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 세상의 질서 속에서 살아가는 것은 사람들 속에서, 사람들과 관계를 가지면서 사는 것이다. 신자는 단지 세상 질서를 지키고 사는 것 이상을 요구 받는다. 그것은 사랑의 법이다. 사도는 “남을 사랑하는 자는 율법을 다 이루었다”고 함으로써(8b) 십계명의 두 번째 부분인 사람에 대한 계명들을 부각하여 말한다(9). 결국 사도가 앞에서 말한 국가에 대한 복종과 세금을 내는 것과 같은 행위는 이웃에게 악을 행하지 않는 사랑의 법을 이루는 것과 관련된다(10). 특별히 “사랑의 빚 외에는 아무에게든지 아무 빚도 지지 말라”는 말씀은 주택 융자나 자동차 할부를 하지 말라는 명령은 아니다. 물론 빚을 지는 것은 지혜로운 것이 아니다. 여기서 바울 사도가 말하려고 하는 것은 빚진 자는 빌려준 사람의 종처럼 되는데, 신자는 돈에 관련해서 그런 삶을 살 것이 아니라, 사랑에 관련해서 빚진 자가 됨으로써 일평생 사랑을 갚고 사는 삶을 살도록 부름을 받았다는 것이다. 사랑하는 일을 멈추지 말라는 것이다.

3. “이 시기를 알거니와”라는 말은 영적 분별력이 신자가 이 세상을 믿음으로 살아가는 것에 근본 됨을 말해준다(11). 마음, 정신, 지성은 신자의 삶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믿음은 이것을 배제하지 않는다(12:1~2). “자다가 깰 때가 벌써 되었다(11),” “밤이 깊고 낮이 가까웠다”는(12) 말은 세상의 빛이신 예수님께서 오셨기에 이 시대의 밤이 물러갔고 이제 새벽이 동터온다는 것 즉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며 살아야 한다는 말이다. 재림을 기다리는 삶은 어두움의 일을 벗고 빛의 갑옷을 입는 것인데(12) 곧 단정히 행하고, 방탕, 술취함, 음란, 호색, 다툼, 시기를 피하고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 것이다(13~14). 13장의 마지막 구절들은 어거스틴의 회심에 큰 역할을 한 본문으로 알려져 있다.

4. 신자는 이 세상에서 자기 꾀와 지혜로 살지 않는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 즉 이제 다가오는 세상의 빛 가운데서 그 원리를 따라서 순종하며 행하는 자다. 이것을 사도는 예수 그리스도로 옷 입는다고 표현했다. 때로 이런 생활 방식은 세상의 기준으로 미련해 보일 것이다. 하지만, 신자는 세상에서 미련해 보일지라도 하나님에게는 옳다 인정함을 받는 자라는 사실을 잊지 말라.

5. “하나님 아버지, 이 세상의 법과 윤리 기준이 아니라 하나님 앞에서 성경의 법과 윤리의 기준, 즉 다가올 하나님의 나라의 윤리 기준을 가지고 이 땅을 사는 저희가 되도록 믿음을 더하여 주시옵소서. 이웃을 사랑함으로 율법의 뜻을 이루며, 돈의 종으로 살지 않고 사랑으로 종노릇하는 저희 인생이 되도록 은혜를 주시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