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은 십계명을 ‘두 부분으로 나뉘어집니다. 첫 부분은 우리가 하나님과 어떠한 관계를 가지면서 살아야 할 것인가를 가르치고 있으며, 둘째 부분에서는 우리가 이웃 사람들과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하이델베르그 요리문답 93문 답)’라고 이야기한다. 나는 개인적으로 십계명은 표면적으로 볼 때 두 부분으로 나누어져 있지만, 5계명부터 10계명까지의 바탕으로 1-4계명이 있다고 생각한다. 즉, ‘사람과 사람 사이의 삶의 원리’인 윤리를 이야기할 때의 바탕이 하나님과의 관계에 있다는 말이다.

지역마다 종교의 차이와 자연 환경의 차이로 인해 삶의 풍습이나 사고방식은 다를 지라도, 사람들이 사는 곳마다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기본적인 윤리적인 원칙은 부모를 공경하며 어른들을 우선시하는 삶을 살아야 하며, 다른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것을 억지로 빼앗거나 도둑질 하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사람을 사람으로 인정하고 사람의 가치를 소중히 여김으로 이웃을 상하지 않게 하는 것과 가정을 소중하게 여김으로 가정을 지켜나가기 위해 열심히 살아야 하고, 지나친 욕심을 내지 말아야 한다. 문제는 그런 윤리적인 삶은 깡패나 해적집단 같이 범죄 집단에서도 볼 수 있다. 즉, 그들에게도 부모를 공경하고, 살인하지 말고, 간음하지 말고, 이웃의 것을 도둑질 하지 않고, 거짓 증거하지 않고, 남의 것을 탐내지 않아야 하는 윤리적 요구가 그들의 세계룰 유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러나 그들의 비젼이 인간적이고, 맘몬적이기 때문에 그들에게는 참된 구원이 없다. 극단적인 예로 일본 놈들은 우리나라를 침탈하고 36년 동안 잔혹하게 우리 민족을 짓밟았지만, 막상 일본 놈들 사이에서는 그때나 지금이나 자신들의 부모를 공경하고, 살인하지 않고, 간음하지 않고, 도둑질하지 않는 자신들의 윤리가 엄정하게 지켜지고 있고, 때로는 1등 국민으로서 일본인들의 정직함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지금까지도 자신들의 포악한 행동을 인정하지 않고, 위안부 문제같이 자신들이 불리한 일들에 대하여는 거짓증언을 하며, 남의 땅을 자기들의 것이라고 우기는 탐욕을 드러내며 산다. 결국 그들에게 있는 정직함이나 윤리적인 삶은 다른 집단들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하기 위한 방편일 뿐이고, 그렇게 사람이 바탕이 된 윤리적인 삶은 가깝지 않은 사람들을 자신들을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그런 삶의 구조에 반항하는 자들을 소외시키면서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이 이루어지는 ‘비참한’ 삶의 환경을 만들게 된다. 사람이 바탕이 된 사회 안에는 사람을 위로할 근거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윤리적인 바탕이 된 곳에서 사는 사람들은 하나님을 섬기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철저하게 자기를 내려놓으며, 더욱 철저하게 이웃을 사랑하고 하나님을 사랑하는 삶을 감당하기를 원한다. 아주 포괄적으로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것이지만,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마태복음22:37)’는 말씀과 ‘네 이웃을 네 자신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22:39)’는 말씀은 ‘나는 너를 애굽 땅 종되었던 집에서 인도하여 낸 너의 하나님 여호와로라 / 너는 나 외에는 다른 신들을 네게 두지 말라(출20:2-3)’는 말씀이 바탕이 되었을 때 나오는 삶의 원리이고, 이런 삶의 원리를 바탕으로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태복음5:44)’는 기독교인의 참된 윤리가 드러나게 된다. 하나님을 섬기는 것을 바탕으로 하는 삶은 하나님의 은혜를 통해 원수까지도 사랑할 수 있는 참된 ‘위로’의 윤리가 있다. 우리가 누리게 될 위로는 오직 하나님을 섬기는 삶에서만 출발한다.