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우리는 지난주에 질투라는 이기적인 사랑인 에로스적인 감정 안에 스스로를 가두심으로 우리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을 이야기했다. 인간적인 사랑이 감정으로 우리를 보시기 때문에 우리의 처지에 상관없이 우리를 사랑하시며, 하나님께서는 인간적인 사랑의 감정인 질투를 가지셨기 때문에 우리가 다른 우상에게 절하는 것 뿐 아니라, 하나님의 피조물을 우상으로 만드시는 것 역시 용납하지 않으신다고 선언하셨다. 그리고 그런 하나님의 질투는 그 독생자까지도 아끼지 않으시고 우리를 완벽하게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에 근거한다.
그래서 하나님은 우리에게도 하나님의 나라와 그 의를 구하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실 것을 요구하신다. 즉,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 즉 의를 지키기 위해 의에 대하여 목말라하며, 그 의를 찾기 위해 박해도 받을 수 있는 하나님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요구하신다.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를 유지함으로 우리에게 찾아오시어 우리와 같이 걸으시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의 실존에서 만나시기를 원한다는 말이다. 우리는 우리의 삶의 실존에서 하나님을 만남으로, 혹은 하나님을 살아계신 왕으로 고백함으로 우리는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감당하게 된다.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으로서의 삶을 감당하게 만들기 위해 하나님은 우리의 마음에 ‘의의 종’이 되기 원하는 마음을 주시고, 우리 안에 내주하시는 성령 하나님을 통해‘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에게 소원을 두고 행하게(빌립보서2:13)’하신다. 그래서 하나님 나라의 백성된 우리들은 ‘법 아래에 있지 아니하고 은혜 아래(로마서6:15)’있는 세상이 주는 것과는 다른 삶의 실존적 질서에서의 삶을 감당하게 된다.
2.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된 우리들은‘지체를 부정과 불법에 내주어 불법에 이(로마서6:19)’르며, 죄의 종으로서 사망을 삯으로 받았던 세상이 요구하는 것과는 다른 우리의‘지체를 의에게 종으로 내주어 거룩함에 이르(로마서6:19)’는 실존적 삶을 살게 된다. 즉, 바울은 하나님의 에로스적 사랑을 받아들이며, 다른 데로 눈을 돌릴 때 질투하시겠다는 하나님 앞에서 오직 하나님만을 바라보며 사는 삶, 즉 의에 목마르고 배고픈 삶을 살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실존적인‘의에 종’된 삶을 위해 우리는 삶의 기쁨과 불안, 놀라운 것에 대한 감격과 그에 대한 반발, 그리고 숨어있는 듯이 보이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삶에 그리고 우리의 발걸음에 같이하시는 것에 대한 깨달음과 하나님께로 가까이 나가고자 애쓰게 된다. 그래서 우리는 성경의 역사나 지나간 우리들의 삶 안에서 일하셨던 하나님의 일하심을 기억하고, 그 기억을 바탕으로 믿음으로 하나님께 나가게 된다. 이런 삶의 태도를 시편에서는 하나님을 만나기 원하여 ‘사슴이 시냇물을 찾기에 갈급함 같이 내 영혼이 주를 찾기에 갈급(시편42:1)’할 뿐 아니라 ‘내 영혼이 하나님 곧 살아 계시는 하나님을 갈망(시편42:2)’하다고 말한다. 예레미야는 그날, 하나님의 구원이 이루어지는 날이 오면 ‘그 날 그 때에 이스라엘 자손이 돌아오며 유다 자손도 함께 돌아오되 그들이 울면서 그 길을 가며 그의 하나님 여호와께 구할 것(예레미야50:4)’을 이야기하는데, 여기서 ‘구한다’는 말은 구약에서 하나님을 찾는 행위를 가르치는 동사이다.
3. 이렇게 ‘내가 어느 때에 나아가서 하나님의 얼굴을 뵈올까’를 고민하며 애타게 하나님을 찾는 시인에게 사람들은‘종일 내게 하는 말이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뇨(시42:3)’라고 묻는다. 시인은 하나님을 찾았고, 그 하나님께서 살아계심을 삶에서 이해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시인에게 ‘네 하나님이 어디 있느뇨(시42:3)’라는 질문을 던진다. 세상의 안목에서 볼 때 별로 하나님의 인도함 혹은 하나님의 도우심이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하나님을 그렇게 의지했고, 사랑했던 다윗의 삶도 꽤나 오랜 기간 동안 소위 ‘비류’들과 어울리며 사울왕의 지속적인 공격을 피해 살아야 했고, 그렇게 하나님의 일을 위해 수고하고 애썼던 바울도 ‘내가 수고를 넘치도록 하고 옥에 갇히기도 더 많이 하고 매도 수없이 맞고 여러 번 죽을 뻔하였으니 / 유대인들에게 사십에서 하나 감한 매를 다섯 번 맞았으며 / 세 번 태장으로 맞고 한 번 돌로 맞고 세 번 파선하고 일 주야를 깊은 바다에서 지냈으며 / ... / 또 수고하며 애쓰고 여러 번 자지 못하고 주리며 목마르고 여러 번 굶고 춥고 헐벗었노라(고린도 후서11:23-27)’라고 말하지 않는가? 시편 42편의 기자도 다른 사람들이 볼 때 하나님과의 동행하는 자 같지 않다고 생각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인은 세상의 비웃음에 대하여‘내 눈물이 주야로 내 음식이 되었도다(시편42:1-3)’라는 말로 자신이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가 이루어지고 있음을 이야기한다.
4. 그리고 세상의 시선 앞에서 시인은 아주 담대하게 ‘내 영혼아 네가 어찌하여 낙심하며 어찌하여 내 속에서 불안해 하는가 너는 하나님께 소망을 두라 그가 나타나 도우심으로 말미암아 내가 여전히 찬송하리로다(시편42:5)’라고 말한다. 이것이 바로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 백성들의 삶이고, 이런 고백이야 완전한 하나님의 사랑을 바탕으로 하는 하나님의 질투 앞에 선 자들의 모습이다. 하나님은 스스로를 인간적인 에로스에 가두심으로 우리의 처지나 상황에 개의치 않고 사랑하신다. 우리 역시 그 사랑에 매여, 우리의 ‘오늘’에 매이지 않고 영원한 왕이신 하나님을 바라보며 살고, 더 나아가 하나님과의 온전한 관계, 의를 위해 ‘의의 종’으로 살기를 원한다. 이것이 ‘믿음으로 여는 하나님 나라’의 백성들의 삶의 실존이 아닌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