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이 열흘이나 훌쩍 지났습니다. 이렇게 흘러가는 시간을 생각하면서 “사람이 무엇으로 심든지 그대로 거두리라”는 말씀이 뇌리에 스칩니다(갈 6:7). 성경이 사람을 농부에 비유한 것이 얼마나 공감이 되는지요. 우리는 뭔가 심고 사는 존재입니다. 아무 것도 안 심는 사람은 없습니다. 윌리엄 퍼킨스의 말대로, 우리는 악을 심든지, 선을 심든지 뭔가 심고 삽니다. 그리고 심은 것을 당장에 거두든지 먼 장래에 거두든지 결국은 거둡니다. “울며 씨를 뿌리러 나가는 자는 반드시 기쁨으로 그 곡식 단을 가지고 돌아오리로다(시 126:6).”

처음 전도사로 어린 아이들을 섬기기 시작했던 때부터 ‘내 인생은 복음의 씨를 심는 것이다’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게 주님을 섬겨왔던 28년을 돌아보면, 때로는 그 열매가 보였고 때로는 그 열매가 보이지 않아 애를 태우기도 했습니다. 특별히 지난 7년, 교회를 개척하여 섬겼던 해들은 유난히 제 삶에서 열매들을 보기 어려웠던 긴 시간이었습니다. 그 전의 삶에 비추어볼 때, 그 어느 때보다도 복음에 집중했던 시간들인데 말입니다. 하나님을 섬기는 우리는 사실 이처럼 우리 계산과 다르게 인도함을 받는 일에 익숙해질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내 예상과 계획대로 일하시지 않는다면, 그 때는 하나님께서 내게 더 깊은 은혜를 가르치시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자연의 법칙은 1년이라는 시간 안에 심음과 거둠이 있는 것이 정상이지만, 영적인 법칙은 1년작이 있는가 하면, 평생작도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매 해 추수를 할 수도 있지만, 어떤 사람은 평생에 하나님 앞에서 단 한 번의 추수를 하기도 합니다. 실망하지만 않는다면 좀 더 말하지요. 때로는 심는 자가 아닌 다른 사람이 거두기도 합니다. 하지만 심은 것은 반드시 거둡니다. 복음의 씨를 뿌리는 일을 하나님께서 그만 하라고 하실 때까지 저는 계속 하게 되겠지요. 지금도 제가 믿는 하나님은 신실하고 선하셔서 당신께서 말씀하신 모든 것을 하나도 이루지 않으시는 것이 없으신 하나님이십니다.

2010년 켄터키 루이빌에서 열린 Together for the Gospel Conference에 참석했을 때입니다. 그때 장로님과 함께 참석했었지요. 존 맥아더 목사님께서 마가복음 4:26~29을 본문으로 Theology of Sleep(잠의 신학)이라는 말씀을 전하셨습니다. 농부가 제대로 된 씨를 제대로 뿌렸다면, 그 다음에는 “그가 밤낮 자고 깨고 하는 중에 씨가 나서 자라되 (농부 자신은) 어떻게 그리 되는지를 알지 못한다”는 말씀이었습니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되 처음에는 싹이요, 다음에는 이삭이요, 그 다음에는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라.” 저는 그때 하나님께서 농부인 제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선명하게 들었습니다. “너는 모른다. 너는 다 이해할 수 없어. 네가 씨를 심었으면 네 할 일을 한거다. 네가 자고 깨고 하는 중에 네가 심은 그 씨가 자랄 것이다. 땅이 스스로 열매를 맺을 게다. 처음에는 싹, 다음엔 이삭, 그리고 이삭에 충실한 곡식이 열릴 거야.”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모든 것을 다 알게 하지 않으셨습니다. 제가 아는 것은 복음의 씨를 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패한 죄인을 살리는 길은 복음의 씨 밖에는 없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우리는 싹을 보았습니다. 이제 더 많은 싹이 일어나는 것을 보겠지요. 언제일지는 모르지만 말입니다. 그리고 싹들은 이삭이 되고, 충실한 곡식이 되겠지요. 저는 금년에도 아무런 화학약품도 쓰지 않은 채 복음의 씨만을 계속 뿌릴 겁니다. 여러분이 그 열매가 될 것을 저는 압니다. 그리고 열매는 저의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것입니다. 더 이상 염려 하지 않고, 믿음으로 씨를 뿌리고 저는 잠을 좀 자야겠습니다. 아, 한 가지, 여러분도 2014년이 육체를 위해서가 아니라 성령을 위해서 심어 영생을 거두는, 그리고 복음의 씨를 열심히 뿌리시는 해가 되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눈물로 씨를 뿌린 자들에게 주께서 주시는 편안한 잠을 주무십시오.


김형익 목사(죠이선교 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