과 의논하여 처벌의 수위를 결정하였는데 대부분 위반자들에게는 공동 저축에서 그녀의 몫을 박탈하였다. 그러나 더욱 심각한 위반자들, 예를 들면 절도, 완고함, 남자와 지나친 친밀함과 같은 경우에는 추방하도록 되어 있었다. 처음에 몇 년 동안은, 두 집사들이 생활필수품 구입, 규율문제, 자매들의 일상생활의 감독 등과 같은 사무를 처리했으나, 후에는 업무분담으로 이루어졌다.
그루테(Groote)의 집에서 시작된 공동생활 자매단의 구성원들은 금주를 해야 했고, 검소한 옷차림과 남자와 친밀한 관계를 피해야 했으며, 외출도 10마일 내에, 8일로 제한하였다. 자매단에 들어 갈 때에 자신의 재산을 양도하도록 강요받지 아니했다. 이들은 공동 지출과 공동생활과 수입의 공동분배가 이루어졌다. 또 일정한 노동을 감당해서 그루테(Groote)의 뜻대로 구걸하려 다니지 아니했으며, 적성과 재능에 따라 일이 주어졌다. 이들 중에는 농업부분에 상당한 전문가가 되었고, 낙농업이 활발했으며, 자매들 대부분은 바느질, 뜨개질, 방직사업과 여성전문 직종에 종사해서 수익을 올렸다. 이들은 그루테(Groote)의 설교를 듣고 마음이 뜨거워져 숫적으로 급격히 증가했으며, 그루테의 설교가 씨앗이 되어서 자매단이 생겨나서 1500년경에는 100여개의 자매단이 존재하였다. 이러한 공동생활 자매단이 발전해서 자매 수녀원(Diepenveen 수녀원)도 세워져서 14세기의 이상적인 공동체가 되어서 수도원 개혁으로 유럽수도원의 몰락을 막는데 버팀목이 되었다.
2. 공동생활 형제단의 설립
그루테(Groote)에 의해서 공동생활 자매단이 세워지는 동안에 더욱 강력한 단체가 준비되었는데 그가 아헨 근처의 몬니카이즌에 있는 카르투시안 수도원을 떠난 직후에 많은 독실한 추종자들이 모집되었다. 성령이 충만했던 그루테(Groote) 의 주변에는 추종자들의 수가 날로 증가되어 그의 제자들은 거룩한 싸움(Heavenly warfare)을 위한 열망으로 불타고 있었다. 그는 경건한 사람들이 한 집에 모여서 공동생활을 하며 상호 권면과 서로의 영적 유익을 도모하였다. 그루테(Groote)는 함께 공동생활을 하기 원한다면 자신의 손으로 수고하여 일함으로 생계를 해결하고, 교회의 가르침 아래서 공동생활을 영위하는 방향으로 공동생활의 방향을 설정하였다. 그리고 공동생활을 자원하는 자는 명백한 필요성을 제외하고는 구걸행위를 거부하였다.
1380년대에 그루테(Groote)의 제자인 플로렌티우스 라데윈스(Florentius Radewijns)는 자기가 살고 있는 사제관에서 그루테(Groote)의 추종자들의 모임을 배려해 주었다. 그의 제자들 중 몇 사람들이 라데윈스(Radewijns)와 함께 살았고, 반면에 다른 사람들은 그루테가 여행할 때에 함께 동행했으며, 이렇게 함으로 공동생활 형제단이 시작되었다. 그루테(Groote)의 제자들은 라데윈스(Radewijns)의 사제관에 자주 모였다. 그의 많은 추종자들 중에서 스승의 가르침을 따라서 12명의 제자가 있었는데 그중에 한 명은 탈락하게 되어 11명이 공동생활 형제단의 창립 멤버가 되었다. 라데윈스(Radewijns)는 한 집에서 공동생활을 하자고 권하므로 함께 공동생활을 하면서, 함께 일하고, 함께 기도하면서 권고하였다. 그리고 공동생활 소년들을 집에 초대하고 그들과 영적인 대화를 나누었다. 그리고 용돈도 주었으며, 이들과 교제하면서 종교적 이상을 펼쳤던 라데윈스(Radewijns)도 공동생활 형제단을 설립하는데 큰 기여를 했지만 그러나 형제단의 설립자는 그루테(Groote)이다.
3. 공동생활 형제단의 개척 지부
그루테(Groote)가 죽은 해에 그에 의해서 시작된 신앙부흥 운동은 그가 설교했던 곳에서 근거를 마련해서 1391년에 최초의 진정한 공동생활 형제단으로서 “플로렌티우스의 집(House of Florenitius)"를 설립하게 되었다. 첫 교구 사제였던 라데윈스(Radewijns)의 이름을 따서 이렇게 짓게 된 것이었다. 1391년까지 형제 동역자들은 Radewijns의 사제관에 살고 있었다. 매년 그들의 숫자가 증가함에 따라 좀 더 안락한 곳으로 이사 갈 것을 결정하였다. 즈얼라(Zwedera)라 부르는 루네(Runen)의 한 독실한 귀족 부인이 그들의 곤경을 전해 듣고 그녀의 두 건물을 처분하여 집 한체와 한 구획의 땅을 제공해 주었다. 폰트스테그(Pontsteeg)에 있는 집을 헐어 새로운 건물을 다시 세웠는데 이것이 “플로렌티우스의 집”이다. 이렇게 하여 형제단들은 사제관에서 그들의 서적과 가구를 가지고 세워졌다. 1520년까지는 데벤터와 쯔볼레의 공동생활 형제단은 수도원 밖에서 “근대경건운동(Devotio Moderna)" 핵심도시가 되었다. 이 두 공동체 형제단에서 새로운 형제단이 개척되었고, 새로운 공동생활 형제단들이 이 두 모체의 직간접적인 원인에 의해서 세워졌다. 네델란드에 다음 장소는 공동생활 형제단의 선교사들의 요구에 의해서 델프트(Delft)의 도시에 세워졌다. 그 후에는 데벤터와 쯔볼레를 기점으로 해서 도에스버그, 쭈트펜, 캄펜, 아멜로, 유트레히트, 할렘, 라이든으로 사역이 확장 되어 갔다. 그리고 독일에서도 많은 형제단들이 세워졌다. 1400년에 독일 문스터에 형제단이 세워졌다. 독일에 최초로 파송된 공동생활 형제단 선교사는 헨리 본 아우스(Henry Von Ahaus. 1369-1439)에 의해서 세위지게 되었다. 그리고 퀠른에 형제단이 세워졌고, 타운스(Tauns)에 있는 쾨니히슈타인(Konigstein)에 형제단이 세워졌고, 모젤(Moselle)에 있는 울프(Wolf)에도 형제단이 세워졌으며 그 외에도 여러 곳에 공동생활 형제단이 세워지게 되었다. 그리고 남쪽 저 지대 국가들에게도 공동생활 형제단들이 많이 세워지게 되었다.
4. 공동생활 형제단을 대적하는 자들
데벤터에서 시작된 공동생활 형제단의 운동은 활발해지고 회원의 수도 급증하게 되어 갈 때에 이를 시기하여 대적하는 자들이 만만치 않았다. 형제단들이 새로운 수도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덴베터에 머물러 있는 형제들은 수도원 서약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교단의 충분한 보호를 받지 못했다. 그 형제단들의 친구이자, 보호자요, 시의회의 영향력 있는 인물이었던 존터 푸튼(Johnter Poorten)이란 사람이었다. 이 사람이 형제단을 옹호하고 지지한다는 이유로 “롤라드의 교황”이란 야유와 비난을 받았다. 이러한 이유는 이단을 감싸고 보호한다는 이유로 극단적인 적대감을 들어낸 것이다.
도미니칸 수도회는 형제단에 대해서 사람들에게 악의적으로 선동하고, 잡다한 비방거리로 공격해 왔다. 그들은 형제단을 해롭게 하기 위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그들은 공동생활 형제단이 수도원의 서약을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으며, 성실하게 일하며 매일 양식을 벌고 있다고 비난을 했고, 명확한 삶의 규칙과 규율을 가지고 있는 생활도 비난했다. 심지어 자국어로 설교하고 복음을 전한다고 비난했했다.
어거스틴 수도원 소속인 빈데샤임(Windesheim) 수도원은 증폭의 빈난에 맞서서 1395년에 그들 자신을 변호하는 문서를 작성했다. 그러나 이 문서는 반대자들을 잠재우기에 충분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때에 비난을 잠재울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쭈트펜의 게하르트 제르볼트(Gerard Zerbolt. 1367-1398)였다. 그는 상당한 지식을 쌓은 사람으로 법과 전통에 관한 예리한 통찰력의 소유자였다. 그는 라데윈스(Radewijns) 보다도 더 훌륭한 학자였고, 일을 처리함에 있어서 뛰어났다. 이 위대한 학자의 탁월한 변호에 의해서 공동생활 형제단의 비난자들을 잠재울 수 있었다.
C. 공동생활 형제단의 특징들
1. 규칙적인 하루일과
공동생활 형제단의 하루 일과는 새벽 3-4시에 일어났으며 늦어도 5시에는 일어났다. 아침 식사 시간까지 각 형제들은 자유롭게 기도하며, 하나님의 말씀을 읽으며, 시간을 보내었다. 그리고 6시에는 예배를 드렸다. 식사시간에는 일체 대화를 금하게 되었으며 식사가 끝나면 각자가 맡은 일을 시작한다. 모든 회원들은 매일 미사에 참석해야 하고, 서로의 잘못에 대해서 권고하며, 영적인 교제를 이루어갔다. 이들이 감당할 수 있는 일은 성경과 기독교 고전을 필사하는 일을 하며, 필사하는데 하루 중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였다. 그리고 저녁 시사 후에는 밤 8시까지 자신들의 방에서 자유로운 시간을 보냈다. 밤 8시에는 모든 방문의 손님들은 그 집을 떠나야만 했다. 밤 8시가 되면 모든 문들이 닫혔고, 30분간 묵상 시간을 가진 후에 모두가 취침에 들어갔다.
일요일이나 공휴일에는 성경 중에서 어떤 특정한 본문을 채택하여 읽었고, 설명하곤 했다. 이 설명이 있고 난 후에, 공동생활 형제단의 회원들은 자유롭게 그 본문에 대해서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하여 토론할 수 있었다. 그 토론 시간에 학교의 소년들과 일부 사람들을 초청하여 참석하게 했다. 특히 네델란드어로 된 성경을 읽고 이런 토론을 벌이는 것은 상당히 유익했고, 좋은 영향을 미치게 하였다. 그들이 필사하여 유포시킨 책들이 상당히 많았다.
이처럼 공동생활 형제단은 경건과 그 경건을 생활로 실천하는 생활을 했다. 이러한 점은 오늘날 우리들이 본받아야 할 경건의 모형이 된다.
2. 형제단 가입절차와 경건생활
먼저는, 공동생활 형제단 가입을 하는데 필요한 절차가 있었다. 첫째, 신앙심이 두터워야 하고, 둘째, 육신의 건강이 좋아야 하며, 셋째, 라틴어를 읽고 쓸 수 있어야 했다. 처음에는 두세 달 머무는 것이 허락되었고, 그 후에 10개월이나 일년동안 테스트 기간을 늘려서 훈련을 받으며, 본인이 형제단에 가입한 후, 능히 적응을 할 수 있는지 그 여부를 가린 후에 정식으로 결정하였다. 훈련기간 중 아무 사고 없이 맡은 일과에 책임을 성실하게 완수해야만 비로소 입단을 허락하였다. 입단 후 개인사정으로 떠나야 할 경우에 언제든지 떠날 수 있다. 그러나 일단 떠난 후에는 다시 재 입단을 허락지 않았다. 어떤 학자는 말하길 공동생활 형제단은 가난과 순결과 순종과 같은 수도원 서약을 하지 않았어도 그들은 준수도원과 같은 성격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다음은, 그들의 경건 생활은 하나님을 온 마음으로 섬겼으며, 다른 사람들을 구원의 길로 인도하고자 힘을 썼다. 그들이 추구하는 궁극적인 목표는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본받는데 있다. 예수 그리스도는 공동생활 형제단의 거울이요, 이상이 더 되었다. 그들은 예수그리스도의 삶과 거룩한 열정을 본받기 위하여 복음서를 읽었고, 거룩한 성경을 읽었으며, 교부들의 작품을 읽었다. 또한 이들은 사도들과 초대 그리스도의 교회의 사람을 가능한 가까이 본받고자 하였다. 그러기 위해서 모든 회중은 한 마음을 품어야 했다. 이들은 성경 말씀을 암송하고 마음에 되새기 위해서 라피아리아(Rapiaria)라는 발췌록을 만들어 감동된 성경구절이나 중요한 글귀들을 기록해서 개인이 소지하며 암송하기에 힘썼다. 뿐만 아니라 마음의 순결함을 추구하는데 힘썼으며, 일상의 삶에서 죄로부터 마음을 정결히 유지하고자 힘썼다. 그리고 자신을 깊이 알고자 힘썼으며, 마음으로부터 악을 뿌리 뽑고자 최선을 다하였다.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죄를 극복하도록 적극적으로 권면하며 도와주었다. 더 나아가 겸손과 사랑과 순결과 인내와 순종과 같은 미덕을 쌓고자 온 힘을 따 쏟았다. 이러한 목표 가운데 그들은 영적 훈련에 집중했으며, 특히 기도, 명상, 독서, 수작업, 금식에 힘썼다. 그들은 내면을 고양시킴은 물론 이거니와 육체의 노동을 통해서 외적인 힘도 보강하면서 조화로운 발전을 도모하였다. 그들은 경건한 삶을 원했으며, 세상의 영광이나 부나 명성을 추구하기보다 그리스도의 발자취를 따르고자 원했다. 상급자에게 겸손히 순종하면서 그에게 부여된 십자가를 지는 삶을 지향했었다.
위에서 살펴 본대로 이들의 가입절차는 개인의 자유의사에 있고, 경건의 모형은 하나님을 섬기며, 다른 사람들을 구원하며, 그리스도를 본받는 삶에 있었으며, 성경의 우위권을 주장하고, 자기를 부인하고 십자가를 지는 생활이었다.
3. 자립생활과 형제단의 규율
먼저는, 공동생활 형제단의 또 하나의 특징은 필사작업과 자립생활이다. 그루테(Groote)와 그의 친구 쎌리(Cele)의 모범적인 삶에 고무되어서 공동생활 형제단은 교육 사업에 깊이 관여하였다. 1450년 전에는 학교에서 가르쳤던 형제단의 숫자는 그리 많지 않았다. 각 형제단 처소에서 그 회원의 대부분은 책을 복사하여 팔아서 생계를 유지하였다. 림제이(Lindsay) 교수는 Groote가 플레미쉬(Flemish)의 신비주의자인 루이스브룩의 제자였으며, 루이스브룩과 오랫동안의 자문을 거침 뒤에 공동생활 형제단을 설립하였다고 했다. 그리고 이 단체의 목적은 우량도서의 대량 증가와 젊은이들에 대한 섬세한 훈련을 통해서 민족의 신앙여건을 개선하는데 역점을 두었다고 했다. 또 이들은 책의 필사와 원고의 판매를 통해 자급자족 생활을 했다고 했다. 큰 방에서 여러 사람들이 모여 앉아 있고, 한 사람이 원고의 단어들을 천천히 반복적으로 읽어감으로써, 인쇄술이 발달하기 전에 가장 빠른 방법으로 대량 생산을 하였다고 했다. 그러나 구텐베르크에 의해서 금속활자가 발명되자 필사본은 인기를 잃어가게 되었다. 1475년 이후에 형제단들은 새로운 수익원을 개발해야 했었다. 그리하여 이후에는 적극적으로 교사의 길을 택하게 되었다.
다음은, 형제단의 규율로 그루테(Groote)는 추종자들에게 수도생활을 강요하지도 않았다. 오히려 누구든지 자기가 진정한 수도원생활의 사명을 받았다고 확신하지 않는 한 이미 가지고 있던 직업들의 충실하면서, 이를 통해 근대경건의 원칙들을 따르라고 주장하였다. 이에도 불구하고 결국의 그의 제자들 중 다수가 수도생활에 입문하여 어거스틴파의 규율을 지키게 되었다. 그러나 이들 역시 끝까지 수도생활의 소명을 받지 않은 많은 이들의 “일상생활”(common life)에 관한 관심을 잊지 않았다.
공동생활 형제단은 자립정신과 강요하지 않은 사명에 의해서 규율을 지키게 했다. 이러한 사실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공동체들이 의존형이 되어서 자립정신을 상실과 통제된 체제속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오늘날의 공동체들이 본받아야 모습이다.
4. 학교교육에 공헌과 내면의 평화
먼저, 공동생활 형제단은 수도생활에 뜻을 둔 자들 뿐 아니라, 계속 직업을 충실하고자 하는 이들을 위한 뛰어난 학교들을 설립하였다. 이 학교들은 학문과 아울러 경건을 강조하였으며, 교회 부흥의 중심지들로 화하였다. 왜냐하면 이를 통해 배출된 졸업생들은 대부분 기성 교회에 날카로운 비판력과 아울러 개혁 의지를 소유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들 가운데 가장 유명한 인물은 16세기의 지도적 인사가 된 로텔담의 에라스무스(Erasmus of Rotterdam)이었다.
다음은, 이들은 대체로 감정에 흐르지 않았다. 신비적 명상이 감정의 흥분이 아니라 내면의 평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이러한 내면의 평화는 시간에 따라 변화하기 쉬운 감정적 자극이나 열정이 아니라 내면적이면서도 확고부동한 이지적 명상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믿었다.
이들이 학교 교육에 힘쓰고, 개혁의 의지가 강하고, 감정주의에 이루지 않는 이들의 경건 운동은 교육적 사명과 개혁의 의지를 상실하고, 감정주의로 흘러가는 오늘날 기독교 공동체들이 추구해야 할 모습이다.
5. 교회의 개혁을 추구함
이들 신비주의 운동은 기존교회나 혹은 계급 제도에 대적하는 양상을 띠지는 않게 되었다. 비록 이들의 지도자들 가운데 일부는 고위 성직자들의 오류, 특히 이들의 사치와 향락을 비난하였으나, 대부분은 그들의 경건을 가져다주는 내적 평화에 만족하였음으로 기존 교회의 권위에 대적할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반면 신비주의적 경향 자체가 단지 고위 성직자들 뿐 아니라 계급 조직를 가진 교회 자체를 약화시키는 양상을 띠게 된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실제로 만약 직접적인 명상을 통하여 하나님과 교통이 가능하게 된다면 전통적인 은혜의 수단이었던 성례, 설교, 혹은 성경까지도 그 중요성을 잃게 되는 것이다. 물론 14, 15세기의 신비주의자들은 이처럼 극단적인 결론에 도달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들이 심어 놓은 의심의 싹은 그 후 점차 계급제도의 권위를 약화시게 되었다.
최덕성 교수는 이들은 계급 자체를 부정한 것은 아니지만 교회계급을 약화시키는데 일조했으며, 명상을 통한 하나님과 직접 교통을 주장함으로 전통적인 은혜의 수단으로 여겨진 성례와 사제를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다고 한다. 이들은 제도 밖에서 서로간의 죄를 고백했으며 이렇게 신자들이 서로 죄를 고백했다는 것은 사제나 교회의 도움이 없이도 하나님과의 직접적인 교제가 가능함을 말하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것은 “고백성사”에 대한 제도에 대한 도전이며 성례전, 계급제도, 성직주의를 핵심으로 하는 로마 교회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공동생활 형제단은 교황주의를 약화시키고, 서로 간에 죄를 고백함으로 고해성사를 약화시켰고, 로마교회의 성례전을 부정하는 것은 종교개혁의 뿌리가 되는 것이다.
6. 필사로 통한 고대의 서적 전수
공동생활 형제단은 일상과업 외에도 설교와 학교 수업과 사본필사를 맡았다. 그루테(Groote)는 책을 무척 좋아하여 많은 필사본을 만들어 자기 도서관에 비치하였다. 그 밑에서 일한 숙련된 필경사들 가운데 토마스 아 켐퍼스가 있었다. 이들은 교부들의 저서들과 성경 뿐 아니라 고전 작품들까지도 필사했다. 저자별로 따로 필사하여 낱권을 만들고 그것들에 ‘작은 강둑’(ripiaria)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리에주에서는 이들이 필경사의 일을 워낙 근면하게 수행한 까닭에 ‘깃 촉펜들의 형제들’(Brothers of the Quill)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그루테에 관해서 토마스 아 켐퍼스는 그가 만찬 식탁곁에 양서들을 가득담은 궤짝을 놓고서 일이 뜻대로 되지 않을 때면 책들에게 다가가 벗들에게 잔을 권한다고 전한다. 그는 설교 여행을 할 때 꼭 책들을 그렇게 많이 소지하는 행위에 대해서 여러 가지 비난이 쏟아졌다. 책을 팔면 가난한 사람들을 많이 구제할 수 있지 않느냐 하는 것이었다. 성경과 그 밖의 저서들에 대한 번역도 이루어졌다. 그루테는 시편 가운데 일곱 편의 참회시와 죽은 자들을 위한 기도문, 그리고 마리아에게 바치는 기도문들을 번역했다. 공동체들은 활자를 조판하는데 더디지 않았으며, 가이센하임, 빈데샤임, 조르겐부쉬, 로스토크, 루뱅 등의 공동체들에 인쇄시설이 있었다고 전한다.
이러한 사실을 보아서 공동생활 형제단들의 성경과 교부들의 저서들과 고전 작품을 필사함으로 후대 고대 저서들을 보전하고 전수하는데 기여함을 알 수 있다.
[위의 글은 박봉일 박사가 2013년에 연구하였던 소논문인데, 박정열 준목의 소개로 크리스찬타임스에 3부로 나누어서 소개한다. 독자 제위에 큰 유익이 있기를 확신하며 기대한다.]
박봉일 박사는 부산 금성고를 졸업하였고, 총신대학교 신대원을 졸업, 광주대학교 사회과학대 행정과를 졸업하고, 계약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M.Div와 Th.M(구약학)을 전공하였다. 그리고 대한신학대학원대학교에서 "17세기 청교도 가정관에 대한 고찰"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2015년). 저서로는 "교회의 거룩함과 회개",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해설"이 있고, 저술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61세의 나이에도 꾸준한 학문 연구와 집필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현재는 광주 북일교회를 담임하며, 각 신학교에서 강의 사역을 진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