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오후예배 설교요약(마6장9-13절)   

오늘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고

 둘째 부분에서 우리는 자신의 일에 관계한다.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영광을 떠나서－바울은 먹고 마시는 것도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고 하였다(고전 10 : 31)－우리에게 유익한 것만을 구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이미 지적한 바와 같이, 여기에는 다음과 같은 차이가 있다. 하나님께서는 특히 처음 세 기원을 요구하시며, 우리를 전적으로 자신에게로 이끄셔서 우리의 경건을 입증하신다. 그 다음에야 우리 자신의 일을 돌보도록 허락하시는데, 거기에는 제한이 있다. 즉, 우리가 하나님께로부터 받는 은혜는 모두 그의 영광을 나타내도록 해야 한다는 의도가 없이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 아무 것도 구하지 말라는 것이다. 그 이유는 하나님을 위해서 살며 죽는 것보다 더 합당한 일이 없기 때문이다(롬 17 : 7-9). 그러나 이 기원에서 우리가 하나님께 구하는 것은 이 세상에서 우리의 육신에 필요한 모든 것, 즉 음식과 의복 뿐만 아니라,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보시는 모든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우리가 평안한 마음으로 일상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들이다. 간단히 말하면, 이렇게 기도함으로써 우리는 우리 자신을 하나님의 보호와 섭리에 일임하여 그가 먹여 주시고 보호해주시도록 한다. 우리의 지극히 은혜로우신 아버지께서는 우리의 육신까지도 보호하고 지도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으시며, 빵 한 조각, 물 한 방울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하나님께로부터 받기를 기대함으로써 우리가 이런 사소한 일로 믿음을 실천하게 하신다. 그러므로 때로는 우리를 심히 불안하게 만드는 것들을 하나님께로부터 기대한다는 것은 신앙의 적지 않은 단련이다. 그리고 거의 모든 사람의 골수에 박힌 이 불신앙을 버릴 적에, 우리는 큰 유익을 얻는다. "오늘", 혹은 "날마다"(다른 복음서에 있는 것과 같이)라는 단어와 "일용할"이라는 형용사는, 무상한 것에 대한 무제한적인 욕망을 제한한다.

우리가 우리에게 지 지은 자를 사하여 준 것같이 우리 죄를 사하여 주시옵고

 이 기원과 다음에 이어지는 기원으로 그리스도께서는 천상 생활에 필요한 것을 요약하신다. 하나님께서는 교회의 구원을 위해서 맺으신 영적 언약도 다음 두 부분만을 근거로 성립한 것과 같다. 곧 "내가 나의 법을 그들의 속에 두며 그 마음에 기록하여"라는 것과, "내가 그들의 죄악을 사하고"라는 것이다(렘 31:33- 34; 참조, 33:8), 여기서 그리스도께서는 우선 죄의 용서를 말씀하시고, 곧 이어 두번째 은혜를 덧붙이신다. 즉, 하나님께서 성령의 힘으로 우리를 보호하시고 성령의 도움으로 우리를 지탱하셔서, 우리가 모든 유혹에 정복되지 않게 하옵소서 하는 것이다. 우리는 죄에 대해서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리스도께서는 죄를 "빚"이라고 부르신다. 이렇게 용서를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도저히 그 빚을 만족하게 갚을 수 없는데, 이 용서는 하나님의 값없이 주시는 자비에서 온다. 하나님께서는 친히 그 빚들을 관대하게 탕감하시며, 우리에게 그것을 갚으라고 요구하시지 않고, 그리스도께서 유일회적으로 자신을 내놓아 우리의 몸값을 치르셨기 때문이다(참조, 롬 3:24). 그러므로 자신이나 타인의 공로로 하나님을 만족시킬 수 있다고 믿고, 이런 만족으로 죄의 용서를 살 수 있다고 믿는 사람들은 이 값없이 주시는 선물을 전혀 나누지 못한다. 그들은 이러한 형식으로 기도를 드릴 때에 자기들에 대한 고발에 동의할 뿐이며, 심지어 자신의 증거로 자기에 대한 정죄를 확정시킨다. 왜냐하면 그들은 용서의 은혜로 풀림을 받지 않으면 자기들이 빚진 자임을 고백하면서도, 여전히 용서를 받아들이지 않고 도리어 경멸하며, 자기의 공로와 만족을 하나님께 내세우기 때문이다. 이렇게 하여 그들은 하나님의 자비를 구하는 것이 아니라, 심판을 요구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뜻은 우리 속에서 그 분의 형상을 점진적으로 회복(gradually to restore his image in us) 주께서 이 말씀을 하신 목적의 일부는 우리의 약한 믿음을 위로하시려는 뜻이었다. 그리스도께서는 만일 우리 마음에서 모든 미움과 시기와 복수심을 깨끗이 없애버린다면, 우리가 남을 용서했다는 것을 확실히 인식하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하나님께서 우리 죄를 용서하시는 것도 그만큼 확실하다고 우리에게 확신을 주시기 위해 이 조건을 한 표로서 덧붙이신 것이다. 이 표의 또 다른 의도는 주께서 그 자녀들 가운데서 일부 사람들을 제외하시려는 것이다. 즉, 복수심이 강하고 용서하는 마음이 미약하여 항상 적의를 갖고 행동하며, 자기들에게는 오지 않기를 원하는 진노가 다른 사람들에게 임하도록 조장하는 사람들을 자녀들 가운데서 제외하시려는 것이다. 주께서는 이런 사람들이 감히 주를 아버지라고 부르지 못하게 하시려는 것이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하지 마시옵고 다만 악에서 구하시옵소서 나라와 권세와 영광이 아버지께 영원히 있사옵나이다 아멘

 유혹들은 왼편과 오른편으로부터 오는데, 오른편에서 오는 것은, 소위 재물, 권세, 명예 같은 것이다. 이런 것들은 겉으로 보기에 찬란하고 좋아 보여서 사람의 눈을 흐리게 하며, 그 감언이설로 마음을 현혹하기 때문에, 사람들은 그 속임수에 걸리고 그 감미로움에 취하여 하나님을 잊어버린다. 왼편으로부터 오는 유혹들을, 소위 빈곤, 치욕, 경멸, 고난 등이다. 사람들은 이같은 어러움과 곤란을 당하면 절망 상태에 빠져 확신과 소망을 포기하고, 마침내 하나님께로부터 완전히 멀어진다. 우리는 우리 자신의 육욕이 일으키거나 마귀의 간계에 의해서 제시되는 두 가지 시험과 싸워 우리가 굴복하지 않게 하시기를 하나님 아버지께 기도한다. "악"이라는 단어를 마귀로 해석하느냐 또는 죄로 해석하느냐 하는 것은 그다지 큰 차이가 없다. 사실, 사단 자신이 우리의 생명을 노리고 있는 원수이며(벧전 5:8), 더우기 우리를 멸망시키기 위해서 죄로 무장하고 있다. 그러므로 여기서 우리가 기원하는 것은, 우리가 어떤 시험에도 정복되거나 압도되지 않고, 오히려 우리를 공격하는 모든 적대 세력에 대항해서 주님의 힘으로 굳게 설 수 있게 하옵소서 하는 것이다. 이 기원의 목적은 우리가 주의 돌보심과 보호로 안전한 상태에서 모든 유혹에 굴복함 없이, 오히려 죄와 죽음과 지옥의 문과(마 16:28) 마귀의 나라 전체를 견디어 승리하려는 것이다. 이것이 악에서 해방된다는 것이다.

조창훈 목사(방배본 교회, 순수칼빈연구가) http://cafe.daum.net/bangbaebon-chur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