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사도는 다시 한 번 기도를 하고 있다. 이것은 은혜의 경륜을 말하던 사도가 감당할 수 없는 은혜를 느낌으로써 속에서부터 터져나오는 기도다. 사도는 당당히 하나님께 나아가게 된 은혜를 입은 이방인들과 함께 한 아버지께 나아가기를 원한다. 그 하나님은 하늘과 땅에 있는 각 족속에게 이름을 주신 하나님인데, 이 표현은 창세기 10장에 있는 민족들의 목록표에 있는 모든 인류가 다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14~15). 사도가 제일 먼저 구하는 것은 능력이다(16). 하나님의 그 능력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성도들의 속사람을 강건하게 하시기를 구하는데, 그 기대는 하나님의 영광의 풍성하심만큼, 무한하신 하나님의 능력으로 강건하기를 바라는 것이다. 둘째로 사도는 그리스도께서 믿음으로 성도들의 마음 속에 계시기를 구한다(17). 오셔서 떠나시는 것이 아니라 영원히 거하는 것을 바라는 것이다. 세째로 그 믿음이 사랑으로 표현되어서 사랑 가운데 뿌리가 박히고 터가 굳어져 모든 성도들과 함께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을 알게 되기를 구한다(17~18). 사랑은 결코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에 사도는 교회 안에서 성도들이 함께 그 사랑을 드러내기를 구한다. 그러나 이 사랑은 그리스도의 사랑을 경험하는 정도에 비례한다. 그래서 사도는 지식에 넘치는 그리스도의 사랑이라고 표현하고, 그 사랑의 넓이, 길이, 높이, 깊이를 깨닫기를 구한다. 그래서 하나님의 모든 충만하신 것으로 저들을 충만케 하시는 것, 이것이 교회를 통해서 만물을 충만케 하시려는 하나님의 뜻이다(19; 1:23). 하나님께서는 그 풍성하심을 따라 우리가 구하고 생각하는 것에 넘치도록 베푸실 것이다(20). 사도는 마지막 송영에서 교회 안에서와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영광이 대대로 영원 무궁하기를 구한다(21). 사도가 그리스도 안에서라고만 하지 않고 교회 안에서라고 말하는 것은 놀랍지 않은가? 교회는 지상에서 하나님의 예정이 실현되어가는 영역이다. 하늘과 지상에서 하나님의 다양하신 지혜를 선포할 특권을 받은 것이 교회다. 이 세상에 그리스도의 모든 영광을 드러내는 그리스도의 실존이 교회다. 이 점에서 사도는 교회와 그리스도를 구분하지 않는다.

3. 우리가 이 말씀을 통해서 배우는 것은 교회가 얼마나 영광스러운 존재인가 하는 것이다. 교회가 겉으로 이 세상에 드러나는 모습이 아니라 교회에 주어진 그리스도의 영광을 우리는 보아야 한다. 그럴 때 우리는 교회의 교회됨에 대하여 타협할 수 없는 기준을 가지게 된다. 만일 우리가 교회에 대한 이런 영광스러운 가르침을 성경에서 얻지 못한다면 교회는 이 세상의 한 조직에 불과할 수 밖에 없다. 교회의 영광을 회복시켜 주시고 교회의 영광을 이 세상 앞에 비추어주시기를 구하자!

4. “하나님 아버지, 저희를 교회로 불러주시고 교회가 되게 하심을 감사합니다. 교회에 주신 하나님의 영광을 믿음의 눈으로 언제나 보게 하사 하나님의 백성들이 힘을 얻게 하시옵소서. 또한 그리스도의 측량할 수 없는 은혜의 풍성함을 복음 안에 담아주셨고 그 복음을 교회에 맡겨주셨으니 이 복음의 사명을 영광스럽게 감당하는 저희가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