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스라엘이라고 다 이스라엘이 아니다. 아브라함의 아들 중 이삭에게서 난 자여야 하고, 이삭의 쌍동이 아들 중 야곱에게서 난 자라야 했다. 이것은 절대적으로 하나님의 주권과 선택의 문제다. 하나님은 야곱과 에서가 태어나기도 전에, 그들이 무슨 선이나 악을 행하기도 전에 야곱을 택하고 에서를 버리셨다. 이런 하나님의 주권과 선택을 하나님의 불의라고 할 수 있는가 바울은 질문한다(14). 사람의 구원은 그 사람의 노력 여하에 달린 것이 아니라 오직 ‘긍휼히 여기시는 하나님으로 말미암는 것’이다(16). 그릇이 자기를 만든 토기장이에게 항의할 수 없듯, 인간은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그리고 죄인은 심판주 앞에서 아무 말도 할 수 없는 존재다. 하나님께서 영광의 부요함을 알게 하려고 택하사 긍휼을 베풀기로 한 사람들은 혈통적 이스라엘이 아니라, 유대인이나 이방인이나 상관없이 하나님이 부르신 자들이다(24). 바울 사도는 호세아 선지자를 인용하여 하나님께서 백성 아닌 자들을 백성으로 삼으시고 사랑치 아니한 자를 사랑하신 것을 말한다(25~26). 이사야의 예언대로 이스라엘이 아무리 많아도 남은 자만 구원을 얻을 것이다(27~28). 이스라엘 백성과 소돔, 고모라 백성의 차이는 오직 하나님이 긍휼히 여기사 그 씨를 남겨두셨다는 것뿐이다(29). 결국 문제는 무엇인가? 율법을 가졌고 의를 추구했던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나님의 의에 이르지 못한 것은 믿음이 아닌 행위에 의지하였다는 점이다(30~33). 자기 행위를 의지하는 자가 아니라 오직 하나님을 믿는 자만이 부끄러움을 당하지 않을 것이다.

3. 하나님의 주권과 선택은 믿는 자들에게는 한 없는 위로와 평안을 주는 교리지만, 믿지 않는 자들에게 혐오스러운 교리며, 믿음이 연약한 자들에게도 걸림이 될 때가 종종 있다. 하나님께서 욥에게 말씀하셨듯이, 창조주 하나님 앞에서 인간이 누구며 심판주 앞에서 서 있는 죄인의 존재가 어떤 것인지를 깨닫지 못하는 한, 이 교리는 불쾌한 것일 수 밖에 없다. 그러나 복음의 좋은 소식을 듣기 전에 나쁜 소식이 무엇인지를 분명하게 듣고 깨달은 자들에게 이 교리는 참으로 귀하고 복된 교리일 수 밖에 없다. 바울 사도는 이 교리를 냉랭하게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목하라. 그는 자기 동족 이스라엘 사람들의 완고한 마음의 상태를 바라보면서 자기가 그리스도로부터 끊어지더라도 그들이 주님을 알았으면 하는 안타깝고 고통스러운 마음으로 이 교리를 말하고 있다. 이 교리가 한낱 차가운 신학논쟁이나 말싸움이 되는 것은 얼마나 부끄럽고 어리석은 일인가! 영혼을 구원하고자 하는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이 교리를 바라보는 자들은 주권자이신 하나님 앞에 그 영혼들을 놓고 무릎 꿇지 않을 수 없다. 우리에게 그런 마음을 부어주시옵소서.

4. “하나님 아버지, 저희가 하나님의 구원의 은혜를 누림과 함께 사도가 가졌던 바, 구원받지 못한 사람들을 향한 애절한 마음을 깊이 알게 하시기를 구합니다. 하나님의 주권과 선택의 교리가 한낱 말싸움이나 차가운 교리가 아니라 저희 가슴에 말할 수 없는 감사함과 영혼 사랑을 품게 하는 복된 교리가 되게 하시고 저희의 찬송의 내용이 되게 하옵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