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식과 염려>라는 두 개념을 떠올릴 때,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하십니까? 이들은 신앙 생활에서 양 극단에 서 있는 두 개념입니다. 안식은 믿음으로 누리는 것이고, 염려는 불신앙으로 인한 것입니다. 물론 영원한 안식은 우리의 죽음을 지나 주어지는 것이고, 혹은 주님께서 재림하시고 만물을 새롭게 하실 때 주어지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땅에서도 하나님의 자녀들은 믿음으로 안식을 앞 당겨 누릴 수 있습니다. 조금도 쉴 틈을 주지 않는 것이 세상입니다. 직장은 쉬어도, 가정에서 할 일이 태산입니다. 육신은 쉬어도 마음이 쉬지를 못합니다. 모세의 율법에 하나님께서 안식일을 제정하신 것은 참 은혜로운 배려였습니다. 쉴 새 없이 돌아가는 세상에 일주일에 한 번씩 모든 육신의 수고로부터 쉼을 누리고 하나님을 예배함으로써 영원한 안식을 소망하는 것은 얼마나 큰 은혜입니까? 역사적으로 프랑스 혁명 때 공화정부가 7일 주기를 폐지하고 십진법에 따라서 10일에 한 번 휴일을 만들어 십 수년 동안 사용했던 예가 있고, 스탈린이 소련을 통치하던 시기인 1929년부터 1940년까지 어떻게든 종교색을 지우기 위해서 약 10여년 동안 시도했던 5일단위와 6일단위 휴일제도는 다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사람들은 인간의 익숙함에 그 실패 원인을 돌리지만, 인간을 창조하신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가장 적합하게 주신 것이 안식일입니다. 문제는 하나님께서 쉬라고 율법으로 명령하셨음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 사람들은 안식일을 범했다는 것입니다. 정말 이해가 되지 않는 일 아닙니까? 쉬라는데 왜 안 쉬는 것입니까? 믿음이 없으면 인간은 결코 안식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을 반증하는 사례입니다.

지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사람들은 쉬지 않고 일합니다. 노예 제도 하에 살고 있는 노예가 아닌데도, 노예처럼 일합니다. 아니면 쉼을 참지 못하고 노는 계획을 세워 다시 분주해집니다. 심지어 이렇게 바쁜 것이 미덕이 되기도 합니다. 바쁘지 않으면 무능한 사람 취급하는 시선도 있습니다. 저는 쉼이 있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게을러서가 아니라, 믿음으로 쉼을 누리고 싶습니다. 육신만 쉬고 머리와 마음은 쉼 없이 굴러가는 것이 아니라, 비록 이 땅에서지만 때때로 주님 안에서 온전한 안식을 누리고 싶습니다. 멀리 하나님께서 제게 주실 완전하고 영원한 안식을 기다리면서 말입니다. 물론 말처럼 혹은 글처럼 그리 쉽지 않습니다. 일이 저를 늘 기다려왔으니까요.

염려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 대부분 사람들의 친구입니다. 좋은 친구는 아니지요. 왜냐하면 그 놈은 안식을 몰아내기 때문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염려’라는 단어의 용례를 보면 매우 부정적이고, 우리 영혼에 아주 큰 해를 미치는 개념입니다. 이것은 신앙을 부인하는 일이고 신앙의 부재입니다. 염려는 일의 결과가 나에게 달려 있다고 믿는 일종의 신앙입니다. ‘염려교’(anxietianity)’라고나 할까요? 염려는 자아를 섬기는 우상 숭배입니다. 이 우상을 몰아내십시오.

6일 동안에 하나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신 일은 조금의 부족함이나 결함이 없이 완벽한 창조였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제7일에 쉬셨습니다. 주님의 구원은 조금의 부족함도 없이 ‘다 이루신’ 일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를 믿는 자들은 자기에게 구원이 달리지 않았음을 알고 오직 믿음으로 하나님을 신뢰함으로 안식을 누릴 수 있습니다. 이 땅에서도 말입니다. 이 은혜를 왜 놓치겠습니까?


김형익 목사(죠이선교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