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모이는 곳에는 무질서가 있고, 그 무질서를 바로잡기위해 사람들은 법을 만든다. 그래서 사람들은 법 안에서 삶의 안정을 찾게 되고, 법을 통해 억울함을 호소하고 해결한다. 그런데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위해 그 법이라는 테두리에 서서 어떤 때는 법을 벗어나기도 하고, 또 자기의 필요에 의해 그 법안에 있기도 하기 때문에 법은 점점 더 비대해져 가고, 때로는 법을 잘못 해석하고 운용함으로 법이 사람을 해치기도 하고, 죽게도 만드는 괴물처럼 법은 사람들 앞에 서있게 된다. 작년에 일어난 세월호 참사때 물에 수장된 아이들의 시신을 수습했던 어떤 잠수사는 말도 안 되는 재판을 받고 있다고 한다. 그 잠수사는 그냥 힘든 사람들을 돕기 위해 진도로 갔고, 여러 잠수사들의 존경을 받는 선배이기 때문에 여러 잠수사들을 지도하면서 일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함께 일하던 후배 잠수사가 괴로로 인해 죽었고, 그 후배 잠수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법에 근거해서’ 정부 기관이 물었다고 신문은 전한다. 자원 봉사하러 나온 잠수사들에 대한 지휘감독을 잘 못해서라나 뭐라나... 국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했으니 표창이나 칭찬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표창은커녕 ‘그 국가가’ 제시한 법으로 인해 말도 안되는 재판을 받고 있다는 것이다. 또 어떤 나라에서는 자연 재해로 인해 사람들이 고통을 호소할 대, 정부 기관에 구호품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절차를 밟느라 구호품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무엇 때문에 법이 있는 건지 답답하게 하는 이야기들이다.
법이 무질서를 바로 잡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세상에 있는 모든 법들을 아주 간단하게 만들면 아마 부모를 공경하고, 이웃을 해하지 않고, 남의 것을 강제로 빼앗거나 훔치지 않고, 남의 가정을 파괴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으로 요약될 것이다. 심지어 범죄 집단일지라도 그 안에서는 부모를 공경하고, 이웃을 해치지 않는 등의 기본적인 질서가 있다. 성경은 이런 질서의 바탕을 하나님께 둔다. 즉, 성경은 하나님을 믿는 믿음에 근거해서 계명을 이야기하는 것이고, 예수님 역시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셨으니 / 이것이 크고 첫째 되는 계명이요 / 둘째도 그와 같으니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 하셨으니 / 이 두 계명이 온 율법과 선지자의 강령이니라(마테복음22:37-40)’라고 말씀하신다. 즉, 성경에서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들에게 요구하시는 삶은 사랑을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사랑하심을 그리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고 깨달은 하나님의 백성들이 하나님을 사랑함을 바탕으로 한다. 예를 들어 율법 중에는 ‘고엘’이라고 불리는 사람이 가족들이 당하는 어려움과 억울함을 풀어주는 장치가 있다. 물론 고엘은 자신의 형제가 굶주릴 때 도와야 하고, 형제가 재정적인 어려움으로 스스로를 종으로 발았을 때 도와야 한다. 하나님께서 도피성을 만들어 우연히 사람을 죽인 사람이 피할 곳을 만드신 이유가 ‘피의 복수자’ 때문인데, 그 피의 복수자가 바로 고엘이 된다. 그러나 룻기 4장을 보면, 그런 고엘의 역할이 사랑이 없으면 감당하지 못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즉, 엘리멜렉의 친척 ‘아무여’는 자기에게 손해가 있을 것을 두려워하여 나오미의 고엘로서의 역할을 보아스에게 넘긴다.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고, 온전한 질서를 세우는 일에 하나님을 경외하는 사랑이 바탕이 되어야 함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익을 바탕으로 세상의 질서를 만든다. 그래서 그런 질서 안에 있는 사람들은 때로는 괴롭고 비참하게 된다. 그러나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바탕으로 하는 질서는 우리에게 위로를 준다. 그 안에 사랑이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